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0.12.27 15:29

"내년 경제 단기적 회복세 보여도 비상 대책 따른 후유증 가능성 높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21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상의)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사진제공=대한상의)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23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진행한 출입기자단과 송년 인터뷰에서 이른바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을 통과시킨 21대 국회에 대해 "규제를 완화하는 법은 안 해주고 기업에 부담되는 법안들을 막 처리해버릴 때는 무력감을 느꼈다"면서 "특히 이번 경우에는 내용뿐 아니라 처리 과정에서 굉장히 서운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국회에서 예상되는 부작용을 어느 정도 반영해주겠다고 했고 공청회와 토론회도 열었지만, 입법 결과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며 "대다수의 성실한 기업을 생각하면 과잉입법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법안처럼 그렇게까지 처리했어야 했나 하는 생각이 지금도 있다. 앞으로는 그런 일이 좀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경제3법 시행규칙 등 하위법령에서라도 부작용 막을 수 있는 대책들이 들어가면 좋겠다"며 "기업들도 투명성을 강화하고 경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대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국회에 대해 "애증의 관계"라고 표현하며 "상당 부분의 보람과 무력감이 모두 국회와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국회 의원회관 안에서 7㎞ 이상을 걸은 적도 있고, 국회에 다녀오고 온몸이 땀에 절어서 속옷부터 모두 갈아입고 다시 일한 적도 있다"며 "국회 방문 모습이 TV에 많이 나오다 보니 손녀가 국회를 보고 '할아버지 회사다'고 하기도 했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세계 경제를 휩쓴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터진 올해를 되돌아보며 "롤러코스터 탄 것 같은 기분"이라며 "경제가 붕괴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들었지만, 정부의 지원대책이 상당히 빨리 나와 크게 한숨을 돌렸다"고 밝혔다.

내년 전망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예산 증액 등 비상 대책이 이어져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도 매우 큰 이슈"라고 내다봤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벌이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소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 회장은 "저보고 양사를 중재해보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어떤 형태든 법에 의한 결론이 나와야 해결이 될 것 같다"며 "두 기업의 규모나 사회적 입장, 지위를 고려할 때 중재나 화해를 쉽게 떠올릴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경제단체들이 단합해 공동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경제단체마다 설립 목적과 임무, 회원사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목소리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경제단체들이 한꺼번에 모여 공동성명 내는 것은 줄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인 박용만 회장은 2013년 8월 대한상의 회장으로 취임했고 연임에 성공해 내년 3월로 임기를 마치고 퇴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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