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1.03.01 11:39

"피해자는 잊지 못하는 법이나 중요한 이웃되어 있어…피해자 중심주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해결책 모색"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탄소중립선언 1주년을 맞아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탄소중립 선도기업 초청 전략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br>
문재인 대통령. (사진제공=청와대)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일본과 우리 사이에는 과거 불행했던 역사가 있었다”며 “오늘은 그 불행했던 역사 속에서 가장 극적이었던 순간을 기억하는 날로 우리는 그 역사를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는 잊을 수 있어도 피해자는 잊지 못하는 법이지만 100년이 지난 지금 한일 양국은 경제, 문화, 인적교류 등 모든 분야에서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이웃이 됐다”며 “지난 수십 년간 한일 양국은 일종의 분업구조를 토대로 함께 경쟁력을 높여왔고 한국의 성장은 일본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일본의 성장은 한국의 발전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우리가 넘어야 할 유일한 장애물은 때때로 과거의 문제를 미래의 문제와 분리하지 못하고 뒤섞음으로써 미래의 발전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직시하면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며 “과거의 잘못에서 교훈을 얻는 것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고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존중받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국은 과거 식민지의 수치스러운 역사와 동족상잔의 전쟁을 치렀던 아픈 역사를 결코 잊지 않고 교훈을 얻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과거에 발목 잡혀 있을 수는 없다”며 “과거의 문제는 과거의 문제대로 해결해 나가면서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는 언제나 피해자 중심주의의 입장에서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며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한일 양국의 협력과 미래발전을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양국 협력은 두 나라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동북아의 안정과 공동번영에 도움이 되며 한·미·일 3국 협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구나 지금은 코로나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함께 준비해 나가야 할 때”라며 “이웃나라 간의 협력이 지금처럼 중요한 때가 없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3·1독립선언서는 일본에게 용감하고 현명하게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참된 이해를 바탕으로 우호적인 새로운 관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며 “우리의 정신은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눌 준비가 돼 있다”며 “역지사지의 자세로 머리를 맞대면 과거의 문제도 얼마든지 현명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일 양국은 과거와 미래를 동시에 바라보며 함께 걷고 있다”며 “올해 열리게 될 도쿄 올림픽은 한일 간, 남북 간, 북일 간 그리고 북미 간의 대화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이어 “한국은 도쿄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협력할 것”이라며 “나아가 한일 양국이 코로나로 타격받은 경제를 회복하고 더 굳건한 협력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질서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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