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교 기자
  • 입력 2021.01.28 14:13

"단일화, 지루한 샅바싸움으로 비추어진다면 약이 아니라 독"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유튜브 '안철수 TV' 캡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8일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안철수' 캡처)

[뉴스웍스=조영교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28일 야권 후보 단일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빠른 실무협상을 촉구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번 선거에서 야권 후보들의 단일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단일화만이 선거의 유일한 이슈가 돼선 안된다"며 "제가 단일화 경선을 3월에 하더라도 실무협상은 가능한 빠른 시기에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공연 시작을 기다리다 지친 관객들이 다 돌아가고 나면, 뒤늦게 가왕 나훈아가 와도, 한참 뜨는 임영웅이 와도 흥행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일화 방식으로 "각자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일정을 추진하고 공약과 비전 경쟁을 하는 동안 따로 실무협상을 하는 투 트랙(two track) 방식으로 진행한다면, 우선 단일화 불발을 우려하는 야권 지지층을 안심시킬 수 있고 오히려 야권 후보들의 공약과 비전에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을 것이다"며 "단일화 방식에 대한 합의를 마쳐놓으면 양당의 후보가 선출되는 대로 즉시 단일화 과정에 돌입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 아니겠느냐"며 말했다.

또한 "이것이 어찌 저를 위한 것이겠느냐"며 "어떤 일이 있어도 문재인 정권의 정권 연장을 가능하게 하는 일은 결코 없게 하겠다는 단일화를 위한 저의 진정성에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 대표는 "단일화 실무협상이 시작되면 야당의 지도부와 후보들은 어떻게 하면 야권 후보가 본선에서 이길 것인가에만 집중할 수 있다"며 "여당이 관권과 금권으로 민심을 왜곡하려 하겠지만 우리가 정책과 비전과 문제해결 능력으로 승부한다면 이번 선거,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일화 경선을 씨름에 비유하며 "씨름에서 샅바싸움에 집중한 선수는 설사 우승하더라도 천하장사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 관중들은 그 선수가 이겼냐가 아니라 샅바싸움하느라 경기를 재미없게 만들었다는 것만 기억하기 때문"이라며 "단일화가 국민들에게 지루한 샅바싸움으로 비추어진다면 단일화는 약이 아니라 독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질 수 없고, 져서도 안 되는 선거에서 진다면 야권의 미래는 없다"며 "실무협상을 시작하자는 지난주의 제안에 대해서는 이제 충분히 설명드렸으니, 앞으로는 더 이상 이와 관련된 말씀은 드리지 않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번 선거에서 야권이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야권의 책임있는 분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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