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0.12.29 19:40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신희섭 교수

신희섭 교수
신희섭 교수

뇌혈관 고위험군 환자에게 겨울은 시련의 계절이다. 낮은 기온으로 혈관이 수축돼 혈압이 올라가고, 그 결과 뇌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져 생명을 다투는 응급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 사망원인 분석에 따르면 뇌혈관질환으로 생명을 잃는 사람은 10월부터 늘기 시작해 1월에 정점을 이루고 이후 4월까지 서서히 줄어든다. 

뇌졸중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외래를 방문해도 되지만, 뇌졸중은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빨리 진단·치료해야 후유증을 줄이거나 생명을 구할 수 있다.

뇌졸중은 크게 허헐성 뇌졸중과 뇌출혈로 나눌 수 있다. 굵은 뇌동맥이 막히는 허혈성 뇌졸중은 증상 발생 후 3시간(또는 4시간 30분)까지 혈전용해제를 정맥에 투여해야 한다. 증상이 생겼는데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라며 관망한다거나, 검증되지 않은 약 또는 민간요법을 시행하다 골든타임을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허혈성과는 달리 뇌혈관이 터지는 것을 출혈성 뇌졸중 즉 뇌출혈으로 부른다. 뇌출혈은 영구적인 손상인 경우가 많아 반신불수와 같은 후유증을 남기거나 생명을 위협받기도 한다.

증상도 다양하다. 이는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부위에 따라 해당 부위의 기능장애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팔·다리 마비, 감각 이상, 한쪽 얼굴마비로 인한 얼굴 비대칭, 발음장애 및 언어장애, 두통, 어지럼증, 구역 및 구토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심하면 의식이 저하되거나 사망에 이른다.

허혈성 뇌졸중의 경우, 혈전용해제 투여에도 혈관이 뚫리지 않으면 최대 8시간(경우에 따라서는 24시간)내에 혈관을 개통시켜야 한다. 이때 시행하는 것이 혈관내 치료다. 사타구니를 2~3㎜ 절개해 대퇴동맥에 도관을 넣어 뇌졸중을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혈관내 치료 대상은 허혈성 뇌졸중과 출혈성 뇌졸중 환자 모두에 해당된다.

최근엔 혈관내 치료 성적이 우수해 급성 허혈성 뇌졸중의 표준치료법으로 자리를 잡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체 뇌동맥류의 약 60%를 혈관내 치료방식으로 진행한다.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 자료에 의하면 2019년 한 해에만 3500여 명의 급성뇌경색 환자에게 혈관내 치료를 시행했다.

출혈성 뇌졸중도 출혈을 일으킨 혈관 이상 부위에서 재출혈이 발생하지 않도록 혈관내 치료를 시도한다. 특히 지주막하출혈을 유발하는 뇌동맥류는 혈관내치료인 코일색전술로 출혈을 막는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뇌졸중은 전조증상 없이 발생하는 사례가 더 많다. 다행히 전조증상이 있을 때는 신속히 병원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물건을 들고 있다가 떨어뜨릴 정도로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 이상’, ‘얼굴이 마비되거나 감각 이상’, ‘발음이 어눌하거나 말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 ‘극심한 두통’, ‘어지럼증’ 등이 있다.

특히 고령이거나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흡연, 음주, 수면부족 등 위험요인이 있다면 이 같은 전조증상을 항상 기억하고, 증상에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뇌졸중 월별 사망자 수(단위 명)
뇌졸중 월별 사망자 수(단위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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