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3.03 12:08

강동경희대병원 신원철·정인경 교수팀 "수면 중 각성상태가 혈당 수치 올려"

신원철 교수
신원철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수면 중 잠시 숨을 멈추는 무호흡증이 당뇨병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수면무호흡증이 심·뇌혈관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알려졌었다. 하지만 이번에 당뇨병과의 관련성까지 입증된 만큼 이들 환자들의 적극적인 진단과 치료가 요망된다.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신원철·변정익 교수와 내분비내과 정인경·전지은 교수팀은 수면무호흡증으로 인한 잦은 각성과 이로 인한 교감신경계 항진이 체내 혈당치를 높여 궁극적으로 당뇨병을 일으키는 메카니즘을 밝혀냈다고 3일 발표했다.

교수팀은 수면 도중 혈당치의 변화를 기준으로 삼아 연구를 시작했다. 정상인이라면 잠을 자는 동안 혈당치가 떨어져야 한다. 수면 중엔 뇌기능과 신체활동이 줄어 에너지 소비가 크게 감소하고, 이에 따라 인슐린 공급 또한 줄어들기 때문이다.

교수팀은 실험군을 기존에 당뇨병이 없는 중증의 수면무호흡증 환자 그룹과 경증 또는 수면무호흡증이 없는 그룹으로 나눠 이들의 수면 중 혈당치를 측정했다. 실험은 72시간 혈당 모니터링이 가능한 CGMS 장비를 이용했다.

연구 결과, 정상군과 경미한 수면무호흡증 환자군은 잠든 후 혈당이 지속해서 떨어지는 것이 관찰됐다. 하지만 중등도 이상의 수면무호흡증 환자군은 오히려 혈당이 증가했다.

교수팀은 이에 대해 “중증 수면무호흡증 환자에서 수면 중 혈당치가 오르는 것은 깊은 잠을 못자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뇌가 각성되면 에너지 소비 요구량이 커지고, 이를 공급하기 위해 우리 몸에서 포도당 방출량이 더 늘어나 혈당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수면 중 고혈당 상태가 계속되면 이를 조절하기 위해 인슐린이 필요하고, 결국 인슐린 분비기관인 췌장에 과부하가 걸려 당뇨병으로 진행된다.

폐쇄성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혀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져 상기도를 막는 질환이다. 이렇게 되면 일시적으로 숨을 쉬지 못해 산소포화도가 떨어지고, 이로 인해 뇌가 반복적인 각성상태가 된다. 국내에는 40세 이상 남자에선 27%, 여성에서는 16.5%가 수면무호흡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신원철 교수는 “실제 당뇨 환자의 50~60%가 수면무호흡증을 동반하고, 또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30~40%에서 인슐린 저항성 또는 내당능장애가 있다"며 "건강한 사람이라도 무호흡증 여부를 확인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연구 내용은 국제학술지인 ‘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