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1.11 16:39

분당서울대병원 척추연구팀 등 산학연구단 "수술 정확도·안전도 획기적 향상"

의료진이 척추고정을 위한 나사못의 위치를 AR을 통해 보고 있다.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척추고정을 위한 나사못의 위치를 AR을 통해 보고 있다. (사진:분당서울대병원)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정형외과 분야에 증상현실(AR)기술을 접목한 수술지원 플랫폼이 대학 의료진과 공대 기술진 등이 참여한 산학연구단에 의해 개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척추연구팀(정형외과 염진섭·김호중·박상민 교수)은 서울대·인하대·숭실대 공대와 세브란스병원, 국내 광학기술 개발업체가 공동으로 척추수술에 AR기술을 활용한 ‘영상유도수술 플랫폼' 제작에 성공했다고 11일 밝혔다.

집도의는 척추뼈를 고정하기 위해 나사못을 사용한다. 척추측만증 및 후만증, 요추추간판탈출증, 척추분리증 환자가 대상이다. 이때 수술 예후를 결정짓는 요소는 나사못의 정확한 위치다. 이를 위해 기존에는 수술기구 삽입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방사선 투시기를 이용했다. 하지만 투시기 역시 정확하지 않아 의사의 경험과 감각이 많이 작용했다. 

하지만 새로운 플랫폼에선 집도의가 착용한 안구촬영용 IR카메라가 의사의 시선을 추적해 표적 부위를 3차원적으로 정밀하게 시각화한다. 이렇게 되면 마치 좌표가 그려져 있는 종이를 덧대고 그 위에 나사못을 고정하는 것처럼 정확하고 정교하게 수술을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척추수술 후에도 요통이 개선되지 않는 사례가 많다. 이른바 불완전수술에 의한 척추불안증이다. 나사못이 신경을 건드리거나, 척추가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통증이 계속 남는 것이다.

이 플랫폼은 수술 정확도 뿐 아니라, 환자와 의료진이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게다가 다른 수술에도 응용이 무궁무진하다. 증강현실을 이용한 영상유도수술 플랫폼은 척추수술을 비롯한 외과계열 뿐 아니라 내시경시술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상민 교수는 “AR을 이용하면 지금보다 더 정교하고 안전한 수술이 가능해진다”며 “관련 기술을 이용한 수술 교육 프로그램 역시 활성화돼 효과적인 교육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주관하는 ‘가상·증강현실 분야 국가전략 프로젝트’사업의 일환으로 2017년부터 진행돼 왔다. 산학연구단은 이번 연구에서 확보한 원천기술을 로봇기술과 접목시키는 후속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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