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1.01.03 00:25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의 'QNED TV'. (사진제공=LG전자)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새해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한 TV로 정면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10일 현존 최고 수준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집약된 '마이크로 LED TV'를 선보였고, LG전자는 같은 달 29일 온라인 기술설명회를 열고 백라이트에 '미니 LED'를 적용한 'QNED TV'를 공개했다.

TV 업체들은 '마이크로 LED'와 '미니 LED' 등 새로운 TV 라인업을 속속 내놓으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름만 보고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신제품들은 과연 무엇이 다른 것일까.

본체가 앞뒤로 튀어나와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브라운관 방식의 TV는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차츰 모습을 감추게 됐으며, 그 자리를 평판 디스플레이 방식인 액정표시장치(LCD)가 대신하게 됐다.

LCD는 가해지는 전기 신호의 종류에 따라 빛의 굴절 패턴을 바꾸는 액정 소자를 사용한다. 이 액정 소자가 촘촘히 배열된 패널을 이용해 화면을 구성하는 것이다. 다만 액정 자체는 빛을 내지 못하므로 반드시 액정 패널에 빛을 공급하는 후방 조명, 즉 백라이트가 함께 탑재돼야 한다.

최근 생산되는 TV 제품은 크게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 TV'와 LED 자체가 스스로 빛과 색을 내는 '자발광 TV'로 나눠진다.

◆LG QNED TV, 나노셀·퀀텀닷 기술 동시 활용…"독주하는 삼성 'QLED TV' 견제 나서"

LG전자가 LCD TV의 성능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제품이 바로 'QNED TV'다.

이 제품의 백라이트에는 기존 LCD TV 대비 광원의 크기가 10분의 1 미만 수준인 미니 LED를 적용한다. LED 크기가 줄어들면 동일한 면적에 더 많은 광원을 배치할 수 있다. 보다 밝은 화면을 구현할 수 있는데다 화면분할구동(로컬디밍) 영역을 세분화할 수 있어 LCD TV의 단점 가운데 하나인 명암비도 올라간다. 86형(대각선 길이 약 218㎝) 8K 해상도 기준으로 3만개 가량의 미니 LED를 탑재한다. 로컬디밍 구역은 약 2500개에 달한다.

신제품은 현존 LCD TV 가운데 빛과 색을 내는 각각의 기술 정점에 있는 제품으로 꼽힌다. 나노셀과 퀀텀닷 기반 기술을 동시에 활용하는 신규 기술인 '퀀텀 나노셀 컬러 테크놀로지'를 적용한다. 백라이트에서 나오는 빛이 나노셀과 퀀텀닷 물질을 거쳐 실제에 더 가까운 순색을 표현한다.

업계에서 사용 중인 대표적인 고색재현 기술을 모두 사용해 LCD TV의 색 표현력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TV가 빨간색을 나타낼 때 빨간색의 고유한 파장 외에 노랑, 주황 등 주변 색 파장이 미세하게 섞여 표현될 수 있는데, 퀀텀 나노셀 컬러 테크놀로지가 빛의 파장을 정교하게 조정해 온전한 빨간색을 표현해준다.

LG전자 'QNED TV'. (사진제공=LG전자)
백라이트에 '미니 LED'를 적용한 'QNED TV'. (사진제공=LG전자)

회사 측은 신제품이 백라이트와 액정표시장치를 활용하는 LCD TV의 단점을 대폭 업그레이드하며 고객의 선택 폭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발광 방식의 'OLED TV'를 최상위 모델로 운영하는 한편, '미니 LED TV' 라인업을 앞세워 프리미엄 TV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가 'QNED TV'를 새롭게 론칭한 배경에는 LCD TV 시장에서 세계 최고 판매량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QLED TV'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삼성전자는 퀀텀닷이라는 소재를 TV에 결합하는 것을 업계에서 가장 먼저, 자주 언급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

그간 LG전자는 나노셀 컬러필터를 씌운 '나노셀 TV'로 대응해왔지만, 이번 만큼은 나노셀과 퀀텀닷 기반 기술을 동시에 활용하면서 삼성전자의 'QLED TV'를 적극 견제하려는 모습이다.

◆무기물 소재 자발광 TV인 '마이크로 LED TV'…"수명 10만 시간으로 번인 현상 극복"

자체적으로 발광하는 LED를 활용한 TV도 있다. 자발광 방식의 TV라고도 불린다.

백라이트가 필요 없는 특징 때문에 TV를 보다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으며 특수 유리나 플라스틱을 이용해 구부리거나 휠 수 있는 디스플레이 기기도 제작할 수 있다. LG전자의 최상위 프리미엄 TV 라인업인 'OLED TV'가 대표적이다.

삼성전자가 오는 3월 공식 출시하는 '마이크로 LED TV'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를 이용해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같은 구조를 없애고 LED 자체가 스스로 빛과 색을 낸다.

삼성전자 모델들이 서울 논현동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마이크로 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들이 서울 논현동 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마이크로 LED TV'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유기물로 구성돼 빛과 열에 약한 'OLED TV'는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밝기와 색 재현력이 떨어진다. 특히 장시간 특정 색을 고정적으로 보여주면 사용된 픽셀의 수명이 줄어드는데, 이때 화면이 얼룩진 것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이 얼룩이 영구적으로 화면에 잔상으로 남는 '번인(burn-in) 현상'으로 이어진다. TV에 장시간 같은 화면을 켜두거나 채널마다 위치가 고정된 방송사 이미지가 화면에 계속 노출되면 그 부분의 색상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거나 화면에 잔상이 영구적으로 남는 것을 말한다.

'마이크로 LED TV'는 무기물 소재를 사용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무기물 소재는 유기물 소재와 달리 수명이 10만 시간에 이르기 때문에 화질 열화나 번인 걱정 없이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신제품에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으로 축적된 최고의 실장 기술도 접목됐다. TV에 보다 더 적합하도록 기존 제품 대비 더 촘촘하고 정밀한 소자 배열을 통해 110형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110형보다 더 작은 크기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도 이미 확보했다.

110형 신제품의 경우, 약 3.3㎠ 정도의 크기에 마이크로 LED 소자가 800만개 이상 사용돼 4K급 해상도를 갖췄다. 마이크로 LED TV 110형의 출고가는 1억7000만원으로, 사전 예약을 오는 29일까지 진행한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현존하는 최고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집약된 마이크로 LED TV를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마이크로 LED TV는 기존 TV와는 차원이 다른 혁신적 기술을 품은 새로운 디스플레이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