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1.08 19:35

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박창범 교수, 신경외과 신희섭 교수

심근경색증과 뇌졸중은 형제 같은 질환이다. 혈관이 막혀 발생하는 질환이니 뿌리가 같다. 겨울철에 환자가 크게 증가하는 발병 패턴이나 위급성 또한 다르지 않다. 

올 겨울은 유별나게 춥고 길다. 그러다보니 한파로 인한 심근경색과 뇌졸중 응급환자들도 늘고 있다. 따라서 평소 두 질환의 위험요인을 안고 사는 환자들은 추위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초기 증상이 있을 때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급성 심근경색증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힌 상태를 말한다. 추위로 인해 혈압이 상승하는데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 혈관은 좁아져 심장의 펌핑운동이 멎는 것이다.

이때 나타나는 증상이 ‘가슴 뻐근함’이다. 사람에 따라 ‘가슴을 짓누른다’, ‘쥐어짜는 듯 하다’, ‘뻐개질 것 같다’는 등 표현방식은 각양각색이지만 공통점은 가슴이 답답하다는 것이다. 이럴 때는 이것저것 따질 것도 없이 무조건 119를 불러 병원에 달려가야 한다. 골든타임은 두 질환 모두 3~4시간이다.

만일 의식을 점차 잃어가거나 호흡 곤란, 식은땀, 구토 등이 나타날 때는 회복이 어려울 수 있다. 뇌세포에 혈액공급 시간을 놓쳐 돌연사 또는 뇌기능에 큰 손상을 입는 것이다. 실제 심근경색증에 의한 심장마비 환자는 병원 도착 전 7.7% 사망, 병원 치료 도중 6.5%가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고위험군은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 성인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다. 또 담배를 피우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급성심근경색 위험률이 훨씬 높다.

심뇌혈관환자 월별 사망자수(자료:보건복지부)
심뇌혈관환자 월별 사망자수(자료:보건복지부)

뇌졸중의 경우, 고위험군이나 발병패턴은 심근경색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뇌졸중은 뇌경색과 뇌출혈로 나눠 생각해야 한다. 뇌출혈은 뇌동맥류가 터져 혈액이 뇌에 고이면서 뇌압을 높이는 응급질환이다. 상황이 급박해지면 의사는 뇌압을 떨어뜨리기 위해 두개골을 연다.

반면 뇌경색은 혈전이 뇌혈관을 막아 혈류를 방해하는 질환이다. 이렇게 되면 뇌가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받지 못해 '뇌허혈'에 빠진다. 따라서 이때는 화급하게 약물을 투약해 혈전을 녹이는 시술을 한다.

증상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부위에 따라 다르다. 가장 흔한 증상은 한쪽 팔·다리 마비, 감각 이상, 발음 및 언어장애, 두통·어지럼증 등이다. 다행한 것은 막힌 혈관을 개통하는 시술이 간단해졌다는 점이다.

심장의 경우, 혈관 막힌 부위에 스텐트(도관)를 넣어 혈류가 제대로 흐르도록 돕는 시술이다. 스텐트는 금속으로 만든 그물망으로 혈관 안에 영구히 장착된다.

허혈성 뇌졸중은 혈전용해제 투여가 어렵거나 투여를 해도 막힌 혈관이 뚫리지 않을 때는 혈관내 치료를 한다. 방법은 심근경색과와 마찬가지로 사타구니를 약 2~3㎜ 절개해 대퇴동맥에 도관을 넣어 치료한다. 다만 지주막하출혈을 유발하는 뇌동맥류는 부풀어 오른 혈관을 메워주는 코일색전술을 시행한다.

여하튼 겨울과 심뇌혈관질환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환자들은 평소보다 혈압 및 혈당관리, 그리고 식생활과 적당한 운동, 금연·절주 등 생활습관에 더 유의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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