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1.13 13:27

가톨릭의대 이현수 교수팀…"상용화되면 세계 시장 견인 가능"

일반 인공수정체와 레이저 나노패터닝 인공수정체 비교 사진. 맨 위가 렌즈위에 레이저로 홈을 판 사진이다.
일반 인공수정체(중간)와 레이저 나노패터닝 인공수정체 비교 사진(아래). 맨 위는 렌즈 위를 레이저로 홈을 판 사진.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백내장 수술 후 흔히 나타나는 ‘후발백내장’ 합병증을 막는 인공수정체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고령화시대에 엄청난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세계 인공수정체 시장을 견인할 기술혁신으로 평가되고 있다.

가톨릭의대 은평성모병원 안과 이현수 교수팀은 후발백내장이 발생해 시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레이저 나노패터닝 인공수정체’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후발백내장은 인공수정체 삽입술 후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합병증이다. 백내장 수술은 노화로 인한 혼탁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치료법이다. 이 과정에서 수술 후 일부 남아 있던 본래의 수정체 세포가 증식하면서 섬유화가 진행된다. 이렇게 되면 인공수정체 주머니의 뒷면(후낭)이 뿌옇게 변해 소위 후발백내장이 발생한다.

의학적으로 후발백내장은 백내장 수술환자의 20~30%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졌지만 치료받지 않는 환자를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교수팀은 수정체 세포가 후낭으로 이동하는 것을 억제하면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이에 따라 '펨토초 레이저(Femtosecond laser)'를 이용해 인공수정체의 가장자리에 다양한 디자인을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여기서 펨토초는 1000조분의 1초(10-15)를 말하는 것으로 '펨토초 레이저'는 빛의 파장이 매우 짧은 빛이다. 따라서 매우 작은 세포까지 수술할 수 있어 안과용 각막이식이나 라식수술에 사용된다.

이 교수팀은 펨토초 레이저를 이용해 인공수정체 가장자리에 나노 및 마이크로 크기로 성벽과 같은 여러 개의 홈을 파는 디자인을 고안해 냈다. 연구 결과, 이렇게 디자인한 수정체는 수정체 세포의 이동과 증식이 어려워 후발백내장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금까지 후발백내장이 발생하면 레이저로 혼탁한 후방수정체를 절제해 내는 수술을 한다. 문제는 이렇게 후낭절제술을 받으면 인공수정체를 다시 교체하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 불가능하다. 이것이 후발백내장 억제 렌즈가 획기적인 기술로 평가되는 이유다. 현재 인공수정체는 100% 외국브랜드를 수입해 쓴다.

이 교수는 “고령화 시대를 맞아 인공수정체 시장이 매년 급성장하고 있다”며 “후발백내장 억제 렌즈가 상용화되면 전세계 노안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노안교정을 위한 다초점수정체 같은 프리미엄 인공수정체의 기능을 유지하고 최적화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전호정 책임연구원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진행됐다. 연구결과는 생체소재 분야의 세계적인 학술지 ‘Acta Biomaterialia’(IF: 7.242)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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