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교 기자
  • 입력 2021.01.22 15:41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사진=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조영교 기자] 지난 2019년 검찰이 노무현재단의 금융거래 정보를 사찰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22일 해당 의혹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인정하며 사과했다. 

유 이사장은 22일 노무현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에서 "누구나 의혹을 제기할 권리가 있지만 그 권리를 행사할 경우 입증할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19년 12월 24일, 저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검찰이 2019년 말 또는 12월 초 사이 어느 시점에 재단 계좌의 금융거래 정보를 열람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며 "사실이 아닌 의혹 제기로 검찰이 저를 사찰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검찰의 모든 관계자들께 정중하게 사과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노무현재단의 후원회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저는 입증하지 못할 의혹을 제기함으로써 노무현재단을 정치적 대결의 소용돌이에 끌어들였다"고 반성했다.

또한 "'알릴레오' 방송과 언론 보도를 통해 제가 제기한 의혹을 접하셨던 시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사실의 뒷받침이 없는 의혹 제기는 여론 형성 과정을 왜곡한다. 이 문제와 관련해 제가 했던 모든 말과 행동을 돌아보았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전 비평의 한계를 벗어나 정치적 다툼의 당사자처럼 행동했다"며 "대립하는 상대방을 '악마화'했고 공직자인 검사들의 말을 전적으로 불신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단편적인 정보와 불투명한 상황을 오직 한 방향으로만 해석해 입증 가능성을 신중하게 검토하지 않고 충분한 사실의 근거를 갖추지 못한 의혹을 제기했다"며 "말과 글을 다루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으로서 기본을 어긴 행위였다. 많이 부끄럽다.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저의 잘못에 대한 모든 비판을 감수하겠다"며 "저는 지난해 4월 정치비평을 그만 두었다. 정치 현안에 대한 비평은 앞으로도 일절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유 이사장은 지난 2019년 12월 24일 유튜브채널 '알릴레오'에서 "검찰이 노무현재단 은행 계좌를 들여다본 것을 확인했다. 제 개인 계좌도 다 들여다봤을 것으로 짐작한다"며 "내 뒷조사를 한 게 아닌가 싶다. 제 처의 계좌도 다 들여다봤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금융실명제법상 수사기관이 수사 목적으로 계좌를 조회하면 최장 1년 이내에 당사자에게 조회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

의혹을 제기한 지 1년이 지났는데도 유 이사장이 이와 관련한 어떤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있자 '조국 흑서'의 저자 중 한 명인 김경율 회계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해당 금융기관에서 연락이 올 때가 됐다"며 유 이사장의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서민 단국대 의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유 이사장의 과거 발언을 인용해 "60이 넘으면 뇌가 썩는다"며 "한때 명민한 지식인이었던 유시민이 계좌추적에 관해 허위사실을 퍼뜨리고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건 그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