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1.01.07 17:23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사진=현대그룹 홈페이지 캡처)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사진제공=현대그룹)

사랑하는 현대그룹 임직원 여러분!

2021년 신축년(辛표年) 소띠의 해가 밝았습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지난 한 해는 코로나로 시작하고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세계적으로 큰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습니다. 각국은 서둘러 국경을 걸어 잠그고, 앞을 다튀 백신 및 치료제를 확보하는 등 전에 없던 광경이 목도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개인에게 있어서도 대면접촉의 통제와 위기감 등으로 생활이 위축되고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저 또한 그동안 잊고 살던, 당연한 것들에 대한 소중함과 감사함을 새삼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런 와중에서도 코로나 감염위험을 감수하면서 사업을 이어나가려는 우리 임직원들의 노력과 헌신은 더욱더 빛을 발하였던 것 같습니다. 일부 계열사들은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룹 전체로는 소기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일선에서 최선을 다해주신 임직원 여러분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이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현대그룹 가족 여러분!

2021년은 여전히 코로나와 싸워야 하는 동시에, 어느 해 보다 변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도전적인 면모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되어 몇가지 당부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4차 산업혁명에 맞는 핵심역량 강화가 우선입니다.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무벡스의 핵심역량은 모빌리티입니다. 즉, 주어진 공간 내에서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움직이고 멈출 수 있는지가 바로 우리의 근원적 경쟁력입니다. 이제 이 모빌리티 역량에 AI, 사물인터넷, 빅 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융합해 신개념의 엘리베이터와 물류자동화사업을 창조하고 발전시켜야 합니다.

이를 통해 공간이나 시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새로운 미래 산업의 플랫폼 개척자로 당당히 자리매김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고객 우선주의는 변함없는 가치입니다.

시대가 변하면 고객도 변합니다. 변화하는 고객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면 기업은 생존할 수 없습니다.

얼마 전 정부는 배달로봇의 통행권과 승강기 탑승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제 사람은 물론, 로봇까지 엘리베이터의 고객이 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호텔을 찾는 고객의 욕구도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 안락함과 럭셔리함만을 추구하던 고객이 이제는 친환경이나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안전여부 등을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고객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욕구를 해결하고 감동을 선사한 브랜드를 결코 잊지 않습니다. 반얀트리와 블룸비스타의 차별화된 브랜드가 고객에게 감동으로 기억되도록 노력해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글로벌 현대'로 거듭나는 한 해를 만듭시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중국 신공장이 올해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합니다. 연간 2만5천대 생산능력을 갖춘 신공장이 중국 내수시장은 물론, 터키,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의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생산기지로서 핵심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현대무벡스 또한 국내시장을 넘어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물류시스템 수요 증가에 맞춰 해외시장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각적인 계획들을 실행에 옮김으로써 2021년이 '글로벌 현대'로 거듭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넷째, 남북경협사업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다집시다.

어떤 시인은 대추 한 알이 붉어지는데도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라 태풍, 천둥, 벼락까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작은 대추도 그러한데 70년 이상 떨어져 있는 남과 북이 한데 어울려 교류하고 화합하려면 많은 희생과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것은 너무도 당연합니다.

현대아산의 남북경협사업은 가시밭길의 연속이었고 미래도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발걸음을 결코 멈출 수 없습니다. 금강산관광을 비롯한 남북경협사업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사업 재개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고 의지를 더욱 굳건히 다지면서 준비해 나갑시다.

건설부문은 사업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립시다. 수주 역량 강화와 수익성 제고를 통해 반드시 회사의 턴어라운드를 실행하여 현대아산이 지속성장을 시작하는 한 해로 만들어 가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임직원 여러분!

앞서 말씀드렸듯이 2021년은 코로나 이후 또 하나의 분수령이 되는 해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3% 유로존은 3.9%를 예상하는 등 벌써부터 전년 대비 극적 반등세를 전망하고 있습니다. 시대가 변할 때마다 대부분 그렇듯이 변화와 성장의 과실이 공평하게 배분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이 좋아하고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어떤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졌는지 면밀히 파악하여 우리 사업에 접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동시에 새롭게 시작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지 찾아 내어야 비로소 변화의 물꼬를 우리 쪽으로 바꿔놓을 수 있습니다.

정주영 명예회장님의 말씀이 다시금 마음에 새겨집니다.

"확실히 좋은 때, 나쁜 때가 있다. 그러나 좋은 때라고 해서 손 놓고 앉아 놀아도 마당으로 호박이 혼자 굴러들어와 주는 것은 아니며, 나쁜 때라고 해서 죽을 힘을 다해 노력하는데 더 나쁜 결과를 맞게 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 새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새해의 희망을 얘기하고 지혜를 모읍시다.

우리의 가정과 직장, 그리고 우리의 사회가 한걸음 한걸음 좀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 봅시다.

마지막으로 현대그룹 가족 여러분 모두 복 많이 받으시고 아무쪼록 건강하고 안전한 한 해 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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