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21.03.05 10:30

세브란스 부정맥센터, 2018년 국내 최초 시술후 첫 추적·조사 결과 보고

기존 인공심박동기(왼쪽)와 비타민보다 조금 큰 정도의 무선 심박동기 비교 사진.
기존 인공심박동기(왼쪽)와 비타민보다 조금 큰 정도의 무선 심박동기 비교 사진.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부정맥 환자의 시술부담을 덜어주는 ‘무선 심박동기(leadless pacemaker)’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됐다.

세브란스병원 부정맥센터(정보영, 김태훈, 유희태 교수)는 지난 2018년 초 서맥성부정맥 환자 김모씨(79세·여)씨에게 국내 최초로 무선 심박동기 삽입술을 시행한 뒤 지금까지 추적·관찰한 결과, 임상경과가 매우 만족스러웠다고 5일 보고했다.

서맥성부정맥은 심장박동이 1분에 60회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몇 초 이상 정지하는 심장질환이다. 심장박동 수가 줄면 어지러움을 호소하거나 실신 또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초기 또는 일시적인 부정맥엔 약물치료를 시도하지만 노화에 따른 서맥성부정맥은 인공심박동기가 유일한 치료법이다.

인공심박동기는 심방과 심실에 전기를 전달해 정상 심장박동을 유지하게 돕는 장치다. 그동안 인공심박동기는 가슴에 장치를 삽입하고, 정맥을 통해 전극을 몸안으로 집어넣어 작동하는 방식이었다. 문제는 박동기의 크기가 커 가슴을 절개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감염이나 전극 삽입 시 압전 또는 천공이 생길 수도 있다.

무선 심박동기는 지름 0.67㎝, 길이 2.5㎝로 비타민보다 조금 크다. 기존 인공심박동기과 비교하면 6분의 1 수준(사진). 따라서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대퇴정맥을 통해 심장 안에 삽입한다. 흉터가 남지 않는 것은 물론 시술 후 환자의 회복 속도도 빠르다.

전기를 전달하는 와이어도 무선으로 바뀌어 전선 장착의 불편함도 해결했다. 배터리 수명은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12년 정도다.

해외 임상 연구에서 삽입성공률은 99%로 높다. 시술 후 1년 동안 주요 합병증 발생률은 2.7%로 기존 인공심박동기보다 63%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탈률은 0.06%, 시술 관련 감염률도 0.17% 수준이다.

김씨에게 장착한 무선박동기는 미국 메드트로닉사 제품으로 상품명은 ‘마이크라’다. 당시 김씨의 심장박동은 분당 35~40회 수준으로 어지럼증과 운동을 하면 숨이 차는 증상을 호소했다. 3년이 지난 현재 김씨의 맥박은 정상이며, 일상생활에 문제가 없고, 제품 역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세브란스 교수팀은 지난달 22일, 54세와 71세 서맥성부정맥 여성환자 2명에게도 무선 심장박동기 삽입술을 시행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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