기자명 이숙영 기자
  • 입력 2020.12.26 14:05

서비스 개선으로 2030 중심 급성장…프리랜서형 배달부로 1:1대 매칭 한계 온다는 지적도

(사진=쿠팡이츠 공식 페이스북 캡처)
2019년 8월 쿠팡이츠가 서비스를 개시했다. (사진=쿠팡이츠 공식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이숙영 기자] "쿠팡이츠가 훨씬 빨라요.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기본 60분은 걸리는데, 쿠팡이츠는 30분이면 와요. 음식도 안 식고, 배달하는 사람 위치 파악도 바로 돼요. 게다가 리뷰이벤트도 없어서 후기가 '찐(진짜)'이에요!"

일주일에 서너 번은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다는 자영업자 A씨는 "최근 배민에서 쿠팡이츠로 갈아탔다"며 '쿠팡이츠'의 장점을 줄줄이 읊었다. 

최근 국내 배달앱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쿠팡이츠의 성장세가 무섭다. 지난해 8월 쿠팡에서 배달앱 시장을 겨냥해 출시한 쿠팡이츠는 시장진입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며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올해 국내 약 200만 명이 새롭게 배달앱을 이용하게 됐다.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1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기준 배달 앱 사용자 수는 1300만 명으로 지난해 대비 15.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쿠팡이츠는 출시 1년여 만에 사용자 기준 배달앱 순위 3위에 올랐다. 배민, 요기요, 배달통으로 3강 구도를 이루던 배달앱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것이다. 2018년 말까지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민이 56%, 요기요가 33%, 배달통이 1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닐슨코리아클릭이 발표한 2020년 9월 기준 배달앱 시장점유율 지표에서 쿠팡이츠는 6.8%를 차지하며 3위에 자리했다. 여기에 글로벌빅데이터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쿠팡이츠의 시장 점유율은 11월 21일~30일 기준 8.39%으로 상승했고, 12월 1일~10일까지는 9.66%로 점차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는 쿠팡이츠의 순 사용자 수가 지난 8월 75만명에서 11월 126만 4000명으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지난 1일에는 구글플레이로부터 '올해의 베스트 앱', '올해를 빛낸 인기 앱', '올해를 빛낸 일상생활 앱'으로 선정되며 인기를 증명하기도 했다.

쿠팡이츠는 이제 업계 2위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8월 쿠팡이츠의 1인당 월평균 배달앱 사용시간은 요기요를 제치고 2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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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월 한달간 쿠팡이츠의 사용자 수는 74만8422명으로 지난해 8월 17만4057명 대비 4배 증가했다. (사진=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에이웍스)

 

◆'할인 혜택'으로 눈도장 찍고, '치타배달'로 소비자 사로잡는 쿠팡이츠 

쿠팡이츠는 시장 공략을 위해 소비자에게 적극적인 할인 혜택을 펼치고 있다. 첫 주문 시 5000원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친구를 초대해 친구가 쿠팡이츠를 통해 첫 주문을 하면 총 1만 5000원 혜택을 준다. 또한 무료배달, 음식 브랜드별 할인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이런 쿠팡의 할인 혜택은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기성 배달앱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한 채 소극적인 할인 행세를 펼칠 때, 쿠팡이츠는 출혈을 감수하고 적극적인 할인 공세를 펼친 것이다. 

(사진=쿠팡이츠 공식 홈페이지 캡처)
쿠팡이츠는 공격적인 마케팅과 할인 혜택을 펼치고 있다. (사진=쿠팡이츠 공식 홈페이지 캡처)

할인 혜택으로 소비자를 유인한 쿠팡이츠는 '치타배달'이라 불리는 빠른 배달 속도로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쿠팡이츠는 서비스 시작 단계부터 주문 한 건당 배달 한 건만 처리한다는 '1주문 1배달'을 표방했다. 

기존 배달앱의 경우 한 명의 배달부가 2~3개의 메뉴를 한 번에 픽업한 뒤 여러 집을 들르기 때문에 배달이 늦어지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쿠팡이츠는 음식 배달 속도가 늦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주문 한 건당 라이더 1명을 1:1로 매칭하는 서비스를 전면 도입했다.  

