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1.02.11 10:05

문·이과 구분 사실상 사라지는 첫 수능…'특별한 전략' 없어

3일 수험생들이 2021학년도 수능 응시를 위해 시험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지난해 12월 3일 수험생들이 2021학년도 수능 응시를 위해 시험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 설 연휴가 시작됐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설'이 돼 아쉬우면서도 '명절 잔소리'를 피할 수 있음에 안도하게 된다. 

"대학은 어디로 갈 거니", "취업 준비는 잘하고 있니", "아이 계획은 하고 있니" 지긋지긋한 잔소리는 나이를 먹을 때마다 새로운 형태로 어김없이 찾아온다.

안도도 잠시, 명절 잔소리는 비대면으로 피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시끄럽게 울리는 휴대전화에는 어른들의 '안부 연락'이 가득하다. 충고는 감사하지만 매 명절 반복되는 것엔 염증이 느껴질 따름이다. 반복되는 '잔소리 연례행사'에 '알아서 할게요'라고 말하고 싶다.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고3, 참으로 듣기만 해도 무겁게 느껴지는 두 글자다. 예비 고3들에게는 설 연휴도 마냥 즐거울 수 없다. 관심과 걱정이라는 명분 하에 쏟아지는 친지들의 "공부는 잘되고 있니", "목표 대학은 어디니"하는 질문은 그저 부담으로 돌아올 뿐이다.

그나마 이번 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비대면 설'이 되면서 직접적인 스트레스는 피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메신저나 통화 등을 통한 '비대면 잔소리'가 이어진다면 "제가 이렇게 열심히 조사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넘겨보자.

◆2022 수능은 '공통+선택형'…설 연휴엔 '탐구 영역' 잡아야

올해 대학수학능력평가(수능)는 2015개정교육과정이 적용돼 공통+선택형 구조가 도입되는 첫 수능으로, 문·이과의 구분이 사실상 없어졌다. 

국어 영역은 '독서'와 '문학'을 공통과목을 하여 모든 학생이 동일한 문제를 풀어야 하며,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에서 한 과목을 선택하여 치르게 된다. 수학 영역은 '수학Ⅰ'과 '수학Ⅱ'를 공통으로 '기하와 벡터', '미적분', '확률과 통계' 중에서 한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탐구 영역도 기존에는 사회탐구 혹은 과학탐구 내에서 2과목을 골라야 했지만 올해부터는 구분 없이 2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다만, 문·이과 통합이긴 하지만 특별한 전략을 세울 필요는 없다. 특히 이과생들의 경우에는 상위권 자연계열 모집단위가 수학 영역 중 '미적분' 또는 '기하와 벡터'에서 한 과목을 선택하거나 과학탐구 과목 2개를 선택해야만 응시를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기존 체제와 더욱 차이가 작다.

그렇기에 수능 형태가 바뀌더라도 어떠한 '왕도'가 생기거나 심각한 '불이익'이 생긴다고는 할 수 없고, 설 연휴를 활용한 공부 방법도 사실 뻔하다.

설 연휴에는 아직 수능까지 남은 시간이 많다는 여유로 인해 집중이 흐려질 수도 있고, 코로나19로 인해 집에만 있으니 더 게을러질 우려도 있다. 이럴 때는 지루한 개념정리보다는 차라리 직접 문제를 푸는 것이 더 효율이 좋다. 문제 풀이가 부담스럽다면 인터넷 강의 등을 듣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특히 설 연휴 인터넷 강의는 탐구 영역이 더 효율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국영수 주요 과목은 장기간 꾸준히 내공을 쌓아야 하지만, 탐구 영역은 단기간 강의로도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 설 당일인 12일 저녁부터 시작한다해도 하루에 3~4강씩 들으면 연휴기간에만 1~2단원은 충분히 마무리할 수 있다. 막연하게 '공부를 한다'는 태도보다는 이렇듯 일정 기간 내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다만, 비대면 설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하게 긴 시간의 귀성·귀경을 하게 될 경우 무리하게 차 안에서 공부를 시도하는 것은 좋지 않다. 흔들리는 차 안에서의 장시간 공부는 오히려 컨디션을 저하시켜 진짜 집중이 필요한 시간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차 안에서는 오히려 잠을 청하거나 머리를 비우는 것이 더 좋다. '난 반드시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면 무리하지 않고 듣기평가 지문 청취 등을 추천한다.

◆수시 모집 비율 감소, '학생부 교과전형' 확대…대부분 대학서 전형 확대

입시 성공의 기본은 꾸준한 학습을 통해 좋은 수능 성적을 얻는 것이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수시 전략을 통해 상위권 대학을 노려볼 수 있다. 

