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교 기자
  • 입력 2021.01.11 15:41

서울시장 출마선언…"노동자 출신 40대 젊은 시장"

11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원. (사진=권수정 페이스북 캡처)
11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원. (사진=권수정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조영교 기자]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원이 11일 정의당에선 처음으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권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업화 세대 리더들은 기득권체제를 만들었고 민주화시대 586리더들은 이 기득권에 안주해버렸다"며 "서울의 과감한 변화는 서울의 청년들, 그리고 청년을 주체로 세울 수 있는 젊은 정치가 주도해야 하며 권수정이 그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표어로 '성평등 서울', '노동자 서울시장', '40대 젊은 시장' 등을 내세웠다.

권 의원은 "전임시장 성추행이 문제되어 실시되는 이번 보궐선거. 늦었지만 제대로 된 '성평등 서울'을 이끌어갈 시장이 탄생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본인을 "(과거) 아시아나 항공 승무원 노동자"라며 "일하는 시민들의 마음을 아는 척 하는 시장이 아니라, 일하는 시민의 마음이 되어 본 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과감한 서울 변화를 만들기 위한 여러 공약도 제시했다.

그는 "24번씩이나 부동산대책을 발표하고도 근본적인 문제에는 손을 대지 못한 우유부단함이 서울의 부동산 사태를 키웠다"며 "부동산 불로소득을 과감히 환수하고 서울의 지나친 인구밀집을 해소하며 근본적으로는 제2의 토지개혁을 주장하는 서울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 지하도시 계획과 광화문재구조화 사업 등 대형 토건 사업들을 전면 수정해야 하고 기후위기를 극복할 서울전략을 과감히 제시하는 시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973년생인 권 의원은 1995년 아시아나항공에 승무원으로 입사한 뒤 노조위원장을 지냈으며 '여성 승무원 바지 유니폼 도입' 등에 앞장섰다.

2018년 정의당 비례대표로 서울시의원에 당선된 후에는 2019년 서울 모든 만11세~18세 여성 청소년에게 생리대를 무상으로 지급하는 조례 개정을 주도한 바 있다.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원 서울시장 출마 선언문 전문]

존경하는 서울 시민 여러분, 정의당 서울시의원 권수정입니다.

1월 2일이었습니다. 여의도 LG쌍둥이타워 안, 나이 든 여성 노동자들이 농성을 하고 있었습니다. 회사는 식사 반입을 차단했고, 전기와 난방 사용을 금지했습니다. 사람답게 살겠다고 노동조합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평생 일했고, 가정에 헌신했고, 살기 위해 건물을 쓸고 닦았습니다. 연장근무, 주말근무를 댓가 없이 강요당하면서도 최저임금 정도의 임금을 받아야 했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청소업체 지분 전체를 소유하고 있는 LG 구광모 회장의 고모 두 명은 2019년에도 60억 배당금을 챙겼습니다. 2021년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모습입니다.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빙판길 내달리던 오토바이가 넘어지는 것을 봅니다. 허겁지겁 일어나 자기 몸보다 배달통을 먼저 챙깁니다. 돌봄과 방역 그리고 먹고 사는 모든 영역에서 삶을 이어주는 자영업자들에게 일을 중단하라 명령하면서도 그 이후 생존은 각자도생을 요구하는 비정한 현실입니다. 누구는 코로나 시대 필수노동이라고 하지만 현실에서 이들의 삶을 지켜주는 권리조차 갖고 있지 못합니다. 필수노동은 싸게 취하고 사람은 쉽사리 버리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불평등위기, 기후위기, 코로나위기, 3중 위기 시대를 사는 서울 시민여러분, 저는 질문을 던집니다. 누가 서울시민입니까?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들이 서울시민입니다. 무엇이 필수입니까? 우리 모두가 필수입니다. 무엇을 바꾸어야 합니까? 모든 것을 바꾸어야 합니다. 저 권수정은 서울을 전면 수정하겠습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 서울 전면 수정의 새로운 길을 가겠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무상급식 않겠다고 버티다 임기 채우지 못하고 떠난 자리에 박원순 후보가 출마했습니다. 그때 박원순 시장과 단일화를 한 사람이 안철수 후보였고, 그때 무소속 박원순 후보와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한 사람이 현재 후보로 거론되는 박영선 장관이었습니다. 그때 범민주당 진영의 박원순 후보와 경쟁하여 낙선한 사람이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입니다. 그때 당선하여 10년간 서울시장을 했던 박원순 시장이 성추행 사건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해 보궐선거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모두 10년 전, 2011년의 이야기입니다.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데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서울시는 상전벽해가 되었는데 왜 정치인만 그대롭니까? 옛 사람들 이야기를 반복해서는 희망이 없습니다. 지금은 2021년이니까요. 서울 대표 정치인부터 저 권수정으로 전면 수정 해 주십시오!

