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0.12.28 18:25

"임대주택의 질적 수준 중요…충분한 면적·품격 갖춘 누구나 살고 싶은 평생주택 꼭 만들어 달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제공=국토교통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제공=국토교통부)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집 걱정을 덜어드리겠다는 약속을 매듭짓지 못하고 떠나게 돼 무척 마음이 무겁고 송구하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날 장관직에서 물러나며 이임사를 통해 "그러나 임대차 3법이 통과된 만큼 머지 않아 국민들의 주거안정이 꼭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김 장관은 2017년 6월 23일 취임식을 가진 이후 1285일, 3년 반 만인 이날 국토부 장관직을 내려놓게 됐다. 

그는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광역버스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타워크레인 사고로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졌다"며 "특히 전통산업인 건설·택시·화물차 등은 산업구조의 구조적 모순과 함께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우리는 2003년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겠다는 화물연대 총파업 이후 17년 만에, 화물차 안전운임제를 도입했고, 1999년 헌법불합치 판정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장기미집행공원 부지의 상당 부분을 지켜내는 성과도 이뤘다"면서 "용산공원은 2003년 평택이전 합의 후 17년 만에 기지반환과 공원조성을 향한 역사적인 첫 발을 떼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건설업의 칸막이식 업역 혁파는 45년 만에, 고 김대중 대통령님의 대선 공약이었던 택시 완전월급제는 30년 만에 실현됐다"면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무려 58년 만에 모빌리티 혁신법으로 다시 태어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뜻깊은 것은 이렇게 수십 년 동안 해묵은 문제를 정부와 국회, 업계, 그리고 시민사회가 치열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사회적 대타협으로 해결했다는 것"이라며 "함께 한 시간에 부족함도 있었겠지만, 적어도 당면한 과제를 미루거나 회피하지 않았다는 점만큼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24번의 부동산 대책을 내놨음에도 집·전셋값을 잡지 못한 것에 대해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저는 이제 여러분께 미완의 과제를 남기고 떠난다"며 "수도권 127만호 공급 기반을 확충하고 31년 만에 임차인의 거주권을 2년에서 4년으로 보장하는 임대차 3법이 통과된 만큼, 머지 않아 우리 국민의 주거안정은 꼭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올해는 선진국 수준의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율 8퍼센트를 달성한 매우 의미 있는 해"라고 말했다.

이어 "2022년에는 200만호, 2025년에는 240만호로, 무주택 800만 가구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이제는 임대주택의 질적 수준도 중요하다. 재정당국과 잘 협력해서 충분한 면적과 품격을 갖춘 누구나 살고 싶은 평생주택을 꼭 만들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장관은 남은 국토부 직원들에 대한 당부 인사도 건넸다. 

그는 "건설노동자 임금직불제와 기능인 등급제, 버스 준공영제, 택시 완전월급제가 제대로 안착할 수 있도록 살펴주고, 이제 막 상임위 문턱을 넘은 생활물류법이 택배 종사자의 실질적인 처우개선으로 이어지도록 성심을 다 해주시기 바란다"며 "힘든 환경에서 일하시는 우리 도로 보수원, 공항 지상조업 근로자에게도 관심을 기울여 주시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장의 결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여러분이 흘린 땀과 노력은 언젠가는 꼭 평가받게 될 것이라 믿는다"며 "여러분을 향한 애틋한 마음, 이제 가슴에 담고 떠난다. 고맙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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