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21.01.19 12:00

세바스쳔 로열 KIST 박사 연구팀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세바스쳔 로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 박사팀이 해마의 장소세포가 장소에 대한 정보를 마치 바코드처럼 빈도코드와 위상코드를 이용하여 저장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경로상의 지형비물이 복잡한지 단순한지에 따라 장소세포의 활성화 영역과 사용전략이 달라지는 병렬적 정보처리 메커니즘을 갖고 있음을 규명했다.

KIST 연구진은 두 가지 유형의 공간 실험을 통해 해마의 장기기억 형성과 활성화 기초 원리를 확인했다. 

첫 번째로 공간훈련 장치인 트레드밀의 긴 벨트에 빈 구간과 작은 물체들이 산재한 구간을 만들어 쥐가 순차적으로 달리도록 훈련했고, 두 번째는 원형의 통에 물체들을 배치하거나 완전히 비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간 기억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추측되지만, 구체적인 기능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해마의 소영역인 CA1 과 CA3에 실리콘 탐침 전극을 심어 신경세포의 활성도를 분석했다.

두 실험에서 유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해마는 공간·위치·물체의 상황과 환경 조건에 따라 서로 다른 뇌 영역과 별개의 입력장치 및 정보처리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관찰됐다. 

물체가 없는 단순한 환경에서는 CA1 표면에서 하나의 신경세포가 활동전위를 발동시키는 빈도수를 공간과 위치정보와 매칭하여 저장하는 ‘빈도코드’를 사용하는 세포 집단이 활성화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반대로 물체가 많은 복잡한 환경에서는 CA1 심층부의 활성도가 높아지면서 정보처리에 여러 신경세포들 사이의 시간간격들을 함께 저장하는 위상코드가 주로 활용되는 것이 관측됐다.

이는 포괄적인 위치와 공간 감각을 제공해야 할 때는 빈도코드가, 물체의 정확한 위치 및 공간과의 관계를 기억하는 데는 위상코드가 더 많이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CA3 영역의 기능도 파악됐다.

CA3는 내후각 피질과 함께 CA1에 정보를 입력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단순한 환경에서는 주로 CA3가, 복잡한 환경에서는 내후각 피질 영역이 CA1에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음을 알게된 것이다.

세바스쳔 로열 박사는 “연구를 통해 해마가 어떻게 정보를 처리하는지를 이해할 수 있으며, 이것은 기억의 기초 원리를 보다 심층적으로 밝히는 토대가 될 것”이라며 “알츠하이머성 치매, 기억상실, 인지장애 같은 해마 손상 관련 뇌질환을 치료 및 진단하는 기술과 함께 생물학적 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으로 KIST 주요사업을 통해 수행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뉴런’ 최신 호에 게재됐다. 

세바스쳔 로열 박사 (사진제공=K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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