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02.06 07:45

이윤식 여의도연구원 안보실장 "북핵·북한 다뤄본 경험 있는 베테랑 중용…'대북다루기' 바로 돌입"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사진=신범철 센터장 인스타그램 캡처)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 (사진=신범철 센터장 인스타그램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지난 4일 '국민의힘'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에서는 이윤식 여의도연구원 정치외교안보실장의 발제로 '외교·안보라인을 통해 본 미국의 한반도·대북정책 전망'을 내놨다. 

이 실장은 "미국의 외교안보정책을 관할하는 국무부 라인업을 보면 장관에 토니 블링컨(59), 부장관에 웬디 셔먼(72), 동아태 담당 차관보에 성김(61) 그리고 북한 담당 부차관보에 정박(47)이 포진됐다"며 "이러한 라인업의 특징은 과거 북핵·북한을 다뤄본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을 중용했다는 것인데, 이는 시행착오 없이 바로 '대북 다루기'에 돌입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당초 '전략적 인내 2.0'이 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대북접근법 전면 재검토가 발표되면서 향후 정세변화에 귀추가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평가에 대해 또 다른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인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5일 뉴스웍스와의 통화에서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의 특징은 전문성과 다자주의로 대변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신 센터장은 외교부 정책기획관과 국립외교원 교수를 거쳐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을 역임한 외교·안보 분야의 전문가다. 

그는 또 "블링컨 국무장관이나 제이크 설리반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해 그 아래 주요 인사들은 모두 해당 업무를 오랜기간 맡아왔던 인물"이라며 "그 결과 미국의 그 어느 행정부보다 전문성이 있는 집단으로 구성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동시에 이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자유주의적 국제질서(Liberal International Order)를 추구하는 국제주의자들"이라며 "그 결과 미국 혼자의 힘으로 문제를 풀기보다는 동맹국 및 우호국들과 함께 하려는 다자주의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물론 전문성이 외교정책의 성과를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탈냉전 직후 조지 부시 대통령을 보좌했던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은 변호사이자 정치인이었지만 독일 통일에 크게 기여하는 등 많은 역할을 한바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외교정책에 있어서의 전문성은 실수를 줄이는데 크게 기여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핵협상을 주도했던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에 대해 너무도 몰랐기에 문제를 진전시키는데 한계를 노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며 "따라서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 신중하고 실질적인 접근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더해 "바이든 행정부의 다자주의적 접근은 북핵문제를 미국과 북한의 1대 1의 구도로 가져가는 것이 아니라 한국, 일본, 중국까지도 끌여들일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케 한다"며 "문제는 과거 실패한 것으로 평가되는 4자회담이나 6자회담을 다시 부활시킬 것인가인데, 미국의 대북정책 리뷰에서 가장 치열하게 고민할 부분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이밖에도 "실무진 차원에서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나 성김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정박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등이 한반도 문제에 보다 깊숙히 관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의 성향 역시 블링컨이나 설리반과 유사하기에 별다른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이윤식 실장은 미 국무부 라인업에 대해 "과거 북핵·북한문제를 직접 다뤄 본 경험이 있는 베테랑들을 중용했다는 점에서, 바이든 정부도 북한의 비핵화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란 평가가 가능하다"며 "이번 국무부 라인업은 북한에 결코 녹록치 않은 대미 협상을 예고하는 것으로, 북한을 긴장시킬 수밖에 없는 진용"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라인업에 대해선 "국방부는 장관에 로이드 오스틴(58), 부장관에 캐슬린 힉스 그리고 정책 차관에는 콜린 칼, 아태담당 차관보에는 일라이 래트너가 현재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며 "국방부 라인은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장관과 여성 부장관이란 다소 파격적인 인선 하에 실무그룹엔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를 배치했다는 점에서 안정성과 상보성을 유지한 인선으로 평가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책적으로는 중동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동아태 지역에서는 다분히 중국을 의식(중국 전문가, 힉스와 래트너 배치)한 인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계속해서 "백악관 NSC 국가안보보좌관에는 제이크 설리번(45)을 지명하고, 인도 태평양 조정관에는 커트 켐벨(64)을 임명한 상태"라며 "설리번은 1950년대 아이젠하워 정부 이후 가장 젊은 NSC 국가안보 보좌관으로 이란 핵문제·북핵문제 등에 전문성과 강점이 있다"고 호평했다. 

아울러 "캠벨은 외교관 출신으로 동아태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으며, 의회와의 관계도 원만해 바이든 정부의 '아시아 전략' 설계 및 수행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해 "중앙정보국(CIA) 국장에는 윌리엄 번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에는 에이브릴 헤인스가 지명됐고, 현재 인준청문회를 통과하고 업무 중"이라며 "번스는 국무부에서 33년 근무한 정통 외교관으로 중동 평화협상 및 이란 핵합의 타결 등에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 자타공인 '중동통'이고 헤인스는 지난 1월 19일 청문회에서 '북한을 중국 등과 함께 주요 위협국으로 분류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 관련 정보를 분석하겠다'고 밝혔다"고 소개했다. 

또한 향후 '대 한반도·대북정책 전망'에 대해 "지금까지 바이든 신(新) 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즉 국무부, 국방부, 백악관, CIA와 DNI의 라인업에 대해 면밀히 분석해 보니 그 특징은 부처 내 전문 분야간 상호보완성과 부처들간 정책적 균형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며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특히, 국방부는 '최초의 흑인장관'이란 정치적 상징성 부각을 위해 다소 소홀할 수 있는 업무적 균형을 부장관과 실무진을 통해 보완했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국무부 라인업을 보며 주목되는 건 당초 예상과 달리 북한 문제 즉, 비핵화 협상이 생각보다 급물살을 탈 수도 있겠다는 점"이라며 "종합하면 바이든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는 '글로벌 리더십 회복'과 '전통적 동맹관계의 복원'이며 지역으로는 중동(이란)과 인도-태평양 지역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요약했다.

더불어 "예상되는 '신아시아 전략'의 골자는 일본, 호주, 인도 등과의 다자적 네트워크를 통해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면서 동시에 미국의 경쟁적 우위를 지켜나가는 것"이라며 "대(對) 한반도 정책은 '한미동맹 강화와 한미일 공조 복원을 통한 대중 견제 및 대북 압박' 전략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끝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에 대해선 "현재 미국은 북한을 잘 아는 참모들을 전진 배치하며 'ABT(트럼프 지우기:Anything But Trump)'에 기반한 정책 전환을 도모하고 있는데, 문재인 정권은 여전히 '묻지마식 대북 유화책'을 고집하고 있어 한미간 마찰이 우려된다"며 "북핵 해법을 찾고, 평화·번영의 한반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한미 공조에 기반해 북한을 비핵화 길로 유도하는 것이 핵심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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