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1.02.01 11:38
"법은 냉철하지만 따뜻해야 하고 높지만 낮아야 한다"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박범계 신임 법무부 장관이 "이제 제가 국민의 검찰개혁 명령을 완수하려 한다"며 검찰개혁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박 장관은 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제68대 법무부 장관 취임식에서 "지속가능한 정의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공존의 정의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공조의 정의를 강조하며 인권 보호, 절차적 정의, 소통이라는 3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박 장관은 인권 보호에 대해서는 "역지사지 자세로 인권 친화적 법 집행과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며 "특히 여성, 아동, 장애인 등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그들의 권리보장에 힘써야 한다. 검찰개혁 또한 우리 검사들이 국민의 인권보호관으로서 본래 사명을 충실히 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절차적 정의는 법의 규정된 절차를 준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검찰권의 행사를 포함하는 의미"라며 "이제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낡은 관념과 작별해야 한다. 절제되고 올바른 검찰권 행사를 통해 사람을 살리는 활인의 길을 함께 나아가자"고 당부했다.
또 박 장관은 "법은 냉철하지만 따뜻해야 하고, 높지만 낮아야 한다"며 "장관 업무를 동부구치소 현장에서 시작했고 훗날 제가 업무를 마무리하는 것도 현장일 것이다. 문자와 문서의 옥에 갇히지 않고 저부터 현장에 나가 법에 호소하는 국민을 직접 찾아뵙겠다"고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우리는 이제 막 국민의 명령인 검찰개혁을 위한 한걸음을 내딛었을 뿐"이라며 "검찰은 수사권 개혁 법령 시행에 따른 후속조치를 신속하게 취해야 한다. 위법한 수사를 통제하고 사법 통제관으로서 역할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하며 그에 걸맞게 검찰조직 또한 재편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법무부 구성원들에게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로 인해 큰 어려움을 우리 국민들이 겪고 있다"며 "우리사회 구성원 모두가 법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도록 민생에 힘이 되는 법무행정에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박 장관은 끝으로 "여러분들이 어려울 때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되겠다. 여러분은 제게 주어진 소임을 잘 마칠 수 있도록 수많은 이정표가 되어 달라"며 말을 맺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취임사 전문]
존경하는 법무 가족 여러분! 반갑습니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소임을 다해준 우리 법무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열정과 헌신을 다해 법무부를 이끌어주신 추미애 장관님께도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이제 제가 이어받아 국민의 검찰개혁 명령을 완수하려 합니다.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집니다.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길을 걷게 되어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법무 가족 여러분, 지금 우리 국민은 코로나19 등 대내외적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힘을 모아 위기를 헤쳐나가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대한민국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민생에 힘이 되는 법무행정에 주력해야 합니다. 저 또한 법무행정의 총책임자로서 국민이 원하는 시대정신에 따라 공존의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진력하겠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길이지만 여러분들과 함께라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존경하는 법무 가족 여러분, 이 땅에 지속가능한 정의가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공존의 정의가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정의를 의미합니다. 공존의 정의는 인권 보호, 적법 절차, 그리고 소통을 통해서 실현될 수 있습니다.
첫째, 인권보호입니다. '모든 인류구성원의 천부의 존엄성과 동등하고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세계의 자유 정의 및 평화의 기초이다' 엄혹했던 1948년 세계는 한 자리에 모여 이렇듯이 인권의 존엄을 천명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10조는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인권은 우리 사회가 함께 지켜내야 하는 가장 고귀한 가치입니다. 제가 국회에서도 여러차례 법무부에 묻곤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재차 묻고 싶습니다. 인권을 보장하고 지켜내는 역할을 법무 검찰이 최일선에서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지 않습니까.
여러분, 오랜 관행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납시다. 만일 내가 수사를 받는 사람이라면, 내가 수용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어떨까 생각합시다. 역지사지 자세로 인권 친화적 법 집행과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해주실 것을 당부드립니다. 특히 여성, 아동, 장애인 등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그들의 권리보장에 힘써야 합니다. 검찰개혁 또한 우리 검사들이 국민의 인권보호관으로서 본래 사명을 충실히 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습니다.
둘째, 절차적 정의입니다. 이는 법의 규정된 절차를 준수하는 것은 물론이고 국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검찰권의 행사를 포함하는 의미입니다. 이제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낡은 관념과 작별해야 합니다. 검찰 수사와 같이 강제력이 수반되는 법 집행의 경우 국민 공감과 신뢰를 바탕으로 엄정하되 신속하게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행사돼야 합니다. 검은 사람은 해하기도 하지만 사람을 살리기도 합니다. 절제되고 올바른 검찰권 행사를 통해 사람을 살리는 활인의 길을 함께 나아갑시다.
셋째, 소통입니다. 법은 냉철하지만 따뜻해야 합니다. 법은 높지만 낮아야 합니다. 법무행정 수요자인 국민이 공감하고 만족할 수 있는 법무행정이 돼야 합니다. 항상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민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법무행정 전반을 혁신해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장관 업무를 동부구치소 현장에서 시작했습니다. 훗날 제가 업무를 마무리하는 것도 현장일 것입니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는 오래된 진리를 반추해봅니다. 문자와 문서의 옥에 갇히지 않겠습니다. 저부터 현장에 나가 법에 호소하는 국민을 직접 찾아뵙겠습니다. 우리 법무검찰 구성원들과도 수시로 직접 만나 대화하겠습니다. 오늘은 윤석열 검찰총장과 조금 전에 직접 만났다. 대문만 열어놓고 장관실을 걸어잠그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서로 언제든 허심탄회하게 대화합시다.
존경하는 법무 가족 여러분, 우리는 이제 막 국민의 명령인 검찰개혁을 위한 한걸음을 내딛었을 뿐입니다. 권력기관 개혁 과제를 더욱 가다듬고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검찰은 수사권 개혁 법령 시행에 따른 후속조치를 신속하게 취해야 합니다. 위법한 수사를 통제하고 사법 통제관으로서 역할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합니다. 그에 걸맞게 검찰조직 또한 재편돼야 합니다. 변해야 할 때 스스로 주체가 되어 바꿔야 합니다. 검찰은 이제 경찰과 상호협력을 통해 국민의 인권 보호는 물론 각종 범죄 대응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또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는 견제와 균형을 기조로 유기적 협조도 펼쳐나가야 합니다. 제도적 변화가 수사의 혼선과 퇴보가 아닌 국가범죄 수사역량의 강화로 귀결돼야 합니다.
사랑하는 법무 가족 여러분,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로 인해 큰 어려움을 우리 국민들이 겪고 있습니다. 서민의 주거안정을 두텁게 보호하고 서민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법과 제도를 신속히 정비해 시행해야 합니다. 1인가구, 한부모, 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가족 형태에 맞추어 사회보장적 차별을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미래 세대인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도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법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도록 민생에 힘이 되는 법무행정에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저 또한 모든 법무·검찰 가족이 보람을 갖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소통하고 최대한 지원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어려울 때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되겠습니다. 여러분은 제게 주어진 소임을 잘 마칠 수 있도록 수많은 이정표가 되어 주십시오. 여러분을 만나게 되어 진심으로 기쁘고 설렙니다. 앞으로 동고동락하며 즐거운 추억을 쌓아나갑시다.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제68대 법무부 장관 박범계가 여러분께 드린 말씀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