올해 수시모집인원은 26만2378명으로, 전년도 대비 4996명(1.3%) 감소했다. 교육부 정책 방향에 따라 정시 모집인원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로 돌아서면서 이제는 어떤 수시 전형 위주로 준비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입시업체 진학사에 따르면 올해 입시에서 가장 노려볼만한 것은 서울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에서 활용하게 된 학생부교과전형이다. 당초 연세대·성균관대·서강대 등 일부 서울 상위권 대학은 교과전형 선발이 없었으나 올해부터는 이들 대학도 교과전형을 채택했다. 올해 입시에서 수시 비율이 축소됐지만 교과전형은 오히려 확대된 셈이다.

기본적으로 내신등급과 면접 등을 통해서 선발하는 교과전형은 준비할 게 많은 학생부종합전형이나 수능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정시에 비해 변수가 적고, 추가합격 비율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내신 성적을 주로 반영하는 교과전형의 특징상 1~2학년 성적이 다소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3학년 1학기 내신 성적으로 이를 만회하려는 수험생들이 많다. 3학년까지의 성적이 꾸준히 오른다면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정성평가 형식의 학종전형에서는 유리할 수 있지만, 교과전형에서는 다소 상황이 다르다.

고려대를 기준으로 보면 작년까지 학년별 성적 반영 비율이 20:40:40이었지만, 올해부터는 전 학년 100%로 변경됐다. 3학년 1학기에 성적을 끌어올리는 것 만으로는 1~2학년의 성적을 만회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물론 서울과기대·성신여대 등 학년별 비중을 여전히 적용하는 대학들이 있는 만큼 교과전형을 포기하고 3학년 1학기를 버려선 안된다.

특히 교과전형에서는 학년별 비중뿐만 아니라 교과목의 일부만 반영하는 대학들도 있다. 이 경우에는 3학년에 어떤 교과목이 배정돼있는지에 따라 학년별 성적의 영향도 커질 수 있다. 

대표적으로 동국대는 인문계열은 국·영·수·사탐·한국사, 자연계열은 국·영·수·과탐·한국사 교과 중 석차등급 상위 10과목만 반영하고 이수단위도 적용하지 않는다. 명지대 또한 석차등급이 표시된 교과 중 상위등급 4개 과목을, 덕성여대는 학생부 100% 전형에서 국·영·수·탐 과목 중 3개 교과의 석차등급 4개 과목만 반영한다. 자신의 1~2학년 내신 등급을 고려했을 때 해당하는 대학이 있다면 3학년 1학기에 성적을 끌어올려 교과전형으로 대입에 성공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다만 교과전형 또한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해야 하는 일부 대학들이 있고, 특히 최상위권 대학의 경우에는 지원 가능 점수가 매우 높다는 점을 고려해 교과전형을 준비한다면 수능에도 충분한 시간을 배분해야 한다.

교과전형에 지원해야 할 때 또 한 가지 유념해야 하는 것은 내신과 수능을 모두 준비해야 하기에 수시와 정시 지원의 '줄타기'를 잘해야 한다는 점이다. 수시에 합격하는 경우에는 등록을 하지 않더라도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 설사 수능 고득점을 통해 수시 지원 대학보다 상위 대학 합격이 가능하더라도 수시에 합격한다면 정시 입학이 불가능하다.

교과전형은 수능과 내신만 신경 쓰면 되기에 학종전형보다 비교적 단순하다고 할 수 있지만, 그만큼 수시와 정시 지원을 둔 '눈치 싸움'은 더 치열하다. 모의고사 점수를 바탕으로 자신의 예상 수능 성적을 최대한 정확히 가늠해 '수시 납치'라는 불상사를 피해야만 한다.

교과 전형 확대에 대해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022학년도에는 정시 선발인원의 증가가 두드러지지만 수시에서는 교과전형의 선발 인원 증가도 중요한 요인"이라며 "특히 학생부교과전형 선발인원이 증가하게 되면 학생부종합전형을 지원하는 학생들 중 다수가 교과전형을 지원할 수 있게 되고,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교과 부담이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행 입시 제도에서 수시는 크게 학생부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 논술전형, 특기자전형 등 4가지로 나뉘지만, 이 가운데 학생들이 새롭게 노려볼 만한 교과전형과 올해부터 변경되는 정시 전형에 대한 전략을 최대한 간략하게 제시해봤다.

이번 설 연휴, 불편한 친척 어른이 "대입 준비는 잘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이를 바탕으로 "알아서 할게요"라고 답변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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