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교 기자
  • 입력 2021.01.26 14:30

"무참한 폭력 애써 망각한 후보는 결코 절대 시민의 삶과 인권 보듬을 수 없다"

나경원 전 의원. (사진=나경원 페이스북 캡처)
나경원 전 의원. (사진=나경원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조영교 기자]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서울시장 출마선언과 관련해 "박 후보님. 일말의 책임감과 미안함이 전혀 들지 않으십니까"라며 유감을 표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차분하게 그 한마디를 기다렸다. 제가 기억하는 '정치인 박영선'이라면 조금은 다르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같은 여성이기에, 민주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이기에 짧게라도 미안함을 전하지 않을까 기대했던 것"이라며 "결국 듣지 못했다. 박 후보는 진실을 회피하고 피해자의 고통을, 시민의 분노와 실망을 차갑게 외면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에 이어 인권위도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성희롱의 사실관계를 확실히 인정했다"며 "무엇보다도 이번 재보궐 선거의 원인을 제공한 전임 시장이 같은 민주당 소속이다. 민주당의 후보로 나서는 것만으로도 몰염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기어이 나서셨다면, 어찌 '그 사건'을 모른 척 할 수 있단 말입니까"라며 반문했다.

나 전 의원은 "박 후보님. 일말의 책임감과 미안함이 전혀 들지 않으십니까? 민주당 4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민주당 정권의 장관까지 지낸 후보로서, 짤막한 유감 표명도 그렇게 어렵고 힘든 것이었는지"라며 "씁쓸합니다. 진영이 무엇이길래, 민주당 후보라는 족쇄가 박 후보의 용기를 꺾어버린 것일까"라고 전했다.
 
또한 "극렬 지지층의 반발이 두려워, 한 명의 여성을 향해 가해진 무참한 폭력을 애써 망각한 후보는 절대, 결코 절대 시민의 삶과 인권을 보듬을 수 없다"며 "박 후보님. 오늘은 박 후보님의 출마 선언으로 기쁜 날이기도 하지만 참으로 슬픈 날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날 박 전 장관은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다만 전날 인권위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공식 인정한 것과 관련해 같은 당 후보로서, 서울시장 출마자로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아 나 전 의원이 이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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