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현건 기자
  • 입력 2021.04.03 08:00

오피스텔 분양시장도 역대급 호황…'저금리 기조 속 이자보다 높은 임대 수익률' 등 부각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오피스텔 전경. (사진=카카오맵 캡처)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한 오피스텔 전경. (사진=카카오맵 캡처)

[뉴스웍스=전현건 기자]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청약에 36만3000여 명이 지원했다. 2019년 9만5000여 명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사이 3.8배 증가한 것이다. 이는 전국 아파트값이 치솟으며 매수세가 주춤한 가운데 정부의 각종 규제가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자유로운 오피스텔 시장에 투자수요 등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등록된 오피스텔 분양정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전국에는 오피스텔 56곳, 2만7138실이 공급됐으며 청약에는 총 36만3982명이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공급된 70곳, 3만3635실보다 적은 물량이지만 총청약자 수는 무려 26만8250명, 약 3.8배 증가한 기록이다.

오피스텔 거래량 늘어…진화된 설계 및 아파트와 동일한 주거여건 눈길

오피스텔 거래량도 늘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작년 거래된 오피스텔의 수는 총 16만1642건으로, 2019년(14만9878건)보다 7.85%가량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전용면적 84㎡로 구성되는 주거형 오피스텔의 인기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높아진 아파트 진입장벽으로 인한 대체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점과 함께 진화된 설계와 상품성에 아파트와 동일한 주거여건을 누릴 수 있다는 점 등이 이들의 인기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요즘 공급되는 전용면적 84㎡의 주거형 오피스텔은 투룸 이상의 평면구조와 팬트리, 알파룸 등 넉넉한 수납공간을 갖춰 조성된다. 또 다양한 스마트 시스템이 도입돼 사실상 아파트와 동일한 주거여건이 제공된다. 여기에 아파트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대출, 세금, 청약 규제가 적어 소비자의 부담도 덜한 편이다. 

이러한 가운데 분양붐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봄에도 전국에서 신규 오피스텔의 공급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효성중공업이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해링턴 타워 서초' 오피스텔(전용면적 18~49㎡) 285실을 4월 분양한다.

현대건설도 4월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힐스테이트 장안 센트럴' 오피스텔(전용면적 38~78㎡) 369실을 선보일 계획이다. 

인천에서는 포스코건설이 연수구에 '더샵 송도아크베이' 오피스텔(전용면적 84㎡) 225실을 4월 분양할 예정이다. 

대구에서는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달성공원역' 오피스텔(전용면적 84㎡) 72실이 4월 5일 청약을 앞두고 있다.

(자료제공=리얼하우스)

오피스텔 가격상승률, 아파트 뛰어 넘어…지방은 무려 33.9%나 올라

이렇게 오피스텔의 인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오피스텔 가격상승률 또한 아파트 가격상승률을 훌쩍 넘어섰다. 

한국부동산원의 자료에 따르면 아파트가격(2월 기준)은 전년 동월 대비 10.0%나 올랐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약 2.3배 가량 높은 상승률(22.8%)을 기록했다. 

특히 지방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수도권은 평균 21.6%의 상승세를 보인 반면 지방은 무려 33.9%나 올랐다.

오피스텔은 보통 임대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투자가 이뤄지므로 아파트 가격상승률을 뛰어넘는 상황은 보기 드물다. 오피스텔 가격과 임대수익률은 반비례하기 때문이다. 이 말은 아파트로는 더 이상 시세차익 실현이 힘들어지면서 오피스텔에 투자수요가 몰렸던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 역시 오피스텔 가격상승에 한몫을 했다. 지난 해 7월 부동산대책에서 주택임대사업제도를 대대적으로 손질한 이후 오피스텔에 대한 인기가 크게 높아졌다. 

당시 단기임대(4년)와 아파트 장기일반 매입임대(8년)를 모두 폐지했다. 아파트로는 더 이상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이 불가능해진 셈이다. 반면 오피스텔은 여전히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이 가능해 다양한 세제혜택을 제공 받을 수 있다. 

서울의 한 중개업자는 "아파트 가격 급등에 대한 피로감과 정부의 주택시장 규제까지 겹치면서 오피스텔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고 있고, 1~2인가구의 비중이 해마다 높아지면서 소형 오피스텔 수요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오피스텔 분양시장은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다. 

단적인 예로 GS건설이 지난 1월에 분양했던 '판교밸리자이'는 282실 모집에 무려 6만5503명이 신청해 평균 23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아파트는 1순위에서 151가구 모집에 9754명이 청약해 평균 64.6대 1 수준에 그쳤다.

지방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금호건설이 지난 17일에 청약접수를 받았던 '세종 리첸시아 파밀리에'는 217실 모집에 6711명이 몰려 평균 30.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울러 대우건설이 지난해 12월 분양했던 '대구 중앙로역 푸르지오 더 센트럴'도 평균 75.2대1의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였다.

이처럼 오피스텔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는 주택에 비해 분양권의 규제가 훨씬 덜하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분양권은 취득세 및 양도세 산정 시 주택수에 포함되지 않는데다가 분양권을 양도할 때 양도소득세율이 기본세율(6%~45%, 2년 이상 보유 조건)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소형 오피스텔은 장기화되는 저금리 기조 속에 이자보다 높은 임대 수익률을 누릴 수 있어 인기가 꾸준하며, 중대형 오피스텔은 최근 주거 대안으로 떠오르며 수요가 급증해 시세차익까지 노려볼 수 있다"며 "하지만 오피스텔은 사용 용도별로 세금 부담이 커질 수도 있기 때문에 보유세 여부를 잘 따지는 등 신중한 투자 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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