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윤현성 기자
  • 입력 2021.04.05 17:22
트와이스 나연, 정연, 모모, 사나, 지효, 미나, 다현, 채영, 쯔위 (사진제공=JYP 엔터테인먼트)
아이돌 가수 트와이스. 트와이스 멤버 중 다현(오른쪽 네번째)와 쯔위(오른쪽 첫번째)는 고교 시절 한림예고에 재학했다. (사진제공=JYP 엔터테인먼트)

[뉴스웍스=윤현성 기자] 트와이스, 샤이니, 위너, 블락비 등 유명 아이돌 가수들의 모교인 서울 한림예술고등학교가 폐교 위기에 놓이면서 교직원들이 교육 당국의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서울시교육청 시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한림예고의 학생과 선생님들을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약 2주가 지난 5일 논란을 낳으면서 청원의 내용이 이목을 끌고 있다.

자신을 한림예고 교직원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현재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및 한림초중실업고등학교는 2020년 2월 이사장님께서 타계하신 이후 평생교육법에 따라 학교 폐쇄가 명령됐고, 2021년 신입생을 뽑지 못해 1학년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한림예고는 지난해 2월 이현만 이사장이 사망한 이후 평생교육법에 따라 학교 폐쇄가 명령된 바 있다. 개정 평생교육법이 법인만 학교를 운영할 수 있도록 설립주체를 제한하고 있고, 전환하지 않을 시 폐교 조치한다고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림예고는 설립 주체를 법인으로 전환하지 못하면 현재 재학 중인 2~3학년(6학급)들이 졸업할 때까지만 학교 운영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청원인은 "학교가 폐교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예상에 교사들이 동요하자 학교 임원진들은 학교의 법인화 등 형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약속했다"며 "이에 교사들은 평균 일반학교 교사들의 70% 수준의 임금을 받으면서도 학교의 법인화에 대한 의지를 믿고, 서로 독려하며 최선을 다해 근무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청원인은 "실제 학교가 폐쇄되는 상황이 오자 학교는 기존의 약속은 하나도 지키지 않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학교 측에서는 재정 문제를 이유로 올해 1월 말 교직원의 약 40%는 무급 휴직 및 해고, 남는 인원은 약 30% 임금삭감 안을 제시했고, 2020학년도를 끝으로 교사 61명 중 21명(기간제포함)이 이미 학교를 떠났다"며 "2021학년도가 시작되자 다시 학교는 3월 말 45명(2명 신규, 3명 복직)의 교원 중 14명의 교사에게 무급 휴직 및 해고 통보를 하고 남은 인원은 20% 임금삭감 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61명에서 31명으로 절반의 교사만이 남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그 피해는 가장 먼저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며 "교사들은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학교 측에서는 그것이 교사 개인의 역량 문제이고, 80~90년대에는 더 심했다는 식의 구태적 발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4개월 가까운 시간 동안 일관되게 무급 휴직 및 30%에 가까운 임금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이런 중대한 사안임에도 학교는 무엇을 숨기고 싶은지 정확한 예결산 서류는 절대 보여줄 수 없다고 하며, 무작정 돈이 없고 어렵다면서 계속 학교 일반 교직원의 희생만을 특히 강요하는 상황"이라며 "가장 도덕적인 집단이어야 할 학교에서 신뢰도 의리도 없는 행위로 인해 동료 교사들이 내몰리는 상황을 보며, 남은 교사들은 학생들 앞에 서서 무엇을 가르쳐야 하나"라고 토로했다.

청원인은 "서울시교육청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식으로 방관만 하지 말고, 학교 구성원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정확하고 실질적인 행정 제재를 통해 학교와 교직원, 학생, 학부모의 상생을 도모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오는 18일 청원이 종료되는 해당 청원은 5일 오후 5시 기준 7452명의 동의를 얻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청원 동의 1만명이 넘으면 공식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다만 현행 평생교육법상 교직원들의 처우 개선 문제 등에 교육청이 직접 개입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청원 내용과 관련해 교육청 측은 "법인 재산 압류가 걸려 있어 이 부분이 먼저 해소되어야 학교의 법인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재산 압류만 해결되면 조건부 전환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