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소운기자
  • 입력 2016.04.25 18:24

"증권사 대형화 등 위험 관리 강화…수익추구·위험관리 균형 필요"

진웅섭(사진)금융감독원장이 증권사들의 채무보증이 급격히 증가한 것에 대해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진 원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과 12개 증권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금융투자산업 발전 대토론회'에서 "증권사 채무보증의 양적·질적 위험수준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며 "스스로 잠재 위험 요인을 분석해 대응하고 내부 통제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힘을 쏟아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최근 증권사의 전통적 수익원 감소로 채무보증 등이 새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전체 채무보증의 약 62%인 15조원이 부동산 PF 관련 매입보장 약정 등과 관련돼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PF는 부동산 경기 악화, 시장 유동성 경색 등으로 채무보증 이행률이 급증하면 증권사의 유동성과 건전성을 급속히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 전체 채무보증 규모는 24조2000억원으로 지난 2013년 3월 말보다 13조2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도 52.6%로 2013년 3월 말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진 원장은 현대증권과 대우증권 매각 등으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 탄생을 앞둔 가운데 인수합병으로 인한 리스크 확대에도 주의를 당부했다.

그는 "최근 인수합병(M&A)을 통한 대형 증권사 출현 등으로 금융투자업계의 재편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증권사의 대형화는 충분한 자본력 등을 바탕으로 신용공여, 대형 M&A 참여, 해외진출 확대 등의 장점이 있지만 시스템 리스크가 커진다는 부작용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형화를 추구하는 증권사는 수준 높은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수익추구와 위험관리의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증권업계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발행 제한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서는 "쏠림현상이 여전한 만큼 수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진 원장은 "특정 지수 쏠림 심화는 헤지(위험회피) 과정에서 가격변동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증권사의 건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월 말 기준 전체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 101조 4000억원 중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 ELS의 발행잔액은 37조 2000억원으로 전체의 36.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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