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03.20 22:38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썩은 양당정치 견제세력 필요…공정한 부동산 시스템 구축 무엇보다 시급"
"25세~65세, 실직할 경우 매월 80만원씩 1년간 지급…0세~18세는 매월 15만원 줘 자산 형성 지원"

이수봉 민생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8일 서울시의회 기자실에서 열린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이수봉 민생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8일 서울시의회 기자실에서 열린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이수봉 민생당 서울시장 후보는 "국민을 웃기는 정치가 아닌 국민을 웃게 하는 정치를 하기 위해 서울시장에 출마했다"며 "이를 통해 좌파와 우파가 '복수하는 정치가 아닌 썩은 양당을 심판하려고 하는 정치'를 하는 동시에 서울시민들의 행복을 위한 '서울혁명'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일명 '제3정치경제론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민생당 비상대책위원장인 이 후보를 지난 18일 서울시의회 기자실에서 만났다. 인터뷰는 뉴스웍스를 비롯한 다른 매체와의 연합으로 진행됐다.

이 후보는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했고 서강대 경제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학생운동에 투신해 투옥된 경험도 있다. 이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정책연구원장 및 안철수 의원 보좌관을 거쳐 새정치민주연합 직능위원회 수석부의장과 재단법인 혁신과미래연구원 이사장을 역임했다.

-민생당의 정체는.

"민생당의 가치는 기득권의 담합체제를 해체하고 존재의 가치를 구현하는 정당이다. 기득권 카르텔을 해체하겠다는 게 우리의 정체성이다. 예를 들어 옵티머스 사태를 파보니 처음에는 이것을 권력형 비리로 봤지만, 그런데 깊이 보면 볼수록 여기에 신적폐와 구적폐의 뿌리가 하나로 연결돼 있더라. 기득권 담합체제의 해체와 '존재가치의 구현을 해야 한다. 핵심이 존재가치다. 자본적 관점의 잉여노동이 지구적 관점에서 보면 그 사람도 존재해서 가치가 있더라. 그래서 기본소득을 줘야한다는 것이다. 

민생당의 이름이 그동안 다섯 번 바뀌었다. 새정치추진위-새정치민주연합-국민의당-바른미래당-민생당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역설적으로 보수와 진보의 영역을 넘어서서 뭔가 만들어내려던 몸부림이었다. 중도라는 것은 폐기됐다. 민생당은 민주당보다 더 개혁적인 정당이 돼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정의당의 형태는 아니다. 정의당류는 진보가 아니라고 본다. 우리가 갖고 있는 것은 이런 스탠스다. 우리는 그동안 두 번의 큰 심판을 받았다. 그래서 이제는 새로운 사람이 새로운 가치로 만들겠다. 제3지대 경제론에 입각한 가치론이 민생당의 가치다."

- 서울시장에 출마한 이유는.

"'국민을 웃기는 정치가 아닌 국민을 웃게 하는 정치'를 하려고 나왔다. 좌파와 우파가 '복수하는 정치가 아닌 썩은 양당을 심판하려고 하는 정치'를 하는 동시에 서울시민들의 행복을 위한 '서울혁명'을 하려고 한다.

민생당이 과거에 비해 명맥이 끊어지다시피 했지만, 아직 40만 당원이 살아있고 일년에 8억원씩 정부보조금을 받는 당이다. 이런 당을 없애기는 쉬워도 만들기는 어렵다. 국민들은 여전히 '민주당도 싫다, 국민의힘도 싫다는 분들'이 30%정도 된다. 이분들을 우리가 제대로 대변해야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당이라는 게 후보를 안 내면 해산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당을 알리기 위해선 후보를 반드시 내야 하므로 민생당이라는 브랜드를 알리고 심판을 받자는 뜻에서 나왔다. 

'제3지대 공동화'의 위기 극복하기 위해 다 썩은 양당정치의 견제세력이 필요하다는 그런 절실함이 반영된 것이다. 이수봉에게 주는 표는 절대로 사표가 아닌 미래에 대한 투자다. 지금의 정치는 신구 기득권 간의 자리싸움일 뿐 서민을 위한 대변자가 없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가 싫은 분들'은 민생당의 이수봉에게 표를 주면 우리의 목표가 의미를 갖게된다. 그리되면 1년후에는 확실히 이길수 있다. 이런 간절한 말씀을 드린다."

지난 18일 서울시의회 기자실에서 열린 이수봉(왼쪽) 민생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인터뷰에서 양건모 민생당 대변인이 이수봉 위원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지난 18일 서울시의회 기자실에서 열린 이수봉(왼쪽) 민생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인터뷰에서 양건모 민생당 대변인이 이수봉 위원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생각은. 

