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1.01.14 12:01

서영덕, 남상환 한국화학연구원 박사 연구팀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나노 물질에 작은 빛 에너지를 쏘여주면 물질 내에서 빛의 연쇄증폭반응이 일어나 더 큰 빛 에너지를 대량 방출하는 ‘광사태 현상’이 세계 최초로 발견돼 네이처지 표지 논문에 선정됐다. 

광사태 나노입자는 바이러스 진단 등 바이오·의료 분야, 자율주행자동차 등 첨단 IoT 분야, 태양전지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 등 미래 기술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적으로 나노 물질은 빛 에너지를 흡수하면 일부는 열에너지로 소모하고, 나머지를 처음 흡수한 빛보다 작은 에너지의 빛으로 방출한다. 

대부분의 물질에서 하향변환이 일어나는 것과 달리, 일부 원소의 나노물질에서는 상향변환이 일어난다. 

작은 에너지의 빛을 흡수해서 더 큰 에너지의 빛을 방출한다.

이 상환변환 나노 물질(UCNP)을 이용하면, 광원으로 작은 에너지의 적외선을 사용할 수 있어서 측정하고자하는 시료를 제외한 이물질에 빛이 잘 도달하지 않아 노이즈가 적으며, 작은 에너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시료에 손상을 주지 않는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상향변환 물질은 차세대 바이오 의료 기술, IoT 기술, 신재생 에너지기술 등에 활용 가능성이 높아 최근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상향변환 나노 물질(UCNP)은 광변환 효율이 1% 이하로 매우낮기 때문에 현재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걸림돌을 해결할 수 있는 특별한 상향변환 나노 물질인 광사태 나노입자가 처음으로 발견된 것이다. 연구팀이 발견한 광사태 나노입자는 광변환 효율을 기존 상향변환 나노물질보다 매우 높은, 40%까지 높일 수 있다.

서영덕, 남상환 한국화학연구원 박사 연구팀은 미국·폴란드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로, ‘툴륨’이라는 원소를 특정한 원자격자 구조를 가진 나노입자로 합성하면 작은 에너지의 빛을 약한 세기로 쪼여도 빛이 물질 내부에서 연쇄적으로 증폭 반응을 일으켜 더 큰 에너지의 빛을 강한 세기로 방출하는 현상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발견한 이 현상은, 일단 빛이 나노 입자에 여러번 다중으로 흡수되면, 나노입자를 구성하는 원자 격자 구조 속에서 빛의 연쇄증폭반응이 일어나 다시 더 큰 에너지의 빛을 강한 세기로 방출하는 광학현상이다. 

광사태 나노입자에 레이저 포인터 수준의 약한 세기의 빛만 쪼여줘도 매우 강한 세기의 빛을 방출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 새로운 현상의 발견을 통해, 빛으로 보기 힘든 매우 작은 25nm 크기의 물질을 높은 해상도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향후 화학연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팀과 함께, 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응용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광사태 나노입자는 기존 전지가 흡수·활용할 수 있는 빛의 영역보다 더 긴 파장의 빛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전지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광사태 나노입자를 활용해 임신진단키트 형태의 바이러스 진단 키트 등 체외진단용 바이오메디컬 기술, 레이저 수술 장비 및 내시경 등 광센서 응용기술, 항암 치료와 피부 미용 등에 쓰이는 체내 삽입용 마이크로 레이저 기술 등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레이저 포인터보다 더 약한 세기의 LED 빛으로도 광사태 현상을 일으키기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서영덕 박사는 “이번 연구성과는 빛을 활용하는 모든 산업과 기술에 광범위하게 쓰일 수 있어 향후 미래 신기술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바이오 의료분야를 비롯해 자율주행자동차, 인공위성 등 첨단 IoT 분야, 빛을 활용한 광유전학 연구나 광소재 등의 포토스위칭 기술 분야 등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후속 연구를 통해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겠다”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한국화학연구원 강소형 연구과제, 한국연구재단 글로벌연구실(GRL) 지원사업과 산업자원부의 산업기술혁신사업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시간 14일자 네이처의 표지논문에 선정됐다.

서영덕(왼쪽) 책임연구원, 남상환 책임연구원 (사진제공=화학연구원)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