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1.01.16 00:15
아마존 강에 서식하는 전기 뱀장어. 전기 충격으로 물고기를 사냥한다. (사진제공=BBC)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강력한 전기 충격을 주어 먹이를 사냥하는 전기뱀장어가 떼로 사냥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그 동안 전기뱀장어는 단독사냥을 한다고 생각됐다.

하지만 무리를 지어 작은 물고기떼를 몰아 한 곳으로 몰아 넣은 뒤 일제히 고전압 펄스를 가하는 방법으로 사냥하는 전기뱀장어가 발견됐다.

도글라스 바스토스 브라질 아마존 조사 연구소 연구원 등은 2012년 아마존 강 지류인 이리리 강의 웅덩이에서 이런 모습을 발견한 뒤 이후 지속해서 관찰해 그 결과를 과학저널 ‘생태학 및 진화’ 최근호에 실었다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웅덩이에는 1.2∼1.8m 크기의 전기뱀장어가 100마리 넘게 모여 산다.

이들은 깊은 곳에서 쉬다가 어스름과 새벽 2차례에 걸쳐 사냥에 나선다. 사냥할 때가 되면 물 표면으로 떠오른 뱀장어들이 큰 원을 그리며 20∼30분 동안 준비 작업을 한다.

웅덩이에는 테트라를 비롯한 2∼5㎝ 크기의 다양한 소형 물고기가 사는데 뱀장어 무리는 이들을 서서히 몰아 얕은 곳으로 몰아넣는다. 수심 1m 이하의 얕은 곳에 작은 물고기가 모이게 되는데 전기뱀장어들이 동시에 몸을 에스 자로 구부리며 강력한 전기 충격을 가한다.

작은 물고기들은 끓어오르듯 물 밖으로 뛰어오르지만 감전돼 바닥에 가라앉고 뱀장어들은 이를 주워 먹는다.

카를로스 데 산타나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 연구원은 "정말 놀랍다. 우리는 전기 뱀장어가 고독한 동물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늑대나 범고래에서 보듯 협동사냥은 포유류에서는 흔하지만 물고기에서는 매우 드물다”라고 말했다.

이 전기뱀장어는 볼타전기 뱀장어 인데, 기존의 전기뱀장어보다 210V나 높은 860V의 고전압을 내는 신종이다.

전기뱀장어는 전기 펄스를 빠른 속도로 반복해서 발사하는 방식으로 먹이를 사냥한다. 충격 지속시간은 500분의 1초로 짧지만 고통스러운 근육 경련을 일으켜 사람도 쓰러뜨릴 정도로 위력이 크다.

산타나 박사는 "이론적으로 10마리가 전기를 동시에 방출한다면, 최대 8600볼트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그것은 100개의 전구를 작동시키는 데 필요한 전압과 거의 같다"라고 말했다. 

연구자들은 앞으로 사냥에 나서는 전기뱀장어들이 어떤 방식으로 소통하며 친족과 위계 관계가 어떤지, 여러 마리가 공격했을 때 전기 충격이 증폭되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전기 뱀장어가 한꺼번에 전기로 공격하자 한데 모여 있던 물고기들이 물밖으로 뛰어 오르고 있다. (사진제공=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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