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1.01.05 00:10

네이버, CJ그룹과 사업 제휴로 약점 보완…11번가, 아마존 제품 판매로 '게임 체인저' 시도

이커머스 관련 이미지. (사진제공=픽사베이)
이커머스 관련 이미지. (사진제공=픽사베이)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지난해 유통업계 키워드는 '생존'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산업 지형도가 완전히 뒤바뀐 탓이다.

비대면 소비가 주류로 떠오르며 업체의 온라인 역량에 성패가 갈렸다.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들은 급성장했으나, 기존 오프라인 중심 전통적 유통업체들은 생사기로에 섰다. 오프라인 채널 위주의 '유통공룡'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살아남기 위해 변화해야 하는 한해였다. 

이런 흐름은 수치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주요 온∙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2%가량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약 3.5% 역신장했지만, 온라인 매출이 17.7% 늘며 전체 매출 상승을 견인했다. 

감염의 공포로 소비자들이 오프라인 매장 방문을 꺼리며 생긴 결과다. 본래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힘의 균형이 옮겨가던 유통업계의 변화가 코로나19로 가속화됐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 평가다.   

이로 인한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지난 2018년 100조원 수준이던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16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오는 2022년에는 시장 규모가 200조원을 넘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해 유통업계 키워드는 '경쟁'이다. 전장은 역시 이커머스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설욕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한 사전 준비도 마친 상태다. 롯데그룹은 지난 4월 자사 계열사 7곳의 온라인몰을 통합한 플랫폼 '롯데온'을 출범했다. 약 3조원을 투자해 만든 회심작이다. 롯데는 롯데온을 그룹 유통 사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고 오는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롯데는 올해 롯데온의 이커머스 시장 안착에 주력한다. 야심 찼던 출범과 달리 지난해 성장세는 경쟁자들과 비교해 더뎠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속적인 전산 오류를 없애기 위한 시스템 안정화, 소비자 유입을 위한 마케팅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연말 임원인사에서 이커머스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에게 SSG닷컴 대표이사까지 맡기며 힘을 실어줬다.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강화해 온라인 쇼핑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올해부터는 오픈마켓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오픈마켓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직접 연결해 물건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온라인 장터다. 입점 업체로부터 수수료와 광고비 등을 받아 수익을 올린다. 신세계는 오픈마켓을 통해 온라인몰의 덩치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계획이다. 

GS리테일은 GS홈쇼핑을 흡수 합병했다. 합병 후 존속법인은 GS리테일이다. 오프라인 유통에 강점을 가진 GS리테일과 온라인 모바일 커머스가 주력인 GS홈쇼핑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구상이다. 오는 5월경 개최될 예정인 양사 주주총회 등 제반 절차를 거쳐 7월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업계는 GS리테일의 온·오프라인 유통 네트워크와 탄탄한 재무구조, 충분한 투자 여력 등을 고려하면 '다크호스'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물론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도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공격 측의 준비 과정이 예리한 만큼, 수성하려는 이커머스 업체들의 움직임도 기민했다. 

거래액 기준 국내 이커머스 업계 1위에 오른 네이버는 격전에 대비해 약점을 철저히 감췄다. 지난해 10월 CJ그룹과 포괄적 사업 제휴를 추진한 덕이다. 그간 네이버는 자체 물류∙배송망이 없어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이러한 약점이 물류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을 통해 가려지게 된 것이다. 네이버는 올해 '독주 체제' 구축을 위한 첫발을 내딛는다.

11번가는 지난해 11월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과 손을 맞잡았다. 아직 구체적인 협력 방식은 밝히지 않았으나, 우선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11번가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선보이는 방식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 네이버 등 경쟁자들에 비해 존재감이 부족했던 11번가는 올해 단숨에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이커머스 강자 쿠팡은 올해 나스닥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을 준비 중이다. 쿠팡 측은 "정확한 상장 시기나 지역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했지만, 증권가는 올해 나스닥 상장이 유력하다고 본다. 앞서 외신들도 '2021년 쿠팡 나스닥 진출설'을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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