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1.04.04 07:30

"2분기 수출 30%대 증가율 시현"…글로벌 기관, 韓 성장률 '3%대 중반' 상향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올해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방역 상황 속에도 선방하고 있다. 1분기(1~3월) 수출 등의 경제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기관들도 올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을 속속 높이고 있다. 백신접종이 정부의 계획대로 진행되면 하반기에는 내수회복세까지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는데 최근 경제심리가 '비관적'에서 '낙관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100.5로 지난해 1월 이후 14개월 만에 100을 돌파해 긍정적인 심리로 변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3월 경제심리지수(ESI)도 101.3으로 전월보다 4.7포인트 상승했다. ESI가 100을 넘은 것은 2018년 6월(100.4) 이후 처음이다. 

심리지표가 호전된 가운데 실물지표에서도 개선세가 확인됐다. 3월 수출은 538억3000만달러로 전년동월 대비 16.6% 증가했다. 5개월 연속 늘어난 가운데 16.6%의 증가율은 2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3월 수출액은 월간 기준으로는 역대 세 번째로 높고 3월 기준으로는 역대 1위에 해당한다. 수출액과 수입액을 더한 교역액은 1035억달러로 종전 최고치인 2018년 10월(1033억달러)를 넘어섰다. 일평균 수출도 6개월 연속 증가했다. 

3월 수출은 15개 주력품목 가운데 디스플레이를 제외한 14개 품목이 증가했다. 반도체(8.6%) 호조세가 이어진 가운데 비(非) IT품목 및 중간재 수출도 개선됐다. 특히 석유제품(18.3%)의 경우 국제유가 회복 영향으로 2년 3개월 만에 플러스 반등했다.

올해 1월(11.4%), 2월(9.5%), 3월(16.6%) 수출이 모두 증가하면서 1분기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2.7% 늘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수출경기는 더욱 강해질 것"이라며 "지난해 2분기 수출이 20.3%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올해 2분기 수출 증가폭은 역대급을 기록할 공산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의 재정확대 결정도 수출 개선흐름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여경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정부의 1조9000억달러 부양책 및 2조2000억달러 인프라 법안 등 미국 재정 확대로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이 활성화되는 상황"이라며 "한국 수출도 동반 확대되면서 2분기에는 30%대 증가율을 시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출을 비롯한 경기 개선 기대감으로 글로벌 기관들은 최근 한국의 성장률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 3월 IMF(국제통화기금)은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1%에서 3.6%로 0.5%포인트 상향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도 2.8%에서 3.3%로 높혔다.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IB 7개사의 평균치도 3.4~3.9%로 기존 대비 0.5%포인트 올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올해 성장률이 기존에 제시한 3.0%보다 높을 것이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이 총재는 지난달 24일 "국내경제는 수출과 설비투자의 증가세가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이고 추경은 올해 성장률을 추가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내외 여건변화를 종합해 보면 향후 성장경로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올해 국내 성장률은 종전 전망치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후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고용에서의 어려움은 계속되고 있다. 코로나 영향으로 취업자 수는 지난해 3월부터 12개월째 줄고 있다. 2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7만3000명 줄었다. 1월(98만2000명)에 비해서는 절반 가량 축소됐으나 숙박 및 음식점업(-23만2000명), 도매 및 소매업(-19만4000명) 등 대면서비스업 위주의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50만명에 육박했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세도 12개월째 지속 중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용은 1년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경기후행적 지표인데다 코로나 위기가 취업자비중이 가장 큰 대면서비스업 부분을 집중 강타해 회복속도가 빠르지 않은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2월부터 방역여건 개선, 직접일자리 공급 등 영향으로 3월에는 취업자수가 지난해 3월 또는 그 이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