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1.04.05 15:34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수천만개 식사 물량 공정한 기준에 따라 경쟁 입찰하기로 선언한 날"

(자료제공=공정거래위원회)
(자료제공=공정거래위원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삼성과 현대자동차, LG, CJ 등 8개 대기업집단 대표회사의 CEO들이 그룹 전체를 대표해 단체급식 일감개방 원칙을 천명하고 이를 적극 이행할 것을 선언했다.

공정거래위원회와 삼성, 현대자동차, LG, 현대중공업, 신세계, CJ, LS, 현대백화점 등 8개 대기업집단은 5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단체급식 일감개방 선포식을 갖고 25년 가까이 계열사와 친족기업에게 몰아주던 구내식당 일감을 전격 개방하기로 선언했다.

이날 선포식에는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 장재훈 현대자동차 대표, 권영수 LG 부회장,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 강희석 이마트 대표, 김홍기 CJ 대표, 이광우 LS 부회장님, 장호진 현대백화점 대표가 참석했다.

단체급식 시장은 삼성웰스토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씨제이프레시웨이, 신세계푸드 등 상위 5개 업체가 전체 시장(4조3000억원)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모두 15대 기업집단 계열사 또는 친족기업들이다.

상위 5개 단체급식 업체는 계열사 및 친족기업과의 수의계약을 통해 안정적으로 일감을 확보함으로써 시장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었고 이러한 거래관행은 25년 가까이 지속됐다.

공정위는 지난 2017년 9월 기업집단국 신설 이후 본격적으로 단체급식 시장 구조개선 작업에 착수하고 대기업집단 스스로 계열사 또는 친족기업과의 고착화된 내부거래 관행을 탈피하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8개 대기업집단들이 그간 관행에서 벗어나 일감개방을 전격 결정했다.

이번 단체급식 일감개방을 통해 대기업집단 계열사 및 친족기업이 독점하던 1조2000억원 규모의 단체급식이 순차적으로 경쟁입찰로 전환돼 독립기업들에게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열리게 된다.

8개 대기업집단의 연간 단체급식 식수는 약 1억7800만식 규모이며 특히 LG는 전면개방 원칙 하에 그룹 내 단체급식 일감을 순차적으로 개방하고 CJ는 65% 이상(370만식)을 개방하는 등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였다.

참여 기업집단들은 먼저 기숙사, 연구소 등 소규모 시설들을 대상으로 내년에 약 1000만식 규모로 일감을 개방하고 향후 대규모 사업장까지 개방 범위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선포식에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일감개방은 '제 살을 깎아 남에게 주는 것'만큼 어려운 일"이라며 "오늘은 대기업들이 단체급식, 즉 구내식당을 수의계약 하던 관행을 과감히 바꾸겠다고 결정한 날"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천만개의 식사 물량을 공정한 기준에 따라 경쟁 입찰하기로 선언한 날"이라며 "단체급식업에 종사하는 독립기업·중소기업·소상공인에게 엄청난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여러분들이 열어준 공정한 경쟁기회는 우리나라에도 미국 아라마크, 프랑스 소덱소, 영국 콤파스 등과 같은 세계적 단체급식 기업을 탄생시키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공정위는 공정거래협약을 평가할 때 일감개방 실적을 반영하는 등 기업들의 일감 나누기 문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대기업집단 CEO들도 이번 단체급식 일감개방 취지에 공감하면서 "경쟁입찰 도입을 통해 독립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공존과 상생의 거래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공정위는 참여 기업집단과 협력해 정기적으로 일감개방 성과를 공개하고 순차적으로 개방 범위가 확대되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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