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21.03.22 06:00

미술품·책 판매, 전기차 충전소 설치, 원격평생교육시설 운영, 보험대리점 등 미래먹거리 제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위치한 '아트 스페이스'. (사진제공=신세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위치한 '아트 스페이스'. (사진제공=신세계)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유통업계가 본격적인 주총 시즌에 돌입한다. '유통 빅3'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을 포함한 주요 유통 기업들의 주총이 3월 하순에 몰려 있어서다. 

오는 23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제과 등이 주총을 연다. 24일에는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그룹, 동원 F&B 등의 주총이 예정돼 있다. 이어 25일에는 GS리테일·농심·풀무원, 26일 롯데지주·CJ제일제당·삼양식품, 30일 CJ 등 주요 유통 기업들의 주주총회가 연달아 개최된다. 

올해 유통업계 주총의 주요 관전 포인트는 '신사업 발굴'과 '이사회 재정비'다.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조직 내부를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미술품·책 판매, 전기차 충전소 설치"…신성장동력 발굴에 박차

올해 주요 유통 기업들이 밝힌 주총 안건을 살펴보면, 미래 먹거리를 고민하는 업계의 고민이 묻어난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증가한 불확실성에 대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24일 개최하는 주총에서 사업 목적에 광고업, 광고대행업, 기타 광고업, 미술품의 전시‧판매‧중개‧임대업 및 관련 컨설팅업을 추가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백화점 매장 내 미술품 전시·판매 사업을 본격화하려는 의도다. 앞서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8월 강남점 3층을 리뉴얼하면서 회화, 사진, 오브제, 조각 작품 등 120여점을 전시한 '아트 스페이스'를 개장했다. 아트 스페이스에는 큐레이터가 상주하며 고객들에게 작품을 소개하고 구매까지 돕는다. 

광고업 등을 추가하려는 이유는 기존에 아날로그 방식으로 제작하던 현수막 옥외 광고물을 LED 전광판 등 디지털 방식으로 변경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날 주총을 여는 현대백화점은 사업 목적에 '원격평생교육 시설 운영'을 추가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수요가 늘어난 온라인 문화센터 운영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월 네이버 온라인 강의 플랫폼 '엑스퍼트'에 온라인으로 문화센터 강의를 수강할 수 있는 '현대백화점 컬처 클래스'를 론칭한 바 있다. 

GS25 편의점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오는 25일 주총에서 주류 수출입업, 배송 대행업, 보험대리점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다룬다. 배송대행업과 통신판매중개업은 GS홈쇼핑과 합병을 앞두고 온‧오프라인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사전 준비작업으로 풀이된다. 보험대리점업의 경우 GS홈쇼핑과 합병 후 보험 판매를 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GS리테일 측 설명이다. 

이 밖에 샘표는 오는 22일 주총에서 '서적의 통신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방안을 논의한다. 샘표의 요리 노하우를 담은 요리책을 판매하기 위해서다. 롯데칠성음료는 23일 주총에서 '플라스틱 성형용기 제조업'을 사업 목적에 포함하는 안건을 상정한다. 

최근 각광받는 전기차 충전소 관련 사업에 진출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신세계그룹과 현대백화점그룹의 계열사 신세계I&C와 현대퓨처넷은 오는 25일 주총에서 전기차 충전소 관련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오프라인 매장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해 고객 유입을 늘리려는 의도다. 최근 미래 운송수단으로 주목받으며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크게 늘었지만, 국내 전기차 충전 인프라는 열악한 상태다. 

◆누가 사내·사외이사?…재선임 및 신규 선임 안건 즐비

사내·사외이사 신규 선임하거나 재선임하는 안건도 눈에 띈다. 

먼저 롯데쇼핑은 이번 주총에서 강희태 대표이사 부회장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한다. 강 대표는 지난 2017년부터 롯데쇼핑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으며, 2019년부터 롯데그룹 유통 BU장을 겸임하고 있다.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 총괄 대표와 최영준 롯데쇼핑 HQ재무총괄본부 1부문장은 사내이사 신규 선임 대상으로 선정됐다.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는 전미영 트렌드코리아컴퍼니 대표와 김도성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가 추천됐다. 

현대백화점은 주총에서 정교선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논의한다. 정 부회장은 정지선 현대백회점 회장의 동생이다. 정 부회장의 재선임이 결정되면 현대백화점의 '형제 경영'은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농심은 오는 25일 주총에서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의 장남 신동원 부회장과 박준 부회장을 각각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신규 사내이사로는 이영진 부사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신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삼양식품은 오는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산하에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홍철규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정무식 법무법인 공감파트너스 변호사·이희수 예교지성회계법인 대표 등을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아울러 삼양식품은 올해 이사회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인 강소엽 HSG휴먼솔루션그룹 동기과학연구소 소장을 선임한다. 강 소장은 인사조직 중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대한 각종 코칭과 컨설팅 활동을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풀무원은 25일 주총에서 남승우 기타비상무이사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남 이사는 풀무원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는 현 풀무원의 최대주주다. 또 풀무원 창립자인 원혜영 전 더불어민주당 으원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상정했다. 

CJ제일제당은 26일 주총에서 김소영 CJ제일제당 BIO AN사업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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