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1.01.21 13:26

"높이려면 딥러닝 포함 AI·신재생에너지 연구개발투자 지원해야"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우리나라의 추세 성장률이 2010년대 2% 수준으로 낮아진 가운데 추세 성장률을 끌어 올리려면 인공지능(AI)과 신재생에너지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기술개발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한국 경제의 추세 성장률 하락과 원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경제는 2010년대 연평균 2.3% 수준의 생산가능인구 1인당 실질GDP 성장률(추세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동일기간 OECD에 가입한 37개 회원국의 평균 성장률인 1.4%보다 높으며 상위 11번째에 해당한다. 다만 한국경제가 과거(1981~2009년) 경험했던 5.5%의 추세성장률을 감안하면 2.3%는 매우 낮아진 수준이다.

추세 성장률의 1차 하락기는 1980년대 후반(7.7%)부터 1998년(4.0%)까지며 이 같은 추세 성장률 하락은 총요소생산성 요인 둔화와 평균 노동시간의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추세 성장률은 외환위기 이전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총요소생산성은 1989년부터 둔화됐는데 1989년은 1980년대 중후반 우리 경제에 호의적인 여건을 조성했던 3저 호황(저금리·저유가·저달러)이 종료된 시점과 일치한다. 평균 노동시간 감소도 1989년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인한 법정 근로시간 단축(주 48→44시간)에 기인한다.

2차 하락기는 2001년(4.4%)부터 2010년 초반(2.0%)까지다. 2000년대 초반 IT붐이 꺼지면서 둔화된 설비투자와 총요소생산성 요인 부진으로 추세 성장률이 하락했다.

2010년대 초반 이후 추세 성장률은 2000년 연평균 추세 성장률(3.6%)에 비해 1.6%포인트 낮은 2.0% 수준을 유지 중이다. 총요소생산성요인이 둔화되면서 추세 성장률을 1.2%포인트 끌어내렸다. 자본 스톡요인도 0.4%포인트 감소에 기여했다.

이처럼 활발한 기술혁신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증가세가 감소하는 현상인 ‘생산성 역설’이 나타난 가운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기업의 투자활동도 부진했다. 다만 평균 노동시간의 경우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여성의 고용률 증가가 이를 상쇄해 총노동시간의 경우 추세 성장률 하락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했다.

보고서는 “향후 추세 성장률 제고를 위해서는 총요소생산성과 관련된 경제 및 사회적 요인의 전반적인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딥러닝을 포함하는 인공지능과 기후변화로 인해 주목받는 신재생에너지 등의 분야에 대한 R&D 투자를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이들 분야에 대한 투자는 가시적인 생산성 증대로 이어지는데 실행시차가 발생할 수 있음에 유의하고 투자지출의 효율성이 제고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신생기업이 시장에 진입해 잠재적 일반목적 기술에 대한 보완적 혁신을 수행할 수 있는 시장환경 조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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