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12.29 11:58

연세대의대 산부인과 이정윤 교수팀, 20% 효과에 머무르는 치료한계 극대화할 방법론 제시

이정윤 교수
이정윤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전이성 난소암 환자의 면역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치료전략이 제시됐다.

연세대의대 산부인과학교실 이정윤 교수팀(KAIST 의과학대학원 박수형 교수 공동연구)은 전이성 난소암 환자에서 종양 특이적 면역세포의 특성을 규명한데 이어 개별 특성에 따른 면역항암제 병용치료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마련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에 머물렀던 면역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암이 발생하면 우리 몸에선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면역 방어기전이 일어난다. 이중 가장 중요한 ‘적응면역’을 담당하는 세포가 바로 ‘CD8T(세포독성 T세포)’다.

암세포는 자신의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CD8T세포의 환경을 바꿔 기능을 떨어뜨린다. 지금까지 알려진 기전은 PD-1과 같은 면역관문 수용체의 발현이 증가되도록 하는 것이다. 늘어난 수용체가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PD-L1과 만나 CD8T세포의 기능을 억제시킨다. 면역치료는 바로 이 같은 연결고리를 끊어주는 면역관문 억제제(PD-1 억제제, PD-L1 억제제)다.

문제는 이러한 면역관문 억제제가 악성흑색종이나 비소세포성폐암, 신장암 등 일부 암을 제외하고는 치료 성공률이 2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난점을 극복할 수 있는 치료법을 찾기 위해 전이성 난소암 환자의 종양부위에 혼재된 CD8T세포 중 종양 특이T세포의 특성을 살폈다. 연구 결과 이 세포들은 PD-1수용체의 발현이 많을수록 그 기능이 더 많이 저하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동시에 면역기능을 증가시켜 주는 공동자극성 수용체의 일종인 ‘4-1BB(CD137)’의 발현이 증가돼 있는 것도 찾아냈다.

4-1BB를 발현하는 세포들은 그렇지 않은 세포에 비해 활성도가 더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능 억제에 따른 탈진 정도가 덜했다. 이러한 현상은 원발부위(난소)와 전이부위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면역관문 억제제 PD-1억제제와 함께, 4-1BB 항진제를 사용해 효과를 확인하고자 했다.

그 결과, PD-1억제제만 사용했을 때보다 4-1BB항진제와 병합 사용했을 때 종양내 탈진화된 CD8T세포의 기능회복이 유의미하게 증가된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러한 효과는 원발부위와 전이부위 모두에 적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면역항암제 치료성적이 좋지 않았던 전이성 난소암 환자에겐 희소식일 수 있다"며 “향후 임상시험을 통해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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