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2.25 10:32

서울성모병원 최윤진 교수팀, 가족력 파악해 조기발견하면 사망률 줄일 수 있어

(왼쪽부터) 최윤진, 김명신, 정유연 교수
(왼쪽부터) 최윤진, 김명신, 정유연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암 가족력과 난소암 발병의 관련성을 입증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암 발생요인을 사전 예측해 암을 조기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난소암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최윤진 교수, 정유연 임상강사, 유전진단검사센터 김명신 교수팀은 BRCA1/2 유전자 변이가 없더라도 암 가족력이 있다면 ‘BRCA1 메틸화’가 증가돼 난소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5일 소개했다. 지금까지 난소암의 절반 정도는 BRCA1/2이라는 유전자 변이로 발생한다고 알려졌지만 국내 연구진이 이외에도 암 가족력이라는 새 위험인자가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힌 것이다.

연구팀은 분석 대상을 난소암 그룹과 정상 그룹으로 나눈 뒤 BRCA1/2 유전자 변이 여부, 암 가족력 여부 등에 따라 교차분석을 실시했다. DNA 분석시료는 서울성모병원 인체유래물은행과 산부인과를 통해 수집한 혈액을 사용했다. 또 암 가족력은 부모, 형제 중 BRCA 유전자 변이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유방암, 난소암, 췌장암이 있는 경우로 정의했다.

연구 결과, BRCA1/2 유전자 변이가 없는 그룹을 기준으로, 암 가족력이 있는 그룹은 암 가족력이 없는 그룹에 비해 BRCA1 메틸화가 의미있게 증가됐다.

‘DNA 메틸화’(methylation)는 DNA 염기서열에서 뉴클레오티드인 CG의 C(시토신)에 메틸기(CH3)가 추가돼 발생하는 후성학적 변화다. DNA에서의 메틸화 변화는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주며, 암세포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가 중요한 것은 암 가족력을 파악함으로써 난소암 위험성을 미리 예측, 조기치료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난소암은 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증상이 없는데다 다른 암에 비해 악성도가 높아 사망률이 높다. 대표적인 부인암인 유방암이나 자궁경부암에 비해 발병률은 낮지만 사망률은 50~60%에 이른다.

난소암은 유전적인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다. BRCA1 유전자 변이가 있으면 평생 난소암에 걸릴 가능성이 40~60% 높아지고, BRCA2 변이가 있을 경우엔 11~30% 높아진다.

최윤진 교수는 “난소암은 환자의 75%가 3기 이상 진행된 병기에서 진단될 정도로 위험한 암”이라며, “연구결과가 실용화되면 가족력 조사를 통해 난소암의 위험을 미리 예측함으로써 우리나라 난소암 사망률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Journal of Gynecologic Oncology’ 2021년 1월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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