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01.21 08:56

"평화·진보·안보 위해 강력하고 믿을 수 있는 파트너 될 것…내 영혼은 미국인 통합시키는 데 있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CNN캡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CNN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제46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상원의원 36년, 부통령 8년을 지냈으며 미 대통령 직에 세 번째 도전 끝에 끝내 집권하는데 성공했다. 78세로 미국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다.

노선과 정책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상반되는 위치에 서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전임 행정부와 철저한 단절 속에 새로운 리더십을 필치게 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낮 워싱턴D.C. 연방의사당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취임선서와 취임사를 하고 대통령직 업무를 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역사와 희망의 날"이라며 "민주주의가 이겼다"고 선언했다.

이어 "통합 없이는 어떤 평화도 없다"며 "내 영혼은 미국인을 통합시키는 데 있다"고 통합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시위대의 의사당 난입 사태를 상기시키면서 "얼마 전 폭력이 의사당의 토대를 흔들려고 했다"며 "오늘 우리는 한 후보가 아닌 민주주의라는 명분의 승리를 축하한다. 친구들이여, 지금, 이 순간 민주주의가 승리했다"고 피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외 정책과 관련해 "우리는 단지 힘의 본보기가 아니라 본보기의 힘으로 이끌 것"이라며 "우리는 평화와 진보, 안보를 위해 강력하고 믿을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우리의 동맹을 회복하고 다시 한번 전 세계에 관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과거 대통령 취임식은 수십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축제 같은 행사였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무장 시위 우려가 커지자 2만 5000명의 주방위군이 지키는 군사작전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오찬, 퍼레이드, 무도회 등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온라인 행사로 진행됐다.

바이든 대통령에게는 앞으로 미국의 전염병 대유행과 경기 침체 및 극심한 내부 분열 등을 해소해야 할 과제가 주어졌다.

이를 반영하듯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 입성한 뒤 곧바로 10개가 넘는 행정명령이나 지시 등에 서명하며 취임 첫날부터 강한 국정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특히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를 폐기 1순위로 꼽아온 그는 국제사회에서 트럼프 시대와 차별화하며 새로운 질서 구축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바이든은 트럼프식 외교정책이 미국의 위상 저하를 초래했다고 보고 미국의 주도적 역할을 기반으로 한 다자주의 부활, 동맹 복원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을 상대로 벌인 각종 무역 갈등, 방위비 인상 압박이 상당 부분 해소되거나 완화할 것이라는 관측을 불러 일으켰다. 또한 이것은 한미동맹 강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미국이 최대 경쟁자로 인식하는 중국에 대해선 전임 행정부의 강경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 비핵화의 경우 바이든의 동맹 및 조율 중시가 한국에게는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지만, 트럼프의 하향식 대신 실무협상부터 시작하는 상향식 접근법이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투명하다.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선 무엇보다도 미국 내부의 산적한 현안 해결이 쌓여있다는 분석이다.

전 세계 감염자와 사망자 1위인 코로나19 극복, 보건 위기에서 초래된 극심한 경기침체, 깊어질 대로 깊어진 분열 해소가 급선무다.

한편 대선과 함께 치러진 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 다수석을 차지함으로써 바이든 행정부가 향후 국정운영을 뒷받침할 기반은 마련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인준 청문회를 통과한 각료 한 명 없이 출범하는 상황과 트럼프의 탄핵심판으로 인한 탄핵 정국 및 코로나19 예산안을 비롯한 각종 개혁과제에 대한 공화당의 반대 기류는 바이든 정부가 넘어야 할 산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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