또한 쿠팡이츠는 쿠팡의 인공지능(AI) 기술과 물류 노하우를 접목해 음식을 신속하게 배달할 수 있도록 했다. '로켓배송'으로 빠른 속도를 중요시하는 쿠팡의 기존 이미지도 차용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츠 서비스 도입 초기만 해도 빠른 배달 속도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리라 전망하지 않았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통 등으로 배달앱 시장은 포화 상태였고,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방법은 금액 할인뿐이라는 분위기가 만연했다. 

쿠팡이츠는 소비자 '서비스 개선'에 초점을 맞춰 한 번에 한 집만 배달하게 함으로써 소비자가 좀 더 빨리 음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빠르게 배달된 음식은 식지 않아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였다.

(사진=쿠팡이츠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쿠팡이츠는 한 번에 한 집 배달로 빠른 배달을 제공한다. (사진=쿠팡이츠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또한 배달하는 사람의 현 위치가 어딘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했다. 해외 배달앱 '우버' 등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한 실시간 위치 파악 서비스는 기존 국내 배달앱에는 제대로 도입되지 않았었다. 기존 국내 배달앱은 주로 카카오톡 등을 통해 배달 도착 시간을 메시지 형태로 고지해왔다.  

쿠팡이츠를 이용하는 김 씨(27세)는 "처음에는 친구가 같이 이벤트에 참여해달라고 해서 쿠팡이츠를 이용했는데, 이제는 단골이 됐다"며 "음식 종류가 생각보다 많고, 배달부 위치도 파악돼서 음식 받을 준비를 하기도 다른 앱보다 수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쿠팡이츠 사용자 최 씨(28세)는 "쿠팡이츠는 앱 화면에서 리뷰 칸이 덜 강조되고, 리뷰를 아예 안 적는 가게도 있다보니 리뷰 이벤트가 거의 없다"며 "덕분에 사람들의 리얼한 후기를 볼 수 있어서 맛집을 찾기 쉽다"고 전했다. 

쿠팡이츠는 현재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산, 대전, 세종 등에서만 이용 가능하지만, 서비스 지역을 공격적으로 넓히고 있다. 오는 29일에는 울산 지역에 서비스가 개시된다. 

◆"사용자 많아지면 신속배달 느려질까" 우려도

쿠팡이츠의 사용자가 증가하며 일각에서는 쿠팡이츠 강점인 신속배달이 앞으로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구글플레이 앱스토어의 쿠팡이츠 사용자 리뷰 페이지에서는 “확실히 배민보다 쿠팡을 이용하는 횟수가 더 많아 지고 있지만 과연 이서비스가 언제까지 유지될지...확실한건 서비스 초반부터 사용한 고객으로써 배달이 점점 느려지고 있다”과 비슷한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또 다른 고객들도 11월 쿠팡이츠 사용 후기에서 "서서히 품질이 떨어지고 있다. 오배달이 반복된다", "이제 슬슬 다른 집도 들렀다 오는 건가요?" 등 불만을 표출했다. 

쿠팡이츠는 지금까지 교육, 신청서류, 보냉팩 등 배달부 등록 과정을 최소화해 부업 등으로 일하는 프리랜서형 배달부를 확보해오고 있지만, 앞으로 쿠팡이츠의 규모가 커질수록 프리랜서형 배달부 수로 1:1 매칭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배달업계 1위는 배민은 현재 띵동, 생각대로, 부릉 등의 배달 전문 대행 업체를 이용하고 있어 1:1 매칭은 어렵더라도 많은 수의 배달을 감당하기에 효율적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쿠팡이츠가 성장세라도 아직 시장의 10%가 안된다"며 "배달 대행 전문 업체들은 배민이나 요기요 등과의 거래를 계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이제 경기 배달특급 등 지역 공공배달앱도 늘어나 배달 전문 업체 수요는 더 많아질 것이다. 쿠팡이츠도 배민처럼 로봇배달부를 쓰거나 방법을 찾아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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