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주진기자
  • 입력 2016.04.19 19:06

자동차업체·IT업체 협력해 스마트카 시장 주도권 잡기 위한 시도

정의선(왼쪽 세번째) 현대차 부회장이 19일 현대자동차그룹 양재사옥에서 척 로빈스 시스코 CEO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시스코와 손잡고 스마트카(미래차) 개발에 착수한다. 신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미래자동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 세계적인 네트워크 장비업체와의 협력을 선언한 것이다.

이번 협력은 현대자동차가 자체 개발보다 외연 확장을 통한 미래차 산업으로의 진출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최근 자동차 회사와 IT업체가 협력을 꾀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이를 위해 19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에서 정의선 부회장과 척 로빈스 시스코 최고경영자(CEO) 등 양사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차량 네트워크 기술’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양사가 힘을 합쳐 개발하기로 한 차는 ‘커넥티드카’로, 자동차와 자동차, 집, 사무실, 나아가 도시까지 하나로 연결되는 개념을 일컫는다. 그만큼 초고속 네트워크 기술이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시간과 공간을 물리적으로 연결하고 확장하게 될 미래 커넥티드카는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놀랍고 새로운 생활의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미래 모빌리티(이동성)의 품질과 안전, 보안 측면에서도 완벽한 혁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협업은 현대차가 주도하는 미래 커넥티드카 및 새로운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조기에 현실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척 로빈스 시스코 CEO도 "이번 협업을 통한 기술적 혁신은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창출할 뿐 아니라 자동차 산업의 디지털 파괴, 즉 디지털화를 통한 파괴적 변화를 이끌게 될 것"이라면서 "커넥티드 카, 보안, 대용량 커뮤니케이션 전 부문에 걸친 기술에서 앞선 양사의 경쟁력이 업계 선두 플랫폼을 구축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시스코는 세계적인 장비업체로 스마트카에 적용될 각종 데이터 송수신 장치와 개별 통신·제어 장비를 개발하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사는 국내 벤처기업에 커넥티드카(미래차) 모의 테스트를 맡겨 기초 연구를 함께 진행하는 등 국내 벤처산업의 발전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애플 등 세계적인 기업은 물론 삼성 역시 미래차 전장사업에 뛰어들기로 하는 등 점차 치열해지는 미래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현대차가 연대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 같은 연대전략은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취한 선택이기도 하다. 폭스바겐과 LG전자는 사물인터넷(IoT) 기술 개발에 머리를 맞대기로 했으며 볼보사와 마이크로소프트는 무인자동차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당분간 자동차 회사와 IT업체의 협력은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편 현대차는 구글, 애플과의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차량에서도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오토'와 '카플레이'를 양산차에 적용한 바 있다. 지난 2015년 미국 시장에서 선보인 소나타에 세계 최초로 안드로이드오토를 적용, 현대차의 혁신적 이미지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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