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1.03.01 16:18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경기위축으로 실업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기업의 채용도 축소되면서 노동수급상황이 크게 악화된 가운데 당분간 부문간 노동수급 불균형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1일 발간한 ‘코로나19 이후 노동시장 미스매치 상황평가’ 보고서는 부문간 노동수급 불균형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산업별 실업 및 빈 일자리 자료를 이용해 노동시장 미스매치 지수를 시산하고 코로나 이후 미스매치 상황과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추정했다.

먼저 노동시장 미스매치 지수를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확산 이후 산업 미스매치 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17년을 전후로 일시적으로 오른 뒤 2018~2019년 하락했으나 2020년 들어 코로나 확산 영향으로 큰 폭 상승했다. 구직자 범위를 확대한 확장실업률 기준의 미스매치 지수도 2020년 들어 크게 올랐다.

노동시장 미스매치 지수가 상승한 것은 코로나가 산업별경기에 불균등하게 영향을 미침으로써 산업간 구인·구직격차가 크게 확대되는 등 산업간 노동수급 상황이 차별화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노동시장 구인·구직간 매칭의 효율성 정도를 나타내는 매칭효율성이 2020년 이후 하락하는 등 코로나 충격이 진행되는 가운데 구직단념자가 크게 증가한데 기인한다.

실업자 이외에도 일자리부족, 기술부족 등과 같은 노동시장적 사유로 구직을 단념한 비경제 활동인구가 크게 증가한 점은 노동시장에서 구인·구직자를 효율적으로 매칭시켜주는 메커니즘이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코로나에 의한 고용충격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미스매치가 구조적으로 악화됐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면서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직종 미스매치 지수가 큰 폭 상승한 이후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번 고용충격이 구조적 문제로 고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노동시장 미스매치는 실업률 상승, 채용 부진, 노동 생산성 하락 등의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데 코로나 이후 그 수준이 확대됐다. 지난해 미스매치로 인한 실업률이 상당폭 상승했으며 이로 인해 취직률 손실도 확대됐다.

산업간 노동배분에도 상당수준의 비효율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간 고용재조정을 통해 노동배분의 비효율을 완화함으로써 2020년 기준으로 경제 전체의 노동생산성(부가가치/취업자수)은 최대 1.9%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는 노동배분의 비효율에 의한 노동생산성 손실을 의미한다.

보고서는 “노동시장의 미스매치가 고착화될 경우 낙인효과 등으로 고용회복이 상당기간 지연되고 비효율적 노동배분으로 인한 노동생산성 손실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공공 및 민간고용지원 서비스를 활성화해 기업 및 구직자간 정보비대칭성 문제를 완화하면서 인력이 부족한 산업을 중심으로 직업교육을 강화함으로써 산업간 고용재조정을 유도하고 노동생산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자료제공=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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