서울시 최초의 성평등시장이 되겠습니다. 성평등은 그냥 옳은 일이기 때문이 아니라, 평등하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존엄할 수 없기 때문에 필요합니다. 어린이집, 요양, 방문서비스 같은 공적 돌봄노동을 중단하자 그 몫을 여성 가족구성원에게 대부분 떠넘기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대 공적 돌봄노동을 재구성하는 도시를 만들겠습니다. 길을 걷는 것도, 화장실을 가는 것도,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도 불안한 도시, 서울을 바꾸겠습니다.

최초의 노동자 서울시장이 되겠습니다. 저는 아시아나항공 승무 노동자로 일하던 시절 여성에게만 강요되었던 치마복장을 바지유니폼으로 바꿨습니다. 일하는 사람들이 주인공이 될 때 일터와 도시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방역, 돌봄, 청소, 보건 등 수많은 곳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들이 서울의 주인공이 되었을 때 어떤 변화가 만들지 보여주는 노동자 시장이 되겠습니다.

40대 젊은 시장이 역동적인 서울을 만들겠습니다. 산업화 세대의 리더들은 불평등이 가득한 기득권체제를 만들었습니다. 민주화시대 586리더들은 그 기득권에 안주해버렸습니다. 지금은 누구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피자 30분 배달제를 폐지한 것도, 커피전문점 주휴수당 지급 권리를 확보한 것도, 기성세대가 아니라 청년들입니다. 세계적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정치의 제1 주제로 삼도록 목소리 높인 사람은 스웨덴 10대 청소년입니다. 기후위기에 맞서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이라 평가받는 그린뉴딜을 입안한 사람도 미국 청년 정치인입니다. 서울의 변화는 서울의 청년들, 젊은 정치가 주도해야 합니다. 저 권수정이 그 역할을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서울 시민 여러분,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의미를 주장하는 말들이 많습니다. 여당은 제1야당 심판을 말하고, 야당은 집권여당 심판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 말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만이 주인공이고, 시민들은 투명인간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저는 거대 기득권 양당이 배제하고 있는 다수의 ‘투명인간’들과 함께 서울을 전면 수정하고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서울’을 만들겠습니다.

저는 그 ‘다른서울’을 ‘아주 특별한 서울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적정서울, 함께서울, 그린서울로 구체화 하겠습니다.

특별시의 지위를 내려놓고 특별한 도시, 특별한 시장이 되겠습니다.

OECD가입국 도시 중 2위의 인구밀도를 유지하고서는 어떤 부동산정책도 어렵습니다.

서울 적정인구를 산출하고 지방도시와 협력하여 쾌적한 서울을 만들겠습니다. 빛공해 없는 날을 지정하여 은하수 흐르는 밤하늘 도시를 만들겠습니다. 도심 차량진입을 강력 억제하고, 지상주차장을 덜어내 미세먼지⦁기후위기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재산세 탄력세율을 적용하여 50% 인상하는 강력한 조세정책으로 불평등문제 바로잡겠습니다. 박원순 전 시장 때 무산된 서울인권헌장을 새로운 서울시장의 첫 선언으로 할 것입니다)

권수정은, ‘적정서울’ 구상으로 서울을 전면 수정하겠습니다.

서울인구를 적정화하고, 서울 주도 균형발전 전략을 시행함으로써 서울특별시를 해체하겠습니다. ‘수도 이전’을 앞장서서 추진하는 시장이 되겠습니다. 수도 이전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대학의 서울집중을 해체하기 위해 ‘국공립대학 통합 네트워크’ 정책을 함께 추진하겠습니다. 서울형 주택연금제도를 도입하겠습니다. 자가소유 어르신이 주택연금을 신청하면 희망하는 지방도시의 주거지원과 연금을 받습니다. 그 대신 서울집은 저렴한 장기 전월세로 청년들이 살 수 있습니다.

살아보고 결정하는 지방이전 지원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지방이전을 희망하는 시민에게 1년간 주거비와 생활비를 보조합니다. 특별히 귀농을 희망하는 시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현재 1년 60세대 지원의 제한을 해제하겠습니다.

