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1.04.04 18:00

SK㈜·하이닉스 등 최근 열린 주총서 파이낸셜 스토리를 공개하며 실현가능한 방법론 제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 제주 디아넥스 호텔에서 열린 '2020 CEO세미나'에서 파이낸셜 스토리로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제공=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제주 디아넥스 호텔에서 열린 '2020 CEO세미나'에서 파이낸셜 스토리로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SK)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파이낸셜 스토리'를 잇달아 공개하고 실행력을 높이는 방안에 몰두하고 있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고객과 투자자, 시장 등 파이낸셜 소사이어티를 대상으로 SK 각 회사의 성장 전략과 미래 비전을 제시해 총체적 가치를 높여 나가자는 경영전략을 뜻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작년 6월 '2020 확대경영회의'에서 처음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언급한 뒤 이를 재차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무엇보다 CEO들은 구조적 장애물을 해결하기 위한 자신만의 성장 스토리를 준비하고 출사표를 던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작년 9월 SK그룹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에서 "우리는 이미 기업 경영의 새로운 원칙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축으로 하는 파이낸셜 스토리 경영을 설정하고 방법론을 구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작년 10월 열린 '2020 CEO세미나'에서도 최 회장은 "매출과 영업이익 등 종전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한 기업가치 평가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이제는 매력적인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이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가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CEO들은 파이낸셜 스토리를 실행하면 더 큰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이제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의 의지에 발맞춰 SK CEO들은 2021년을 각 사가 제시한 파이낸셜 스토리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높이는 원년으로 삼고, 재무제표 중심의 성장 전략을 신뢰와 공감 중심의 성장 전략으로 바꿔나가기로 했다.

특히 SK CEO들은 최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각 사의 파이낸셜 스토리를 공개하며 시장으로부터 신뢰를 이끌어 낼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현가능한 방법론을 찾기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장동현 SK㈜ 대표이사 사장이 미래 혁신성장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SK㈜)
장동현 SK㈜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달 29일 정기주주총회 직후 온라인 투자자 간담회를 열고 미래 혁신성장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SK㈜)

SK㈜는 지난달 29일 정기주주총회 직후 온라인 투자자 간담회를 열고 첨단소재와 바이오, 그린, 디지털 등 4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2025년까지 시가총액 140조원의 '전문가치투자자'로 진화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파이낸셜 스토리를 공개했다.

장동현 SK㈜ 대표이사 사장은 "파이낸셜 스토리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선도하는 SK㈜의 혁신 방향이자 약속"이라며 "앞으로 SK㈜는 ESG 중심 4대 핵심 포트폴리오 재편 성과와 행복경영 실천 노력을 시장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2025년 시가총액 140조원 규모의 기업가치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SK㈜는 다양한 산업 영역에 흩어진 포트폴리오를 4대 핵심영역 중심으로 재편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재원의 마련방안도 밝혔다. 4대 영역과 연관성이 적거나 시너지가 낮은 사업은 과감하게 조정하고 투자회사 상장이나 소수 지분 매각도 적극 추진한다. 외부 투자 파트너로부터 자금 유치 등을 통해 5년간 총 46조원의 재원을 조달한다는 복안이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달 3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사의 미래비전을 담은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도 지난달 3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사의 미래비전을 담은 파이낸셜 스토리를 발표했다. 회사는 사업적으로 D램과 낸드 사업 경쟁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ESG 경영에 치중해 기업가치를 높여간다는 방향성을 이 스토리에 담았다.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2년 전 CEO로 취임하면서 목표로 제시한 '기업가치 100조'를 올 초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달성했다"며 "이제 그보다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파이낸셜 스토리를 기반으로 D램과 낸드 양 날개를 펼쳐 회사의 성장을 도모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가속화하겠다"면서 "SK하이닉스는 기술로 인류와 사회에 기여하는 '그레이트 컴퍼니'로 진화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경제적 가치 측면에서는 낸드 사업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키옥시아(옛 도시바) 투자에 이어 지난해 10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의 예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3% 줄일 수 있는 저전력 SSD를 제시했다. 미래 투자방향성에 대해서는 연구개발, ESG 경영 강화, 미래성장동력 발굴 등 세 가지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완재 SKC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SKC 본사에서 열린 제4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SKC)
이완재 SKC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SKC 본사에서 열린 제48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SKC)

SKC는 그린 모빌리티 전문회사로 정체성을 바꾸고 획기적인 기업가치 제고에 나서기로 했다. 이완재 SKC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달 30일 정기주주총회에서 "글로벌 수준 이상으로 거버넌스를 혁신하고 SKC의 아이덴티티를 바꾸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SKC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동박사업 인수로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사업모델 혁신을 추진해왔다. 이완재 사장은 "퍼스트 딥체인지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더 큰 꿈을 향한 세컨드 딥체인지에 도전해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제고할 것"이라면서 세 가지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그린 모빌리티 소재·부품 전문회사로 SKC의 기업 정체성을 완전히 탈바꿈해 나간다. 동박사업은 국내외 증설을 통해 글로벌 넘버원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고 신규 그린 모빌리티 소재 비즈니스에 진출하기 위한 탐색을 지속한다. 

화학과 인더스트리 소재사업은 ESG 중심으로 비즈니스모델을 업그레이드해 지속가능한 사업구조로 변화를 모색한다. 인더스트리 소재 사업은 하이테크 IT 및 친환경 분야에 집중하고, 화학사업은 식음료나 의약품은 물론 개인위생 소재 비중을 대폭 늘려 화학 업종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동시에 세상과 함께 성장하기 위한 SKC로서 탄소배출 및 플라스틱 넷 제로라는 장기적인 목표도 내세웠다. 스마트 윈도우필름 등 탄소배출 저감 소재사업을 확장하고 신규 사업장은 RE100을 기본으로 이행해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는 한편, 생분해 소재 사업과 재활용 사업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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