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교 기자
  • 입력 2021.02.11 07:40

명절엔 정치얘기 금기?…혼자 보는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 비교

부산 송정리 해수욕장. (사진=부산관광공사 홈페이지 캡처)
부산 송정 해수욕장. (사진=부산관광공사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조영교 기자] 신축년 새해가 밝고 많은 이들이 매년 기다리는 명절 연휴가 돌아왔다. 일반적으로 명절에 정치 얘기는 가족 간 의를 상하게 하는 원인으로 꼽히며 금기시 돼왔다. 다만 혼자 보는 기사만큼은 명절과 상관없이 마음 편히 대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라는 큰 현안에 밀려 다소 관심도가 떨어져 보이지만 최근 가덕도 신공항, 해저터널 등의 정치 공약들이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르며 부산시장 보궐선거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관심 속에서 오는 4월 7일 실시되는 부산시장 보궐선거 여야 후보군은 10일 기준 약 9명으로 추려졌다.

국민의힘 4인, 더불어민주당 3인, 진보당 및 무소속 2명

현재 국민의힘은 내부 경선을 통해 부산시장 예비후보 본경선 진출자를 확정했다. 본경선 진출자로는 박민식 전 의원, 박성훈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박형준 동아대 교수, 이언주 전 의원 등 4명이며 오는 3월 4일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박민식 예비후보는 1965년생으로 '젊은 부산, 젊은 시장'을 표어로 강조했고, 박성훈 예비후보는 부산광역시 경제부시장으로 역임한 이력을 살려 '낡은 정치'를 결별하고 '강한 경제시장'이 되겠다고 내세웠다.

박형준 예비후보는 '내게 힘이 되는 시장'을 슬로건으로 부산에 혁신적인 리더십을 선보이겠다고 공언했고 이언주 예비후보는 '태평양 도시국가의 꿈'을 실현하겠다며 '부산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하리라'는 다짐을 선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지난 5일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 박인영 부산시의원, 변성완 전 부산시장 권한대행 등 3명을 경선 후보로 발표했다. 민주당은 내부 경선을 통해 부산시장 보궐선거 최종 후보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김영춘 예비후보는 집권여당으로서 책임있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출마했다는 명분을 강조했고 박인영 예비후보는 '낡은 2등주의'를 버리고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를 밝혔으며 변성완 예비후보는 행정가로서의 성과를 강조하며 '부산 전문가'임을 강조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외에도 노정현 진보당 부산광역시당 위원장과 무소속 정규재 후보가 부산시장 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노정현 예비후보는 부산항의 '미군 세균실험실 폐쇄'를 중점 공약으로 시민참여 중심의 시정운영을 하겠다고 밝혔으며 정규재 예비후보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을 모두 비판하며 이례적으로 '가덕 신공항 추진 반대' 의사를 밝혔다.

김영춘 (사진=각 의원 페이스북 캡처)
김영춘(왼쪽부터) 예비후보, 박형준 예비후보, 이언주 예비후보. (사진=각 의원 페이스북 캡처)

여론조사 상위권, 김영춘·박형준·이언주…박형준 후보 1강 vs 김영춘·이언주 후보 2중 양상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들의 가닥이 잡혀가며 선거와 관련한 여론조사들도 여럿 나오고 있다. 결과는 조금씩 달라도 여론조사 상위권으로 자주 꼽히는 세 후보는 일정하다. 바로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박형준 국민의힘 예비후보, 이언주 국민의힘 예비후보다.

우선 김영춘 예비후보는 주요 공약으로 ▲가덕신공항 추진 ▲준고속철도망 구축 ▲2030 부산월드엑스포개최 ▲공항복합도시 건설 ▲서부산권 글로벌 전자상거래 허브 조성 ▲코로나피해 시민 2조 2000억원 규모 지원 ▲부산지역화폐 2조 5000억원 확대 등을 내세웠다. 

그는 본인 소개를 '가덕 김영춘'이라 부르며 가덕신공항을 중심으로 하는 공약에 집중했다. 전 세계 항로-해로-육로가 연결되는 트라이포트(Tri-Port)로 구축하고 공항 수익 일부를 '민생버팀기금'으로 적립해 소상공인을 돕고, 동해선과 부전-마산선을 연결해 가덕에서 해운대까지 29분 걸리는 준고속철도망 건설을 강조했다.

이 외에도 아마존, 알리바바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 투자를 적극 유치해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과 부산지역화폐 동백전을 확대하기 위해 캐시백 12%로 상향하고 지역화폐와 연계된 공공배달 배달 마켓을 구축한다는 부분이 특색 있다. 

