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조영교 기자
  • 입력 2021.03.29 17:47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유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유세하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조영교 기자]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논란의 내곡동 땅 측량에 직접 참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과 정의당은 29일 제대로 된 해명을 하라고 비판했다.  

앞서 KBS는 지난 26일과 28일, 당시 경작인들과 측량팀장의 증언을 빌려 "2005년 6월 13일 서울 내곡동 땅을 측량할 당시 입회인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오 후보의 장인, 나머지 한 명을 두고 경작인들은 오 후보 본인, 오 후보 측은 큰 처남 송모씨로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오 후보 측은 KBS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며 지난 28일 KBS 및 보도 관련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오 후보는 29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처남이 2005년 당시 내곡동 토지 측량 신청자이자 현장 입회인으로서 입회 기록 공개 여부와 관련해 직접 한국 국토정보공사에 해당 '측량성과도 발급'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서류가 가장 정확하다. 그게 나오면 해명 끝날 것이라 생각한다"며 "측량 현장에 제가 있었다, 없었다가 중요한 게 아닌데 민주당에서 자꾸 프레임을 그쪽으로 옮겨간다. KBS를 통해 그런 작업하는 것으로 짐작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박성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손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 거짓으로 진실을 막을 순 없다"며 오 후보의 해명을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당시 국토정보공사 측량팀장인 류모씨가 '오세훈 후보를 정확히 기억한다'는 구체적인 증언을 했다"며 "'키가 컸고, 선글라스를 썼다'는 증언도 앞서 KBS가 보도했던 경작인들의 설명과 일치한다. 경작인도, 측량팀장도 오 후보가 워낙 유명인이라 한 눈에 알아봤다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 29일 경작인 중 한 분이 TBS를 통해 추가 증언도 했다. 해당 경작인은 경계말뚝 설치 작업을 하는 등 측량 작업의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하며 오 후보를 거듭 확인했다고 한다"며 "'하얀 백바지'에 '선글라스'이고, '오세훈 의원입니까?'에 대답까지 했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오 후보 땅에서 경작했던 주민도 TBS '김어준의 뉴스쇼'에 출연해 "선글라스를 끼고 키 큰 사람이 왔는데 한눈에 오세훈씨구나, 금방 알아보겠더라"며 "(식당에서) 생태탕을 먹은 기억이 난다"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또한 "당시 내곡동 주민들이 생각했던 예상 보상가보다 더 많은 보상가가 책정되었다는 것도 증언했다"고 덧붙였다.박 대변인은 "오 후보는 KBS를 향한 검찰 고발장에 '측량을 입회하고 서명한 사람은 처남'이라고 한다"며 "하지만 언론 보도 등을 보면 오 후보의 처남은 내곡동 땅 측량일인 2005년 6월13일에 하루종일 경희의료원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 후보의 말대로 입회인이 처남이라면 처남의 측량일 날의 동선을 명확하게 밝히라"며 "오 후보는 내곡동 땅의 존재도 몰랐고 상대적으로 손해를 봤다는 본인의 주장을 서울시민과 국민 앞에서 한 점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 후보는 그동안 펼친 '내곡동 거짓말 레이스'에 대해 이제라도 인정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 역시 오 후보의 측량 입회 여부 진실을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오세훈 후보가 2005년 6월 13일 내곡동 측량에 입회했다는 증언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그동안 오 후보는 측량에 입회한 것은 본인이 아니라 처남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해왔다"며 "그런데 당시 국토정보공사 측량팀장의 증언까지 더해지면서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급기야 오세훈 후보는 '내곡동 측량 사건이 본질이 아니다'라며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회하지 않았음을 입증하겠다고 나섰다"고 말했다.

그는 "오세훈 후보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며 "사실 내곡동 측량 사건의 본질은 '내곡동 보금자리선정에 셀프 특혜가 있었는가?', '부당한 이익을 얻었는가?'에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하지만 불신은 오세훈 후보가 자초한 것이다. 그동안 내곡동 의혹에 오세훈 후보는 모르쇠 태도로 일관해왔다"며 "그러나 2000년 국회의원 시절에 재산신고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후 보금자리 선정은 주택국장의 전결사항이라 전혀 모른다라는 태도로 또 의혹을 키웠다"며 "결국 측량 입회 여부는 오 후보의 신뢰성 여부를 검증하는 중요한 잣대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후보는 내곡동 의혹에 제대로 해명해야 한다"며 "그리고 철저하게 진실여부를 가려야 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아울러 "만약 거짓 해명이 드러난다면 응당의 책임을 져야한다"며 "제대로 내곡동 의혹의 본질을 논하려면 '거짓말쟁이' 후보가 아닌 '말에 신뢰가 가는'후보가 먼저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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