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1.01.12 06:50

DL이앤씨, 디지털 기술 접목 통해 디벨로퍼 중심 토탈 솔루션 사업자 성장…GS건설, 신재생 에너지 사업 위해 '선별적 M&A' 참여

기사 내용과 무관한 공사현장의 모습. (사진=픽사베이)
기사 내용과 무관한 공사현장의 모습.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2021년 새해를 맞아 주요 건설사 수장들이 내놓은 신년사 메시지는 미래 먹거리 확보·친환경 사업·중대재해 추방 등으로 요약된다. 

기존 단순시공 위주 건설 산업의 성장 둔화 속에 코로나19사태 장기화와 정부 부동산 규제로 불확실성이 증대되자 신사업 진출로 위기 극복을 다짐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 사업의 대표 주자 '친환경 사업'으로의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국회에서 지난 8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통과됨에 따라 이에 유의 하겠다며 '안전'을 강조한 CEO들의 포부도 있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란 사망사고 등의 중대재해 감소를 위해 기업의 과실 여부에 따라 기업 범죄 법인과 경영책임자 등에 대한 형사 책임을 포함한 강력한 처벌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마창민 DL이앤씨 대표,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사진제공=각 건설사)
(사진 왼쪽부터) 마창민 DL이앤씨 대표,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 (사진제공=각 건설사)

DL이앤씨 "반드시 필요한 미래 혁신 과제 해답 찾을 것"…대우건설·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스마트건설 기술 강조

신임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스마트건설 기술을 육성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앞으로 건설사의 스마트건설 연구개발(R&D)에 속도가 더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변 장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시절부터 스마트건설에 앞장서 왔기 때문에 단순히 선언적 발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 정책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DL,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주요 건설사들은 신년사를 통해 스마트건설 강화에 의지를 내보였다.

2021년 새 출발을 외친 대림은 DL로 사명을 변경하고 대림산업 건설사업부는 DL이앤씨(DL E&C)로 분할했다. 

DL이앤씨는 기존 건설 산업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생산성을 혁신하고 디벨로퍼 중심 토탈 솔루션 사업자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마창민 DL이앤씨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혁신은 오랫동안 풀지 못한 문제를 새로운 발상과 참신한 방법을 통해 기대 이상의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우리에게 반드시 필요하고 우리 미래에 대한 안정감과 기대감을 줄 수 있는 과제를 발굴해 지혜를 모아 하나씩 차분히 해답을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DL이앤씨는 지난해 공동주택 기획과 설계단계부터 건설정보모델링을 적용하고 드론 촬영을 측량과 품질관리 등에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영화나 게임 등에 사용되는 포토그래메트리 기술을 현장 측량에 접목하기도 했다.

김형 대우건설 사장은 신년사에서 "4차 산업, 그린뉴딜, 친환경 등 급변하는 경영 환경 변화에 조응하고 우리 대우건설의 기술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 발굴 및 밸류체인(가치사슬) 확대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며 드론·빔(BIM)·프리콘 등 자사 스마트 건설 기술의 활성화를 주문했다. 

아울러 양적 성장을 위한 무분별한 수주를 배제하고 수익성 기반 양질의 프로젝트 수주를 통해 내실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경영시스템 및 프로세스 고도화도 당부했다. 개인의 경험과 역량에 의존하기보단 데이터 중심으로 업무 체계를 재편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추가 해외투자개발사업 기회 발굴, 리츠자산관리회사 활용 등 자산 운용사로서 투자 프로그램 확대에 매진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스마트시티를 신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스마트시티 구현, 에너지, 물류 시설 등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연구 개발하고 사례를 분석하는 등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기존 시공 위주 건설 사업을 기반으로 리츠를 활용한 금융 구조화 비즈니스 플랫폼 런칭 등 종합금융부동산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연임에 성공하며 롯데건설을 한번 더 이끌게 된 하석주 사장은 신년사에서 "기존 주력 사업 기반을 견고히 하면서 회사의 미래를 담보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해야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 사장은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전 분야에 빠르게 확산해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우리가 구축한 스마트홈 IoT 시스템을 확대하고, 차세대 ERP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올해 예정된 대규모 화공 플랜트 프로젝트에 최신 IT 시스템을 조기 정착해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 사장은 글로벌 시장 진출로 신규사업 확대와 공종 다변화를 통해 해외사업에서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다져온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같은 거점 시장에서 성공 경험을 확대하자"고 강조했다.

(사진 왼쪽부터) 임병용 GS건설 부회장,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 안재현 SK건설 사장. (사진제공=각 건설사)

GS건설·포스코건설·SK건설, 친환경사업서 경쟁력 확보 다짐

친환경 사업 역시 건설사 신년사에서 눈에 띄는 키워드다.  친환경, '사회적 책임(CSR)', 지배 구조 개선 등을 강조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Environment·Social·Governance)' 경영 방침이 업계 전면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는 기업 행동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이른바 '착한 기업' 경영으로도 불린다. 그중 친환경 사업은 건설업계에서 지속성장이 가능한 신사업 모델로 주목을 받았고, 지속적인 투자는 물론 그 결실로 구체적인 성과까지 도출해내고 있다.

