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교 기자
  • 입력 2021.02.03 16:19

염태영 "SNS 통해 감정 묻어날 정도로 여당 대표 의견 반박한 건 부적절"

홍남기(왼쪽)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과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홍남기·
설훈 페이스북 캡처)

[뉴스웍스=조영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4차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해 입장 차를 보이고 있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잇달아 비판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앞서 홍 부총리는 지난 2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차 재난지원금 준비를 언급하자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2월 추경은 이르고 필요시 3월 추경 논의는 가능할 듯 보인다"며 "전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민주당 내 5선 중진으로 꼽히는 설훈 의원은 3일 페이스북에서 홍 부총리를 향해 "서민의 피눈물 외면하는 곳간지기는 자격이 없다"며 비판했다.

설 의원은 "어제 이낙연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4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늦지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경을 편성하고, 추경편성에서 맞춤형 지원과 전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다'고 밝힌 직후, 홍남기 부총리는 '2월 추경 편성은 이를 것으로 판단되고 필요시 3월 추경 논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홍 부총리가) 전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모두 하겠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며 "홍 부총리가 민생현장이 얼마나 급박하고 어려운지 모르는 것인지, 아니면 알고도 외면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정말 '한가한 소리'라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며 소상공인들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며 "코로나19 경제쇼크는 IMF 외환위기 때 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시가 급하다. 3차 재난지원금 지급 마무리와 그 효과를 기다리고 있을 시간이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피해 지원 대책 필요성을 강조하고, 이낙연 대표가 4차 재난지원금을 언급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전했다.

설 의원은 "지금은 과감한 재정 투입으로 소상공인 살리기에 적극 나설 때"라며 "미국, 영국,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들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적극적으로 재정을 풀고 있다. 상대적으로 우리의 재정투입은 최소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기재부는 전쟁이 나도 재정건전성만 따지고 있을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서민의 피눈물을 외면하는 곳간지기는 곳간지기로서 자격이 없다. 그런 인식이라면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일침했다.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낙연 대표도 "재정의 주인은 결국 국민"이라며 "국민의 삶을 지탱해주는데 필요하다면 재정을 쓰는 것은 당연하다"고 에둘러 지적했다.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역시 이날 회의에서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논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SNS를 통해 감정이 묻어날 정도로 여당 대표의 의견을 반박한 것은 부적절했다"며 홍 부총리를 비판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 역시 회의 직후 기자들에게 "국민의 고통을 덜어드리고자 당정이 협의하겠다는 내용의 연설을 정무직 공직자가 공개 반박한 것은 잘못된 행태"라며 "즉각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고 밝혔다. 

잇따른 비판에 이어 '사퇴'얘기까지 나오자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본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혹시 정부와 의견이 조금 다른 사안에 대해 국민들께 (마치) 확정된 것으로 전달이 될까 (염려됐다)"며 해명했다.

그는 "제가 SNS에서 드린 말씀은 많이 숙고하고 절제되게, 정중하게 표현하려고 했다"며 "이 대표 연설을 이 자리에서 들었는데, 공직생활을 하면서 어제 연설이 가장 격조있는 연설이었고 정치 콘텐츠가 충실한 연설이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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