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교 기자
  • 입력 2021.03.24 12:07
임종석 (사진제공=남북)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사진제공=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뉴스웍스=조영교 기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은 24일 "박원순 시장의 당선은 서울시민들의 생각이 변했다는 반증이었다"며 전날에 이어 다시 옹호 발언을 이어갔다.

전날 임 전 실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박원순은 정말 그렇게 몹쓸 사람이었나"며 글을 올려 박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비판을 받은 지 하루 만에 다시 두둔하는 글을 올린 것이다.

임 전 실장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2002년부터 2020년까지 이명박·오세훈·박원순 전 시장의 재임 이력을 언급하며 "서울은 대표적인 메트로폴리스(metropolis)다. 다양한 이해와 요구가 충돌하고 서울시정에 대한 기대와 평가도 다를 수 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대체로 이명박, 오세훈 시장 시절에 속도와 효율이 강조되었다면 박원순 시장 시절에는 안전과 복지가 두드러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대규모 뉴타운 개발과 도심 초고층화 등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토목 행정은 이명박, 오세훈 시장 시절의 상징"이라고 전했다.

이어 "거기에 20개가 넘는 자율형사립고를 허가하여 일반고를 무력화하고 고교교육의 서열화를 악화시킨 일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라며 "박원순 시장의 행정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도 많다. 시장의 질서나 기업의 효율 등을 무시한다는 비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박원순 시장의 당선은 서울시민들의 생각이 변했다는 방증이었다"며 "'더디가도 사람 생각하자' 안전한 서울, 깨끗한 서울, 걷기 좋은 서울이 시민의 새로운 요구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원순은 그런 요구에 순명하여 속도를 줄이고 안전을 강화하고 인도를 넖히고 서울심야버스를 도입하고 자동차 제한 구역을 늘리려 했다"며 "건물 고도를 제한하고 경관 심의를 까다롭게 하고 문화재는 무조건 지키고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재창조해내려 무모함을 자처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생활 공간속에 신재생에너지를 설계하고 도시 농부를 키우려 노력했다"며 "곳곳에 사람 냄새나는 마을 공동체와 공유경제를 장려하고 마을도서관과 북카페를 대폭 늘려나갔다"고 전했다.

이어 "복지와 문화 시설을 늘리는 데 힘을 쏟고 서울형 공공어린이집을 획기적으로 확대했다"면서도 "그의 관점과 철학이 서울의 요구를 모두 채우지도 못했고 때론 지나치게 고집스러워서 세상물정 모른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임 전 실장은 "아픔과 혼란을 뒤로하고 선거를 다시 치르는 이 시점에 이런 문제들에 대한 성찰과 평가도 이루어져야 한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또 내일을 살아야하고 4월 7일 이후의 서울이 어떤 철학과 방향으로 나아가느냐는 우리 자신와 아이들에게 어떤 과거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임 전 실장의 행보는 정치권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 전날 정의당은 대변인 논평을 통해 "명백한 2차 가해"라고 지적했으며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역시 24일 인터뷰에서 "그런 일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선을 그었다.

임 전 실장은 2014년 박 전 시장 후보 캠프에서 총괄본부장을 지냈으며 2014~2015년엔 서울시 정무부시장으로 박 전 시장을 보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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