GS건설은 수익성 중심 사업 확대와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위한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를 위한 M&A 참여 의지도 내비쳤다.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은 "친환경 그린에너지 및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에 발맞춰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미 추진한 사업의 외연을 확장하고, 향후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며 "신사업 육성을 위해 시너지 창출이나 가치 제고 효과가 기대되는 경우 선별적 M&A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수익성 중심의 주택사업을 확대하고 자체사업 발굴 및 추진을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또 상품군과 사업구도 등을 다변화해 산업 전반의 트렌드 변화에 대응, 지속적인 수익원을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또한 지난 해 프리패브(Prefab), PC 사업 등 이미 추진한 사업의 외연을 확장하고, 향후 친환경 그린에너지 및 탄소중립으로의 전환에 발맞춰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 역시 친환경 사업을 생존 및 성장 전략으로 내세웠다. 

한 사장은 신년사에서 "수주 단계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차원에서 이슈를 검토하고 탄소 중립과 자원 재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물론 현장에서 발생 가능한 환경오염과 소음을 최소화해 환경과 관련한 민원을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룹사, 협력사와 협력해 친환경 강건재로서 장점을 부각하고 획기적인 수요 유인 전략을 마련해 국내 건설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포스코건설은 이미 지난해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ESG 채권을 발행하며 업계의 이목을 끈 바 있다. ESG 채권은 환경·사회·지배구조개선 등 사회적 책임투자를 목적으로 발행되는 채권으로 ▲녹색채권(Green Bond) ▲사회적 채권(Social Bond) ▲ 이 둘을 결합한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세 종류가 있다.

포스코건설이 발행한 채권은 지속가능채권이며, 글로벌 금융사인 HSBC와 BNP Paribas로부터 사모방식으로 2년만기 1억불(1200억원) 규모였다.

SK건설은 지난해 국내 최대 종합 환경플랫폼인 EMC홀딩스를 인수했던 점, 경북 구미에 블룸SK퓨얼셀 제조공장을 준공해 친환경 연료전지 국산화에 돌입한 점 등을 거론하며 SK건설도 ESG 경영 방침을 직접적으로 내걸었다. 

안재현 SK건설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우리가 ESG를 선도하는 친환경 기업으로 리 포지셔닝하는 한 해로 만들어나가고자 한다"면서 "ESG는 시대적 요구이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기업경영의 새로운 축"이라고 말했다. 이어 "ESG의 기본 전제 조건이 안전인 만큼 본사와 현장이 협업하는 세이프티 플랫폼을 강화하고 이와 관련해 사업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사진 왼쪽부터)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사진제공=각 건설사)

삼성물산·포스코건설·롯데건설·쌍용건설"안전 또 안전"

건설사 신년사의 마지막 키워드는 '안전'이다. 

매년 건설업계 신년사에서 '안전'은 늘 강조되는 내용이지만 2021년은 유독 중요해졌다.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건설현장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점, 중대한 사고가 발생한 업체에 대한 벌점 등 규제가 강화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이 제정된 것을 감안한 신년사로 보인다.  

중대재해법은 대표이사 또는 안전관리이사를 경영책임자로 지정하도록 했다. 안전조치 미흡으로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이들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법인은 50억원 이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여러 명이 다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경영책임자는 7년 이하 징역 1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법인은 10억원 이하 벌금형을 부과받는다. 이용자가 피해를 입는 중대시민재해도 같다.

단 5인 미만 사업장, 상시근로자 10인 미만 소상공인, 바닥면적 1000㎡ 이하 점포 등은 법 적용 대상에사 제외됐다. 공무원, 건설공사 발주처도 안전조치 의무대상에서 빠졌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3년의 유예기간을 주도록 했다.

삼성물산은 '재해 없는 회사'를 올해의 경영 방침으로 제시하며 안전과 준법경영을 강조했다.

오세철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은 "고객, 사회와의 약속인 환경과 품질을 반드시 준수하고 경영활동은 법과 도덕적 양심에 어긋남이 없도록 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존경 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자"라며 "안전과 관련된 엄격한 사회적 요구가 현실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모든 임원이 일과 행동의 최우선 가치에 안전을 두어 재해 없는 회사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오 사장은 지난해 12월 2021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한성희 포스코건설 사장은 올해 4대 경영 방침 중 하나로 안전경영을 꼽으며 안전이 최우선 가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 사장은 "건설 분야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환경과 안전, 노동, 부동산 등 관련 규제가 날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며 "사고 가능성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근로자들이 안전 규칙과 프로세스를 준수할 수 있도록 사고 전 선행관리를 통한 예방 중심의 안전관리를 정착시켜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롯데건설 역시 안전 문화 선포식을 8일 개최하며 안전이 기업경영의 최우선 가치임을 밝히고 안전 문화 생활화 정착에 대한 실천의지를 다졌다.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은 "고객 신뢰를 강화할 품질 관리와 안전 사고 예방에도 힘쓸 것"이라며 안전의식 강화를 촉구했다.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역시 안전 사고 예방을 강조했다. 

그는 "이천 화재 참사 이후 정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처벌 규정을 대폭 강화했고, 중대재해 발생 시 회사와 경영자에게 큰 법적인 책임과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의 입법 절차가 진행 중이다. 중대재해 방지는 회사이익을 보호하는 최우선 과제가 됐다"며 "이는 법적 처벌 수준이 대폭 강화됨과 함께 사회적 합의와 요구사항의 증대와도 직결돼 있다. 안전에 대해서는 항상 선의의 강제를 강조한다"고 당부했다.

서재환 금호산업 대표이사 사장도 "전 임직원이 (안전에 대한) 실천과 확인을 생활화하여 반드시 무재해의 성과를 달성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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