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1.01.18 14:42

"부사관, 예우받고 싶다고 내부 문제 외부에 진정하는 건 옳지 않아"
육군 안팎서 '부사관들의 육군참모총장 망신주기·길들이기'란 개탄도

신원식 당선인.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웍스 DB)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일부 부사관들이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한 것에 대해 "엄정한 군기와 골육지정의 병영이 무참히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신 의원은 육군 3성 장군 출신의 국방 전문가이다. 

신 의원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입장문 등을 통해 "부사관들이 육군 최고 책임자인 참모총장을 대상으로 '인권위 진정'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의원은 "군 조직 양대 축은 장교단과 부사관단이다. 장교는 관리자, 부사관은 전문가 그룹으로 서로 존중하고 협력해야 최상의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이상적인 군대는 계급보다 직무로 일하고 직무로 존중받는 것이겠지만, 현실에서의 강한 군대는 계급을 존중하고 상명하복의 질서 안에서 서로 존중할 때 가능하다. 특히 부사관단의 경험과 연륜을 예우받고 싶다고 군 내부 문제를 외부에 진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용사들이 자신들에게 누구도 반말을 하지 말라고 진정하면 군의 기강이 서겠는가?"라고 강조했다.

앞서 인권위에 따르면 최근 육군 주임원사 일부가 지난해 12월 남 총장이 화상회의에서 "장교들의 (부사관을 향한) 반말 지시는 당연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자신들의 인격권을 침해했다며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은 진정서에 "남 총장이 '나이가 어려도 반말로 지시하는 장교들이 있다. 당연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존칭을 써주면 오히려 감사하다고 생각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임원사는 육군 대대급 이상 부대의 최선임 부사관이다. 부사관 중 복무 기간이 가장 길고, 나이도 많다. 이 때문에 계급으로는 장교가 높더라도 서로 존대하며 상호존중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에서 낸 진정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많은 부대에서 암묵적으로 장교와 부사관이 상호 존대하는 문화가 존재한다. 

이와 관련해 신 의원은 "예비역 부사관의 입장은 '남 총장의 발언 의도는 알겠지만 진중하지 못했다'는 분위기이고, 육군 안팎에선 '부사관들이 이젠 참모총장까지 길들이려는 것인가?', '총장 망신주기로 장교단과 부사관단 편가르기가 아니냐?'는 개탄도 나오고 있다"고 군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신 의원은 남 총장 발언의 진의와 배경을 확인한 결과, 알려진 내용과 의도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남 총장 발언은) 최근 각급 부대에서 부사관들이 장교를 집단 성추행하거나 명령 불복종을 하는 등 하극상이 잇따르는 상황을 우려하여 '나이로 생활하는 군대는 아무 데도 없다', '나이 어린 장교가 나이 많은 부사관에게 반말로 명령할 때 왜 반말로 하느냐고 접근하는 것은 군대 문화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상명하복과 군 기강 확립을 강조한 것"이라며 "군은 엄정한 군기가 생명이고 엄중한 질서가 우선인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이번 이슈가 장교단과 부사관단이 역지사지하고 자성할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며 "지난 2001년 하사관(下士官) 명칭을 부사관(副士官)으로 개칭하고, 장교단·부사관단의 계급 상하관계를 인정하되 상호 존중하게 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엄정한 군기와 골육지정은 원만한 소통과 권위보다 직무를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생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장교단과 부사관단이 제도적인 소통의 장을 마련해 서로 애로와 불편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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