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1.02.01 14:57

군부 “선거 부정에 대응해 1년간 국가비상사태 선포"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사진=유튜브 'ABC NEWS (Austrailia)'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미얀마 군부가 1일(현지시간) 새벽 쿠데타를 단행했다. 미얀마의 실질적 지도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은 현재 가택연금 상태다. 미국은 군부가 쿠데타를 되돌리지 않는다면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는 이날 군 소유의 미야와디TV(Myawaddy TV)를 통해 “선거 부정에 대응해 구금조치를 실시하고 1년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국방군 총사령관에게 권력이 이양됐다"고 밝혔다.

수치 국가고문, 윈 민 대통령은 현재 가택연금 상태로 구금된 상태다. 미얀마 국영 TV·라디오 방송은 방송이 중단됐다. 네피도는 물론 최대 도시 양곤에서도 인터넷 및 전화선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쿠데타는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 결과를 놓고 군부가 부정 의혹을 제기하면서일어났다. 아웅산 수치 고문이 이끄는 집권 민주주의민족동맹(NLD)는 2015년 총선에서 승리해 53년간의 군부 지배를 끝냈다. 지난해 11월 열린 총선에서도 전체 선출 의석의 83%를 차지하는 압승을 거뒀다.

그러자 군부는 총선에서 유권자 명부(유권자 수 3700만명)가 실제와 860만명 차이가 난다면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해 왔다. 급기야 지난달 26일 쿠데타를 시사했고 이날 단행했다.

미국 등 국제사회는 우려의 목소리를 일제히 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미얀마 민주화를 지연시키려는 그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며 "이번 조치가 뒤집히지 않는다면 책임자들에 대해 행동을 취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앤서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가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지난 총선에서 확인된 국민들의 뜻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주 정부도 "법을 존중하고 합법적 수단을 통해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면서 수치 고문 등 구금된 지도자들을 신속히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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