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달라졌다①] 준법감시위 통해 위법가능성 원천차단
[삼성이 달라졌다①] 준법감시위 통해 위법가능성 원천차단
  • 장진혁 기자
  • 승인 2021.02.2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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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실형 선고에도 "계속 지원"…지속가능한 '준법경영' 착근이 목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제공=인터넷 언론인연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제공=인터넷언론인연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수감된 지 한 달이 지났다. 이 부회장이 재상고하지 않고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인 것은 소극적 행위가 아닌 적극적 행위로 판단된다. 이를 계기로 과거와 철저하게 단절하고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뉴삼성' 도약을 위한 준비의 기회로 삼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준법경영', '삼성판 ESG경영', '지배구조 개편', '미래 먹거리 확보', '산업재해 제로 도전' 등 달라진 삼성을 다섯 회에 나눠 살펴본다. (편집자 주)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활동을 계속 지원하겠으며, 위원장과 위원들께는 앞으로도 계속 본연의 역할을 다해달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옥중 첫 메시지로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한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이 부회장이 준법감시위에 힘을 실어주면서 지속적으로 '준법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의 윤리·준법경영을 감시하는 외부 독립기구인 준법감시위가 공식 출범한 지 1주년을 맞았다.

출범 당시 삼성의 개입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을 받았고, 최근에는 재판부로부터 준법감시의 실효성을 인정받지 못하기도 했다. 여러 논란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활동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며 삼성에 상당한 변화를 불러왔다는 평가다.

◆첫 성과는 임직원 후원내역 무단열람 '사과'…이 부회장 '대국민 선언' 이끌어내

준법감시위의 시작부터 불거진 잡음을 잠재운 건 그룹 총수인 이 부회장의 확약이었다.

출범 당시 이 부회장은 준법감시위원장을 맡게 된 김지형 전 대법관을 직접 만나 자율성과 독립성을 약속했고, 삼성의 최고경영진들은 준법경영 실천에 대한 의지와 각오를 회사 대내외에 피력했다.

일각에서는 준법감시위 출범이 이 부회장의 구속을 막기 위한 면죄부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지만, 현재까지 준법감시위의 자율·독립적 활동에 대한 별다른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삼성은 준법감시위 요청대로 준법감시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며 변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준법감시위의 첫 성과로는 삼성이 과거 미래전략실을 통해 임직원의 시민단체 기부금 후원내역을 무단으로 열람한 것과 관련한 '공식 사과'다. 지난해 2월 삼성전자를 비롯한 17개 삼성 계열사들은 공식 사과문을 내고 임직원과 해당 시민단체, 관계자에게 사과했다. 준법감시위가 진정성 있는 사과와 재발 방지를 촉구하자 삼성이 후속 조치를 이행한 것이다.

준법감시위는 이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 노동, 시민사회 소통 등 세 가지 의제에 관한 권고문을 송부하며 삼성의 '전향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그 결과, 준법감시위는 지난해 5월 이 부회장의 이례적인 '대국민 사과'를 이끌어냈다. 이 부회장이 국민 앞에서 머리 숙여 사과한 것은 2015년 6월 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의 책임과 관련해 사과한 이후 5년 만이었다.

이 부회장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자녀에게 회사 경영권 물려주지 않겠다", "무노조 경영을 폐기하겠다" 등의 파격적인 발언을 통해 오로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일에만 집중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준법감시위는 고삐를 늦추지 않고 삼성전자를 비롯한 7개 삼성 계열사들로부터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보고 받고, 지난해 10월 이 부회장을 다시 만나 "국민들께 약속한 부분은 반드시 지켜나갈 것"이라는 다짐을 받아냈다.

◆재판부 실효성 지적에 '불법행위 재발 방지 대책' 마련…삼성 '컨트롤타워' 손질 예고

준법감시위는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재판부에 실효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으며 지속 명분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준범감시위는 이를 정면 반박했다. 준법감시위 측은 "삼성 준법이슈의 핵은 경영권 승계 문제에 있다고 초기에 진단했다. 그래서 준법감시위는 삼성에 이에 대한 근원적 치유책을 고민해달라고 최우선 주문했다"면서 "그 결과, 이 부회장이 국민에게 직접 나서 장차 4세 승계를 포기하겠다고 발표했다. 경영권 승계에 관해 과거의 위법 사례와 결별하고 앞으로 발생 가능한 위법행위를 원천 차단하는 방안으로서 이보다 더 실효성 있는 조치가 무엇이 있을까"라고 주장했다.

준법감시위는 삼성 안에 준법이 깊게 뿌리 내리고 위법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목표로 오로지 결과로 실효성을 증명해내겠다는 방침이다.

준법감시위의 가장 큰 과제는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영권 승계와 노동 문제는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를 통해 일정 부분 해소됐지만, 지배구조의 경우 단기간 내에 해결하기 어려워 큰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실제 준법감시위는 전문심리위원들로부터 '준법 위반 리스크 유형화'와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와 총수 등 컨트롤타워 감시 방안 마련' 등을 완수해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최근 준법감시위는 출범 1주년 이후 진행한 첫 정례회의에서 이 부회장과 삼성 임원들에 대한 법원 판결 확정을 계기로 향후 이러한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관계사와 함께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해 나가기로 했다.

최고경영진의 준법 위반 리스크 유형화와 평가지표, 점검항목 설정을 도출하기 위한 외부 연구용역 진행사항을 보고 받고 연구용역 기관을 조속히 선정하기로 했다.

사업지원 TF의 준법리스크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를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사업지원 TF와의 소통창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준법감시위가 손질을 예고한 사업지원TF는 삼성이 2017년 초 그룹 해체의 상징으로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을 없앤 뒤 신설된 조직이다.

올해 준법감시위가 지배구조 개선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경우 지속 명분도 확실히 챙길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이 강조해온 지속가능한 준법경영도 보다 힘을 받을 전망이다.

준법감시위 관계자는 지난 1년간의 활동에 대해 "회사 내부에서 최고경영진이 준법이슈를 다루는 태도가 달라졌다. 컴플라이언스팀의 위상도 크게 높아졌다. 준법문화가 서서히 바뀌는 것이 감지되고 있다"며 "개선을 위한 논의에 참여해서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고 실질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한 솔루션을 이끌어내자는 생각을 가진 인원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도 확인했다. 그 어떤 것보다 대단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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