박형준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부산 15분 도시 ▲좋은 일자리 확대 ▲시정 리더십 혁신 ▲맞춤형 주거사다리 정책 ▲어르신을 위한 복합 힐링파크 조성 ▲경력단절여성 및 5060세대 재취업 조력 등을 주요 공약으로 밝혔다.

박 예비후보의 공약을 구체적으로 보면 '15분 생활권 조성'에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다. 집에서 15분 내 대부분의 생활편의시설 이용을 추진하고, 어반루프 건설로 해운대에서 가덕공항까지 15분 소요를 가능하게하며, 권역별 15분 내 생활체육시설을 대폭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밖에도 요즈마 그룹과 MOU를 체결해서 1조 2천억원대 창업펀드를 조성한다는 것과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관련 기업 500개 유치, 청년과 신혼부부에겐 무이자로 2억원을 대출해주고, 청년들을 위한 '아침 천원식당' 운영 그리고 다른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집중하지 않았던 분야인 '펫 테마파크 조성' 등의 공약이 눈여겨볼 만 하다. 

이언주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가덕신공항 추진 ▲부산 맞춤형 서민 일자리 ▲국제관광도시 육성 ▲4차 산업혁명 기반 구축 및 사업 전환 ▲성폭력 제로도시 선언 ▲저소득층 지원체계 구축 등을 주요 약속으로 강조했다.

특히 이 예비후보는 가덕신공항 및 신공항도시 추진으로 부산을 태평양 도시국가로 실현하겠다는 각오를 강조했다. 가덕신공항 추진은 물론 부산형 도시 재생을 추진하고 수영·온천천·동천을 연결해 수로도시를 만들며 그린뉴딜 거점, 스마트팜 조성 등 부산 도시를 전면적으로 개조하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 

4차산업 외에도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제조업 융복합 혁신 등과 성폭력 제로도시 선언,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체계적인 저소득층 지원을 내세운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박민식
박민식(왼쪽부터) 예비후보, 박성훈 예비후보, 박형준 예비후보, 이언주 예비후보. (사진=국민의힘 공식 블로그 캡처)

국민의힘, '반(反) 박형준 연합' 이뤄질까…박형준 vs 박민식·박성훈·이언주

부산시장 보궐선거 관련 여론조사에서 연일 박형준 예비후보의 우세가 공고하자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를 견제하기 위해 '반(反) 박형준 연합'이 결성될 조짐이 보이고 있다. 10일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했던 여야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박형준 예비후보는 31.3%로 1위를 기록하며 2위 이언주 예비후보 11.7%와 큰 격차를 보였다.

이른 흐름 속에서 전날 9일 박민식·박성훈·이언주 국민의힘 부산시장 보궐선거 예비후보는 단일화를 위한 첫 3자 회동을 가졌다. 8일 박민식 예비후보가 박형준 예비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박성훈·이언주 예비후보에게 3자 단일화를 제안한 데 따른 회동이다. 

이들 세 후보는 단일화 참여 여부, 단일화 방식 등에 대해 논의했으나 이날 결론을 내진 못했다. 

박민식 예비후보는 "저와 박성훈 후보 간에 1차적 단일화를 거친 뒤 최종적으로는 이 후보와 합치는 방식의 단계적 단일화와, 세 후보 모두 한 번에 최종 후보를 가리는 원샷 방식 모두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단일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세 차례의 후보간 1대 1 토론회를 거쳐 후보별 경쟁력을 확인한 뒤 합동 토론회가 있는 오는 25일을 전후로 세 후보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로 최종 단일 후보를 선출하는 방안이 현재로서는 유력하다"고 밝혔다.

만약 세 후보간의 단일화가 성사되면 박형준 예비후보의 독주 체제를 막을 수 있는 강력한 대응이 될 수 있다. 다만 세 후보의 단일화 과정이 깔끔하게 이뤄져야 하고, 떨어진 나머지 후보들이 패배를 인정하고 최종 선정된 후보를 전폭 지지해야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다.

세 후보간의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부산 시민들의 피로도만 높아진 후유증만 남은 채 단일화가 흐지부지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형준 예비후보는 이런 견제에 대응하기 위해 경선에서 컷오프 됐던 전성하 LF에너지 대표를 선거캠프 참모로 영입하며 대응하고 있다. 또한 역시 경선에서 탈락했던 이진복 후보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9일 밝힌 바 있다. 

민주당 내에선 김영춘 예비후보의 1강 체제가 유지되고 있다. 앞으로 국민의힘 내 4명의 후보 간 견제, 단일화 여부 등의 영향으로 최종 후보가 어떻게 선정되는지에 따라 다가오는 부산시장 보궐선거 판세가 영향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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