"사람은 배신할 수 있지만, 가치는 배신하면 안 된다. 그 가치가 양당을 넘어서는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그 가치를 계속 연구하고 더 세련되게 만들어서 가는 것이 중요한데 안철수 대표에게는 그런 '가치' 보다는 '권력'이 중심이었다. 그래서 민주당과 합당하기도 하고 그게 안되니까 다시 또 국민의힘과 합당 얘기가 나왔던 것이다. 진보와 합당했다가 보수와 다시 합당 얘기가 나왔고 그렇게 '가치없이 가는 과정'에서 많은 동지들이 떠나 버렸다. 

8년 동안을 내부에서 설득도 했지만 그게 안 되더라. '새로운 정치의 핵심내용을 분명히 하자'고 했는데 그것도 안 되더라. 권력 중심으로 왔다갔다 하니까 저로서도 더 이상 같이 할수가 없었다. 마지막 상황은 총선을 앞두고였다. 바른미래당 갖고는 안되니까 안철수-김종인-당시 손학규 대표가 새롭게 판을 짜서 개혁적인 신당을 만들어서 총선을 맞이하자고 했다. 당시 독일에 있던 안 대표에게는 한국으로 돌아오면 그냥 백의종군하면서 바닥에서 겸허하게 돕고 김종인과 함께 같이 끌어들이고 이런 역할을 하면 반드시 총선에서 우리가 20석은 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런 힘을 바탕으로 다음을 도모할 수 있다고 했다. 이를 안철수 대표가 받아들이지 않았고 손 대표도 받지 않았다. 김종인 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희망이 없다고 보고 국민의힘 쪽으로 가게된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내가 안철수와는 노선을 달리하게 된 것이다. 안타깝다. 제3지대 단일화를 하자고 했고, 신구기득권인 양당을 넘어서는 게 우리의 가치다." 

-'문재인 정권 심판론'에 동의하나. 

"문재인 정권은 심판해야 한다. 이대로 가서는 나라 망한다는 것은 맞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을 심판한다 해서 구 적폐세력을 끌어들인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렇게  집권한다 해도 구 적폐세력의 바지사장에 불과하게 된다. 야권단일화라는 게 결국은 구 적폐세력의 부활을 도와주는 그런 통로로 될 뿐이지 한국정치의 근본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아니다. 나는 그런 입장에서 얘기한거다. 반면, 안철수의 입장에서는 집권하려면 야권후보 단일화밖에 없다는 주장이었다. 현실에서는 안철수 대표의 말이 맞지만 정치적 가치를 추구하는 우리의 입장에서는 그것은 우리의 가치와 맞지 않다는 것이었고, 거기에서 안철수 대표와는 완전히 노선을 달리하게 된 것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서울 시정 9년'에 대한 평가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서울시장 재임 시절 시정이 가져온 기득권의 부패문제 등에 대한 저항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부동산 개발 자체가 문제가 있다해서 재생사업에 초점을 맞춰왔다. 나도 직접 36채의 집도 지어보고 철거문제에도 관여했던 사람이지만 박원순의 서울 시정은 어설픈 좌파적 관념주의다. 개발은 해야 하는 것이다. 다만 문제는 주민들과 거기 사는 세입자나 거기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같이 살 수 있는 모델을 개발해야 하는데, 개발이 나쁘다고 보는 사람들이 이것을 같이 다 묶어버리니까 영화 세트장 같은 곳에서 살아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건 비극이다. 예를 들어 무너져 가는 담벼락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하는데 거기에 페인트칠만 하는 식이다. 이런 게 바로 관념적 좌파들의 행각이다. 이것은 진보라고 볼 수 없다. 그런데 국민들이 민주화운동이라고 하는 큰 맥락속에서 그것을 괜찮다고 용인한 것인데 실제로 내부를 들여다보면 굉장히 문제가 많다. 그런 류의 운동은 진보가 아니다. 위선적인 가짜다."

-민생당은 당세 확장을 위한 콘텐츠가 있나.

"솔직히 무슨 대책이 있겠나. 언론에서부터 일단 멘트를 안 따주는데 국민들이 알 턱이 없지 않나. 항상 박영선, 오세훈, 안철수 얘기만 나오고 야권 단일화 얘기만 나오는데 뭐가 되겠나. 지금 조사해보면 민생당 지지율이 1~2%나 나오려는지. 이런 상황에서 언론 조명이 안되니 어렵다. 그 돌파구로서 제가 후보로 나온 것이고 잘못된 정치구도를 알리고 우리의 주장을 알리려는 것이다."

이수봉 민생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8일 서울시의회 기자실에서 열린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를 낀 채 자신의 견해를 털어놓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이수봉 민생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8일 서울시의회 기자실에서 열린 뉴스웍스와의 인터뷰에서 마스크를 낀 채 자신의 견해를 털어놓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제1 핵심공약은 무엇인가.

