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1.04.07 20:15

윤석열 정치적 입지 천정부지 치솟아…'이낙연 퇴조·이재명 견제' 구도 형성
범야권 대권잠룡들 국민의힘 안에서 경쟁 조율해야 '대선 승리' 가능성 제기

김종인(오른쪽 두 번째) 중앙선대위원장과 오세훈(오른쪽 네 번째) 서울시장 후보 및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통합과 화합의 서울시를 만들겠다고 다짐하면서 손에 손잡고 만세를 부르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김종인(오른쪽 두 번째) 중앙선대위원장과 오세훈(오른쪽 네 번째) 서울시장 후보 및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지난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신촌 현대백화점 앞에서 통합과 화합의 서울시를 만들겠다고 다짐하면서 손에 손잡고 만세를 부르고 있다. (사진=국민의힘 홈페이지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출구조사 결과 서울은 오세훈 후보가, 부산은 박형준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부산 두 곳 모두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할 것으로 예측된 것이다. 이 같은 결과가 최종개표 완료 시점까지 이어질 경우 정치권에는 대대적인 정계개편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입지 상한가…이낙연 퇴조·이재명에 대한 견제 심해질듯

국민의힘이 두 곳 모두 승리하게 되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의 입지는 상당히 좁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 정치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선대위원장 책임하에 치러진 이번 보궐선거 패배가 이 위원장에게 직격탄이 되면서 '대선 후보'로서의 입지에 치명상을 줄 가능성이 높아서다.

최근 대부분의 여론조사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도 이 위원장에게는 적잖은 부담이다. 최근 이 위원장의 지지율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이재명 경기지사에 이어 3위로 고착되는 양상이었다. 이런 상태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이번 보궐선거에서 서울·부산 모두에서 패한다면 여전히 여권 대선주자로 남아있기야 하겠지만 더 이상 '유력주자'는 될 수 없으리라는 게 적잖은 정치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적 입지는 천정부지로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거의 독보적인 자신의 성(城)을 가졌다는 수준'이라고 평가받는 40%가 넘는 지지율을 돌파한 윤 전 총장은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여권 심판'의 민심이 더해지면서 윤 전 총장을 향한 야권의 러브콜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서다.

이재명 경기지사에게도 이번 선거 결과는 결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전망이다. 민심이 여권에서 이탈 기미를 보이고 있는데다 친문(親文)의 견제도 거세질 것으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친문 진영에서는 이 지사가 아닌 제3의 인물을 대권주자로 세우겠다는 이야기도 제기됐다. 급기야 7일에는 양승조 충남지사의 대선 출마론과 이광재 민주당 의원의 대선출마 준비론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정계개편 불가피…여야 위험과 기회 공존

이런 상황에서 여야는 조만간 차기 당대표를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차기 당대표는 차기 대선관리용 당대표가 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의 당대표가 선출되면 그때부터는 여야 주요 대선 후보들의 움직임은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국민의힘이 이번에 서울·부산 시장을 모두 석권하는 상황이 펼쳐진다면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야권 재편이 이뤄지면서 야권 대선후보들이 모두 한 자리에 집결해 경선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범야세력이 빅텐트 하에 모두 집결하고 이에 더해 '정권심판론'이 대세를 이룰 경우 내년 3월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도 적잖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서울·부산시장 선거를 모두 패하는 상황이 확정된 상태에서 집권여당의 당대표 선거가 치러지게 되면,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소계파 중심으로 '헤쳐모여'를 하면서 분당에 이르게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화합형 당대표가 선출돼 당내 분란을 잠재우고 당을 화학적 결합으로 이끌 수 있다면 민주당의 분당 사태는 일어나지 않겠지만, 현재 민주당의 주류세력인 친문(親文)세력이 아닌 쪽에서 당대표를 배출하게 된다면 민주당의 분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도 위험요인이 내재돼 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평소 공언한대로 서울·부산시장 선거 이후 바로 물러난 상태에서 당 바깥에 있는 홍준표 의원이 국민의힘으로 복당을 하게 되면 그 자체가 국민의힘의 재편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서울·부산시장 선거 과정에서 일정한 역할을 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까지 국민의힘으로 합류하고 여기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까지 합세하게 될 경우, 국민의힘 내부에서 헤게모니 쟁탈전이 벌어지면서 국민의힘이 적잖은 기간 동안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 중심으로 '대권 잠룡' 경쟁 여부 주목

7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힘 내부의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유승민 전 의원과 원희룡 제주지사 및 당밖의 홍준표 무소속 의원·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범야권 대권 잠룡들의 경쟁에 대해 "이제는 우리 당을 플랫폼으로 용광로를 만들어 모든 야권의 대권후보들을 전부 영입을 해 여기서 하나로 만들어내야만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과거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이번 선거 과정에서는 굉장히 깨끗하게 승복을 했고 또 야권후보 단일후보 당선을 위해서 굉장히 애를 많이 써 안 대표를 보는 일반 국민의 시각이 많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그분이 대권에 나오는지 안 나오는지 잘 모르지만, (국민의힘으로) 들어와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소위 시대정신에 걸맞은 어젠더를 제시를 하고 또 그 어젠더를 실행하기 위해 어떤 리더십을 보이느냐 여부에 따라 그분의 위상이 결정되리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이 같은 발언에서도 드러나듯이 권 의원 등을 비롯한 적잖은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은 범야권 대권 잠룡들의 향후 행보를 마이너스가 아닌 플러스 효과를 내기 위해선 '국민의힘'을 거대 플랫폼으로 하는 용광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경쟁을 통해 최종 대선 후보를 뽑는 방식이 합리적이라고 보고 있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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