적정서울은 부동산가격 거품을 걷어낸 도시입니다. 임대인과 세입자가 5년 간 전월세, 임대료를 동결하거나 인하하는 안심거주 상생협약을 체결하는 경우, 각 1천만원을 지원하겠습니다. 서울형 주거보장제도인 월세 25만원 내외의 ‘서울 정의스테이’를 1년에 10만개씩 확보하겠습니다. 재산세 세율을 50% 인상하고, 취득세 세수증가분을 더해 “함께상생기금”을 조성하겠습니다.

권수정은 노동자, 여성, 영세 자영업자와

“함께서울” 구상으로 서울을 전면 수정하겠습니다.

서울형 확대재정정책을 시행하여 서울형 주거 및 일자리보장제도를 도입하겠습니다. 현재 4조원 수준의 지방채 발행을 10조원까지 확대하겠습니다. 지방채 6조원은 앞서말한 서울 정의스테이를 매년 10만개씩 확대해 나가는 비용으로 삼겠습니다. 4조원은 서울 공공 플랫폼노동자와 공공 돌봄노동자에게 월 300만원을 지급하는 공공 일자리 11만개를 만드는 데 활용하겠습니다. 정부는 거대기업이 어려울 때는 공적자금 등으로 최종 후견인 노릇을 했습니다. 서울시는 일자리가 필요한 사람에게 최종 고용자가 되겠습니다.

최초로 친노동 서울정부를 만들겠습니다. 노동부시장을 신설합니다. 노동부시장은 서울의 모든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의 인권과 직장민주주의의 호민관이 될 것입니다. 노동자 대표와 협의하여 서울시장 직속 노사관계기획관을 임명하고, 감사위원회에 노동감사담당관을 위촉하겠습니다. 서울형 생활임금을 현재의 1만 702원에서 1만 5천원으로 대폭 증액하여, 도시근로자 1인 월평균 소득인 264만5천원의 시간당 임금 수준에 맞추겠습니다.

성평등이 기본이 되는 안전한 서울을 만들겠습니다. 젠더정책국, 서울젠더안전진흥원을 신설하겠습니다. 제가 아시아나 항공에서 바지유니폼을 도입했듯이 두 기관은 여성에게만 강요되는 꾸밈노동을 폐지하기 위해 여성들의 구투운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습니다. 안전한 삶의 지도를 그리겠습니다. 서울시 공무원 뿐 아니라 산하·위탁기관 직원에게도 젠더평등 교육을 전면 의무화하고 이를 인사에 반영하겠습니다. 서울형 젠더폭력 신고 어플을 경찰과 연계하여 운영하며, 전담변호사를 지원하겠습니다. 서울에서 실시하는 민방위 교육에 젠더폭력 교육을 의무화하겠습니다. 매년 열리는 퀴어 퍼레이드를 서울시 공식 후원으로 개최하도록 하고 저도 함께 누리겠습니다.

권수정은, “그린서울” 구상으로 서울을 전면 수정하겠습니다.

기후위기에 늦지 않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비상한 서울형 그린전환 정책이 필요합니다. 미군에게 반환받는 용산기지는 개발이 아니라 서울의 허파로 조성하고, 보호해야 합니다. 남산과 용산, 한강의 생태축을 잇는 넓은 녹지공간을 조성하고 지키겠습니다. 녹색교통의 도시로 서울을 전면 수정하겠습니다. 시민정책평가 1위를 차지한 공공자전거 따릉이 등 공유교통플랫폼을 더욱 확대하고, 마을버스부터 완전 공영화하여 시내버스까지 확대하겠습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서울에서 화석연료차 운행을 금지하고, 서울지역 주차장 사용료와 노후경유차 과태료를 대폭 인상하겠습니다.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 지하도시구상과 연계된 사업을 모두 재검토하겠습니다. 미래서울의 색깔은 녹색이고 이것은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에 대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서울 시민 여러분,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서울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에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선거이기도 합니다. 기후위기와 코로나 사태, 극단적 불평등에 직면한 전 세계는 생존을 위한 변화에 착수했습니다. 변화가 필요할 때 변화의 정치를 주도할 정치인과 정치세력을 선택해 주십시오.

서울을 10년 전 그대로 머무르게 해서는 안됩니다. 이번 선거는 변화를 열망했던 촛불시민의 뜻을 배반한 민주당 정부를 심판하는 선거입니다. 아직은 사면복권시킬 수 없는 보수정당 국민의힘을 묶어 두는 선거입니다. 위기 앞에서 서울 전면 수정을 시작해야 하는 선거입니다. 저 권수정이 서울을 전면 수정하겠습니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서울의 변화를 이끌 정의당과 권수정에게 주목해 주십시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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