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02.18 10:09

박영선·오세훈, 빌 게이츠의 저서 원자력발전소 내용 놓고 '난타전'

박영선(왼쪽)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vs.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박영선(왼쪽)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vs.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하고 있는 여야의 예비후보들이 원자력발전소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펼치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예비후보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의 저서에 담긴 원자력발전소 관련 내용을 놓고 난타전을 벌였다.

박 후보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 메시지에서 오 후보를 겨냥해 "선거를 하다 보면 상대를 비판할 수 있지만 팩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성급하게 하다 보면 결국 자책골을 넣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독 야당의 한 후보는 점점 입이 거칠어지고 빌 게이츠의 원전에 관한 입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성급하게 비판했다가 언론으로부터 팩트체크 아이템에 오르게 됐다"며 "팩트체크는 언론의 올바른 사회적 기능"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오 후보는 박 후보가 지난 15일 TV 토론에서 '탄소 중립' 공약을 설명하며 빌 게이츠를 인용한 것에 대해 "박 후보는 내용을 모르고 빌 게이츠의 말과 책을 거론한 것일까"라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앞서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선 "문제는 (박 후보가) 자신의 공약을 내세우기 위해 빌 게이츠가 한 말 중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식으로 필요한 부분만 취사선택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근 빌 게이츠가 자신의 책과 언론 인터뷰에서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은 2050년까지 '탄소 제로'로 가기 위해서는 원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그의 책에도 '원자력은 매일 24시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무탄소 에너지원으로 원전만큼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전력 생산 방법은 없다'고 쓰여 있다고 한다"고 성토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즉시 반격에 나섰다. 박 후보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오 후보를 정조준 해 "오세훈 후보님은 늘 성급하시다. 늘 하나만 생각하고 둘은 보지 않으시네요. 10년 전 무상급식 문제로 시대를 읽지 못해 사퇴하실 때처럼"이라고 질타했다.

특히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 상대를 존중해 주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며 "빌 게이츠는 원전의 위험성 때문에 이동파원자로로 불리는 차세대 원자로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에 오 후보는 다음날 곧바로 박 후보에 대해 맹공을 펼쳤다. 그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박 후보가 출마 선언 한지도 벌써 한 달 가까이 지나간다"며 "하지만 여전히 21분 콤팩트 도시, 수직 정원 도시, 30만 토지임대부 공공주택 공급 등 그 구체적 실현방안, 디테일한 내용과 방법에 대해서는 준비가 안되셨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래서 서울시장 후보의, 서울시장의 자질은 준비돼야 한다"며 "본인의 사고력과 판단력으로 체화된 가치를 설파할 때 비로소 설득력이 생기는 법"이라고 비꼬았다.

한편 빌 게이츠는 최근 출간한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을 통해 기후 변화를 인류의 큰 위기로 규정하고 온실가스 배출제로(0) 달성이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빌 게이츠는 또 "온실가스를 제때 제거하지 못하면 내전을 비롯해 지구 전체에 대규모 사회불안과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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