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03.04 15:25

안철수·윤석열 중심 야권 이합집산 가능성 대두…일각선 '대권동력 소멸' 전망도 제기
대권구도 '이재명 vs 윤석열'로 급격히 단순화되면 친문세력 이재명 '집중 견제' 심화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2시 대검찰청 청사 현관 앞에서 '검찰총장직 사퇴'를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인터넷언론인연대)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2시 대검찰청 청사 현관 앞에서 '검찰총장직 사퇴'를 밝히고 있다. (사진제공=인터넷언론인연대)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전격 사의를 밝히면서 정치권에 빅뱅이 일어나는 분위기다.

윤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대검찰청 청사 현관 앞에서 "저는 오늘 총장을 사직하려 한다"며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이 사회가 어렵게 쌓아 올린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검찰에서 제가 할 일은 여기까지다"라고 피력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힘을 다하겠다"며 "그동안 저를 응원하고 지지해주신 분들, 그리고 제게 날 선 비판을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윤 총장의 전격 사퇴 표명으로 당장 대선판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윤 총장이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가 여권이 아닌 '야권의 대권주자 이미지'였고 더군다나 사퇴 결행 시점도 서울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불과 한달 여 앞둔 시점이어서다.

일각에선 벌써부터 윤 총장이 '정계개편의 핵'으로 떠오를 확률이 높아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중심의 정계개편이 아닌 4·7 재보선에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나 이번에 검찰총장 사퇴의사를 표명한 윤석열 총장 등을 중심으로 야권의 여러 세력들이 이합집산하는 정계개편의 모습을 형성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이와는 조금 다른 측면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입지 변화 여부도 관심사다. 윤 총장의 사퇴로 대선 경쟁 구도가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 총장의 대립구도로 급격히 단순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흐름이 가시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친문세력들이 이재명 지사에 대한 견제 흐름이 날이갈수록 견고해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돈다. 아울러 이낙연 민주당 대표외에 '윤석열 맞춤형 여권 대선주자 띄우기'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 총장의 전격 사퇴 표명과 관련한 또 다른 시각도 있다. 야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 총장이 사퇴 표명으로 대선주자로서의 동력을 잃을 소지가 커보인다"며 "윤 총장이 만일 대권에 정말로 뜻이 있었다면 잔여임기를 채우면서 여권에 직·간접적으로 좀더 타격을 주고 나왔어야 했다. 그런데 오늘 사퇴한 것을 보니 대권주자로 나서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정반대의 시각도 나왔다. 여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만남에서 "윤 총장의 사퇴 시점이 절묘하다"며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입법 추진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던졌고 아울러 이른바 '보수의 성지'로 불리는 대구 방문을 마치고 나서 사퇴 카드를 쓴 점은 무언의 메시지를 보수층에 던져준 것으로 평가한다. 한마디로 대권동력을 확실히 확보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윤 총장의 향후 거취를 두고 이런 저런 관측이 나오지만 결국 구체적인 정계개편의 윤곽은 4·7 서울·부산시장 선거 직후부터 수면위로 올라올 확률이 크다는 게 적잖은 정치전문가들의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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