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남희 기자
  • 입력 2021.01.13 13:39
쌍용차 회사 전경 (사진제공=쌍용차)
쌍용차 회사 전경 (사진제공=쌍용차)

[뉴스웍스=김남희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쌍용자동차 노조가 쟁의 중단을 약속해야 회사에 자금을 지원해준다는 내용의 발언에 대해 노동계가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앞서 지난 12일 이동걸 회장은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쌍용차 노사에 "단체협약은 1년 단위에서 3년 단위로 늘리고, 흑자가 나오기 전까지 일체의 쟁의 행위를 중지한다는 내용의 각서를 제출하라"며 "이 두 가지 조건이 제시되지 않으면 사업성 평가와 더불어 산업은행은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자 전국금속노동조합은 당일 오후 성명을 내고 "노조 혐오 편승해 노동자에 책임 떠넘기고, 안되면 무조건 노조 탓하는 게 바로 산은본색(本色)"이라며 산은과 이 회장을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성명에서 "산은은 이름만 은행이지 재벌 뺨치는 기업집단"이라며 "덩치만 기업집단인 것이 아니라 하는 것도 재벌·대기업의 뒤틀린 행태를 고스란히 따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에 대해 "쌍용자동차 회생의 각오나 방안은 없이 엉뚱한 노조혐오만 늘어놓았다"며 "본인 직함이 회장이다 보니 국책은행장이라는 지위는 잊고 '안되면 노조 탓'이라는 재벌총수 놀이에 빠진 모양새"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아울러 이 회장이 쟁의행위 중지 각서를 요구한 것에 대해 "쟁의권은 노동자의 권리이며 노동을 혐오하는 것이야말로 자해행위"라며 "이 회장의 반헌법의식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3년으로 늘리라는 것에 관해선 "개악 노조법의 독소조항을 산업은행이 제일 먼저 꺼내 들었다는 사실은 많은 자본가에게 용기를 줄 것"이라며 해고 노동자의 복직에는 소홀했던 산은이 기업의 이해관계에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쌍용차가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상황에서 채권자이자 문재인 정부 산업정책의 집행기관 격인 산은 회장이 '흑자가 나오기 전까지' 노동조합의 무장해제를 요구하고, 지원의 조건을 단 것은 법원의 권한을 침해하거나 영향을 미치려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노조는 이 회장에 대해 "쌍용자동차 노사에 각오를 다지라고 훈수 두기 전에 국책은행장의 본분부터 지켜야 한다"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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