"부동산 공약이 핵심이다. 다른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은 겉으로는 아름답지만 공허하고 핵심이 없다. 부동산 공약의 핵심은 정보를 주고받는 것이다. 문제의 뿌리가 부동산 정보를 사고파는 시스템, 즉 부동산 마피아들에 대한 것인데 이것을 그냥 두고 그 어떤 공급정책을 내놓는다 해도 그 혜택은 미미할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이득은 부동산 투기 마피아 세력에게 가게 돼 있다. 결국 부동산 불로소득을 추구하는 구조적 부동산 마피아세력에 대한 징벌적 초과배상제를 실시해서 이것을 못하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본다. 암 덩어리부터 들어낸 다음에 치료를 해야지 그것은 그대로 둔 채 아무리 공급을 늘여봤자 그게 되는 게 아니다.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해도 90%이상이 부동산 마피아세력에게로 넘어간다. 부동산정책을 제대로 하려면 이것을 추진하는 공공부문에서 공익적 마인드로 주민들이 같이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게 안 돼 있기 때문에 기본주택사업 등을 먼저 시작해야 한다. 공정한 부동산시스템을 만들고 거기에서 현실적으로 자기 집을 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접목시키는 이런 방식으로 가야 한다. 미시적으로 보면 그런 것이고 거시적으로 보면 대한민국은 서울의 식민지, 서울은 강남의 식민지, 강남은 기득권 담합세력의 볼모가 돼있다. 그래서 부동산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이런 구조를 어떻게 바꿔내는가가 중요하다. 

3기 신도시 건설 등의 공급대책도 안할 수는 없지만 잘못하면 위험하다. 3기 신도시가 생기면 그 주변이 모두 슬럼화될 것이다. 인천 송도신도시가 생겨서 원도심 집값이 폭락하고 그곳의 자영업자들 수익이 반토막났다. 전형적인 토건 마피아의 이해관계 때문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다행히 서울은 용산땅 98만평이 있는데 여기에서 밀려난 사람들에 대해 주거대책을 세워주는 방식이 돼야 한다. 그것을 기본으로 하면서 아주 멋진 신도시를 만드는 식으로 해서 순환시켜야 한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도 이어줘야 한다. 이런 쪽으로 거시 정책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부동산의 외국자본 유입에 대한 대책은. 

"청와대도 마찬가지고 서울시도 그렇고 중국이나 외국계와 정부가 결탁이 돼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정보를 주면서 투자를 유치하는 형태가 되는데 이것은 일종의 담합행위다. 초국가적 담합행위다. 이 자체가 범죄행위다. 한국에서도 미국같은 처벌법을 만들어야 한다. 서울시에서도 이런 기득권 담합 처벌법을 만들겠다는 게 저의 1호공약이다. 외국자본도 마찬가지다. 금융뿐만 아니라 모든 이권이 있는 곳에는 모두 마피아들이 있는데 이것을 처벌하자는 게 제 1호공약이다."

-기본소득과 재난지원금에 대한 생각은. 

"2008년부터 기본소득 운동을 해왔지만, 기본소득과 재난지원금은 다른 개념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너무 경제적인 측면만 강조하고 기본소득을 재난소득과 섞으려는 이상한 측면이 있다. 나는 서울형 기본소득을 실시하려 한다. 재난지원금은 다른 차원이다. 우리는 재난지원금을 자영업자들에게 코로나 종식때까지 150만원 지원하는 것으로 설계했다. 이에 따른 재원 마련은 있는 사람들이 나눌 수밖에 없다. 공무원 월급부터 20%씩 반납하게 하겠다. 나부터 솔선수범하기 위해 최저임금만 받고 하겠다고 약속했다.

재난지원금은 그야말로 재난 상황에서 피해를 본 특정대상에게 주어져야 하는 것이다. 이것을 기본소득이라는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거기에다가 얹히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다. 전체 서울시민에게 1인당 10만원씩 준다는 게 바로 보편적인 재난지원금 지급이다. 예를 들어 , LH투기하는 직원들에게도 1인당 10만원씩 줘야하느냐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게 공정하다고 얘기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기본소득은 이렇게 설계하는 게 가능하고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재난지원금은 다른 얘기다. 그것은 한정돼있는 영역에서 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섞으면 안 되는 개념이다. 재난지원금은 자영업자들에게 버틸 힘을 주기 위해 1인당 150만원씩 주고 기본소득은 '생애 기본소득 청구권'과 '기본재산 형성권' 두 가지로 설계했다. 생애기본소득 청구권은 25살부터 65세까지 10년 단위로 나눠서 해당 연령대에서 실직할 경우 한번 이 자금을 신청하게 하는 것이다. 1년 동안 80만원씩 매월 주는 것이다. 일생동안 세 번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처음에는 재원 문제 때문에 10%밖에 못한다. 기본자산 형성권은 태어나면 18세까지 월 15만원씩 국가가 개인의 통장으로 지급해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18세가 되면 5000만원 정도가 돼서 자신이 독립하는 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기본소득을 하려면 목적세를 신설해야 하므로 사회적 합의와 준비기간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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