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21.04.05 15:03

6G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자율주행, 사람·사물·공간 연결 만물지능인터넷 시대 대비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LG 윙'. (사진제공=LG전자)
메인 화면을 가로로 돌리면 숨겨진 세컨드 스크린이 등장하는 혁신 스마트폰 'LG 윙'. (사진제공=LG전자)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LG전자가 오는 7월 31일자로 '계륵'으로 전락한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995년 휴대전화 시장에 뛰어든지 26년 만이다. LG전자는 한때 초콜릿폰과 샤인폰, 프라다폰 등 피처폰을 1억2000만대 가까이 판매하며 글로벌 3위의 휴대폰 제조사로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으로의 전환기에 대응 미흡으로 결국 '적자 수렁'에 빠지고 만다.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래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누적 영업적자는 5조원 규모에 달한다. 비록 휴대폰 사업을 철수하게 됐지만 혁신과 도전, 각종 최초 기록은 유산으로 남겼다.

5일 모바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1995년 MC사업본부의 전신인 LG정보통신으로 모바일 사업을 시작했고, 2000년 LG전자와 LG정보통신을 합병해 지금까지 사업을 이끌어왔다.

최초의 LG 휴대전화 브랜드는 '화통'이었고 이후 프리웨이, 싸이언, 프라다폰, 초콜릿폰, 김태희폰, 와인폰, 옵티머스, G·V시리즈 등 수많은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했다.

피처폰 시절 LG전자는 미국 CDMA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고, 2010년 3분기에는 분기 판매량이 2800만대에 육박하면서 세계 휴대전화 시장 3위에 올랐다.

초콜릿폰과 샤인폰, 프라다폰 등 피처폰으로 연이은 성공을 거둔 LG전자에 위기가 시작된 것은 2000년대 후반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면서였다.

2010년에는 안드로이드 기반의 옵티머스를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 본격 진출했지만, 애플이나 삼성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출이 늦었을 뿐 아니라 이후 경쟁사인 구글을 의식한 나머지 안드로이드 대신 MS를 운영체계로 선택해 기존 사용자들의 외면을 받게 된다.

여기에 굴하지 않고 LG전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에 대항하기 위한 G 시리즈 첫 모델을 2013년에 출시하면서 재기를 노렸고, 연이어 G3와 G4가 계속 양호한 성적을 보이며 다시 성장 가도를 달리는 듯했다.

하지만 2016년 실험적으로 출시한 모듈형 스마트폰 G5가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면서 '적자의 늪'에 빠지게 된다.

LG전자는 모듈형 스마트폰 이외에도 최근까지 듀얼 스크린을 앞세운 'LG V50 씽큐'와 메인 화면을 가로로 돌리는 'LG 윙' 등 다소 시험적인 모델들을 지속 출시했지만,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는 데 실패하면서 흥행하지 못했다.

이러는 사이 프리미엄 제품은 애플과 삼성전자에, 중저가군은 중국 업체에 시장을 완전히 빼앗기게 된다.

비록 부진 끝에 휴대폰 사업을 접게 됐지만, LG전자의 끝없는 혁신 시도는 모바일 업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6년 선보인 G5는 세계 최초 모듈 방식 스마트폰이었고, V40 씽큐는 세계 최초로 펜타(5개) 카메라를 탑재했다. V50 씽큐는 듀얼 스크린 제품으로 주목받았고, 윙은 화면을 돌려서 펼치는 스위블 폼팩터에 세계 첫 동영상 짐벌 기능을 적용했다.

다만 세계 최초 타이틀을 노린 롤러블폰은 사업 종료로 결국 빛을 보지 못하게 됐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더라도 미래 준비를 위한 핵심 모바일 기술의 연구개발은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6G 이동통신, 카메라, 소프트웨어 등 핵심 모바일 기술은 차세대 TV, 가전, 전장부품, 로봇 등에 필요한 역량이기 때문에 CTO부문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계속한다.

특히 2025년경 표준화 이후 2029년 상용화가 예상되는 6G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한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은 물론 사람, 사물, 공간 등이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연결된 만물지능인터넷 시대를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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